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IT·CT전문교육으로 재취업 성공한 주부 김수경 씨 ⓒ 김상근 기자
둘. 경력단절女
"김 씨의 시선을 잡아끈 것은 ‘여성 IT·CT전문교육’이었다. 이는 도내 경력단절여성에게 전문 직업교육훈련을 실시한 뒤 IT·CT 분야 일자리까지 연계하는 일자리 창출형 교육이다."
스물여섯에 결혼해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이 된 딸을 둔 주부 김수경(36) 씨. 결혼 전에는 서비스직과 반도체 회사에 근무했지만 결혼과 동시에 전업주부의 길을 선택했다. 그렇게 10여 년이 흐르고 하나뿐인 딸은 어느덧 엄마의 손길을 조금은 덜 필요로 하는 나이가 됐다. 아이가 학교에 적응하면 다시 일을 해보기로 결심했던 꿈을 슬슬 실현하고 싶었다.
결혼과 함께 전업주부로 산 지 10년,
여성 IT·CT전문교육으로 재취업 꿈에 도전
그러던 지난해 여름, 아파트 게시판에서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가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 모집공고를 보게 됐다. 그중 김 씨의 시선을 잡아끈 것은 ‘여성 IT·CT전문교육’이었다. 이는 도내 경력단절여성에게 전문 직업교육훈련을 실시한 뒤 IT·CT 분야 일자리까지 연계하는 일자리 창출형 교육이다. 여성 친화적인 교육 운영과 전문 강사의 수준 높은 강의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프로그램이다.(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 031-8008-8140)
한 달에 2만원밖에 안 되는 금액으로 전문 직업교육과 취업 알선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남편 역시 집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느니 자기계발을 하는 것도 좋겠다며 응원해줬다. 김 씨는 4개월 과정의 ‘글로벌 웹사이트 제작반’을 신청했고 면접을 거쳐 당당히 교육생이 될 수 있었다.
“IT·CT전문교육을 신청할 때만 해도 사실 구체적으로 무엇을 배우게 될지 잘 몰랐어요. 그저 막연하게 교육을 이수하고 나면 쇼핑몰은 만들 수 있을 테니 가정에서 살림과 쇼핑몰 운영을 병행해야겠다는 정도로만 생각했어요.”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의 프로그램은 여러모로 고마운 부분이 많아요. 전문 교육을 시켜주는 것도 모자라 취업까지 시켜주니 말예요. 취업연계 없이 단순히 전문 교육에만 그쳤다면 아마 전 아직도 교육 받으며 취업시장을 전전하고 있었을 거예요."
교육 4개월 만에 강사로부터 스카우트 제의 받아
경단여성 일자리 창출 선순환 모범사례 주인공
그렇게 멋모르고 신청한 교육은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수업 내용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던 것이다.
“강사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었어요.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옆 짝꿍이 두 번째 수강이라 많은 도움을 주었다는 거예요. 짝꿍에게 묻기도 하고 센터 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따로 공부해가며 수업 따라잡기에 나섰죠.”
그렇게 부단히 노력한 덕분일까? 서서히 귀가 열리고 눈이 뜨였다. 그리고 교육이 끝날 무렵, 4개월간 그를 지도하던 강사로부터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다. 현재 김 씨가 다니고 있는 웹에이전시 라훔의 김연주 대표가 바로 그 강사였다.
“교육을 진행하는 동안 김 씨를 눈여겨보았어요. 처음에는 수업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 당황하는 듯했지만 점점 수업을 따라오는 것이 눈에 보였습니다. 따로 열심히 공부를 하는구나 