경기도 대학생 기숙시설인 ‘경기도장학관’ 앞에서 전재현 학생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강현욱 기자
최근 서울에서 생활하는 경기도 대학생 기숙시설인 ‘경기도장학관’(www.ggjh.co.kr)송파기숙사에 100명의 경기도 학생들이 둥지를 틀었다. 장지동 위례신도시에 위치한 송파기숙사는 경기도가 국방부와 협의를 거쳐 군 자녀 기숙사로 운영하는 밀리토피아 송파학사의 일부를 도민 대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한 시설이다. 경기도민 대학생은 일반인 입사 비용인 28만원보다 6만원 저렴한 월 22만원으로 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며 그 차액은 경기도가 지원한다.
대학생 주거 문제의 대안으로 주목
서울에 위치한 대학교에 합격한 기쁨도 잠시, 등록금과 주거 문제로 한숨 쉬는 학생들이 많다. 경기가 어려운 데다 서울 및 수도권 부동산의 전·월세금도 올라 가계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생들의 주거 문제는 큰 짐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다. 자취나 하숙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는 학교 기숙사 역시 한 학기에 적게는 50만원에서 많게는 150만원(방을 함께 사용하는 인원수에 따라 비용 차이가 있음)의 비용이 드는 상황. 이마저도 하늘의 별 따기로 불릴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이 때문에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한 지역 출신의 대학생들을 위해 저렴한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마련한 장학관과 그 이용에 대한 붐이 일고 있다. 경기도는 이미 1990년에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 ‘경기도장학관’을 설립, 도내 학생들의 숙식과 편의를 저렴하게 제공해 확실한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까지 배출된 수료생은 약 4000명으로 장학관총동문회를 운영할 정도로 대학 때부터 사회에 진출한 후에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그러나 시설의 수용 가능 인원이 400명 규모로 대학생들의 수요를 다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이 아쉬움으로 지적되어왔다.
이런 현실에서 경기도가 도내 대학생들의 주거 안정과 교육비 부담 경감을 위해 서울 위례신도시 밀리토피아 송파학사에 마련한 ‘경기도장학관’의 ‘송파기숙사’에 뜨거운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당연했다. 학생들의 거주지가 이미 정해진 2월 중순에 입사생 선발 공지가 올라와 8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모집했음에도 불구하고 2.5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그 결과 100명의 학생이 경기도의 도움으로 부담 없이 대학생활을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얻게 되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만족도로 평가받는 송파기숙사
올해 성균관대학교 사회과학부에 입학한 전재현(20) 학생도 뒤늦게 행운을 거머쥔 학생 중 하나다. 화성에 사는 그는 학교와의 거리를 생각해 경기도장학관과 화성학사에 지원했지만 아쉽게 떨어졌다. 이후 학교 앞 자취와 하숙을 알아봤지만 보증금과 매월 40만원 전후의 비용이 필요했다고. 다행히 학교 기숙사를 신청해 붙은 상태에서 경기도장학관 송파기숙사를 알게 됐고 망설이지 않고 지원해 기회를 잡았다.
경기도장학관 입사식 기념사진 ⓒ 경기도장학관
서울시 도봉구 우이천로에 위치한 경기도장학관 전경. ⓒ 경기도장학관
“거리로만 본다면 학교 기숙사가 낫겠죠. 하지만 기숙사비가 한 학기에 150만원에 식대가 들거든요. 부모님께서 내색은 안하셨지만 그래도 적은 금액이 아니잖아요. 반면 송파기숙사는 식대 포함해서 한 달에 22만원으로 저렴하니 정말 만족스럽죠.”
그렇다고 시설의 수준이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전재현 학생 친구들의 표현을 빌자면 ‘2시간이 거리라도 다닐만한 가치’가 있단다.
“통학하는 데 1시간 30분이 걸리다 보니 가까운 곳이 낫지 않느냐고들 해요. 그러다 제가 찍어놓은 방 사진이랑 시설 사진을 보여주면 눈이 휘둥그레지죠. 새로 지은 건물이라 시설이 정말 좋거든요. 2인 1실로 사용하는 방은 워낙 커서 둘이 사용해도 불편하지 않아요. 또 중앙이 붙박이장으로 분리되어 있어서 사생활이 보장되고요. 방에 있는 침대와 책상, 옷장도 크고 심지어 소파, 냉장고, 에어컨도 있어요. 방의 베란다에는 빨래 건조대도 있고요. 그러다 보니 ‘이건 정말 할 만하다’며 금세 친구들의 반응이 바뀌어요.”
큰 부담 덜어준 경기도 정책 고마워
2013년 자취를 하며 중앙대학교에 다녔던 김지훈(22) 학생. 올해 한양대학교 정보시스템학과로 학교를 옮기면서 송파기숙사를 이용하게 된 그는 혜택의 고마움을 뼈져리게 느낀다.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 만난 지방 사는 친구들이 해당 지역에서 운영하는 기숙사를 통해 혜택 받는 걸 보고는 부러웠어요. 저는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50만원, 전기세까지 따로 내야 했으니까요. 거기에 용돈까지 타 쓰다 보니 부모님 등골 휘게 하는 거 같아 항상 죄송스러웠죠. 그에 비하면 지금은 거의 부담이 없다고 할 수 있어요.”
생활과 시설에 대한 만족도 역시 자취 때보다 훨씬 높다. 화장실 및 샤워실이 단독으로 갖춰진 방은 크기가 39.7㎡(구 12평)로 기존 자취방이나 일반 학교 기숙사에 비해 2배 정도 넓어 쾌적한 것. 더욱이 그의 방에는 룸메이트가 없어 그 넓은 시설을 혼자 사용하는 셈이다. 기타 편의 시설도 빼놓을 수 없다. 대학생들에게 필요한 시설인 독서실과 컴퓨터실, 세미나실을 비롯해 틈틈이 건강을 다질 수 있는 체력단련실과 실내체육시설 그리고 육상 트랙, 족구장, 농구장 등의 시설도 갖추고 있다. 또 취미와 커뮤니티를 즐길 수 있는 당구실이나 동호회실도 마련되어 있다.
“부모님께서 짐 나를 때 와서 시설을 보시고는 상당히 좋아하셨어요. 실제 이용해보니 식사도 꽤 만족스러워요. 평일에는 아침과 저녁이 나오는데, 휴일에는 세끼가 다 나오거든요. 사실 자취할 때는 거의 밖에서 사먹거나, 밤에 친구들과 치킨 시켜 먹었어요. 규칙적으로 맛있는 식사를 하고 있어서 건강관리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살면서 정책에 의한 혜택이나 장학금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는 김지훈 학생은 “경기도가 주는 이런 혜택을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고맙다”고 전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올해 경기도장학관에 입사 신청을 한 학생들이 1227명에 달했지만 147명밖에 선발하지 못했다”며 “송파기숙사 활용은 물론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대학생들의 기숙사 문제를 해결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송파기숙사 야외에는 족구장, 트랙, 운동기구 등이 마련되어 학생들의 건강관리를 돕고 있다. ⓒ 경기도장학관
송파기숙사 야외에는 족구장, 트랙, 운동기구 등이 마련되어 학생들의 건강관리를 돕고 있다. ⓒ 경기도장학관
송파기숙사 야외에는 족구장, 트랙, 운동기구 등이 마련되어 학생들의 건강관리를 돕고 있다. ⓒ 경기도장학관
Tip
경기도장학관 입사 가이드
입사 공지 시기
경기도장학관 입사 신청은 1년 단위로 진행된다. 매해 12월 경기도장학관(www.ggjh.co.kr)에 다음해 입사 공지가 발표되면 1월 중순부터 말까지 신청을 받아 2월 중순 합격자를 최종 발표한다. 선발자 수는 매해 달라진다. 서울시 도봉구 우이천로 394에 위치한 경기도장학관은 올 3월 147명(남 66명, 여 91명)과 예비 후보자 327명(남 189명, 여 138명)을 선발했다. 서울시 송파구 위례순환로 354에 위치한 송파기숙사는 100명(남 70명, 여 30명)을 뽑았다. 휴학으로 인해 중간 퇴사자가 생길 경우 연초에 선발해놓은 예비 후보를 대상으로 충원한다.
지원 자격
신규 입사생은 공고일 현재 경기도에 1년 이상 계속해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대학생으로서 ●성적 우수 학생(신입생의 경우 수능 또는 내신 성적이 상위 20% 이내, 재학생은 직전 학년 평균 성적이 B학점 이상) ●문화예술, 체육분야 등에서 경기도를 빛낸 학생(신입생) ●경기도 내 아동양육시설 출신 학생이다. 전문대생이나 서울 소재 이외의 대학 학부생도 지원이 가능하다.
합격 기준
기준은 다양하다. 시군별로 배정된 인원이 있고 성적, 생활 정도, 그 외 사회취약계층, 저소득층, 유공수훈에 대한 가산요소를 종합해 평가한다. 2015년 쌍문동 경기도장학관은 경쟁률은 8 : 1 (1227명 지원,147명 선발), 송파기숙사 입사생 경쟁률은 2.53 : 1 (253명 지원, 100명 선발)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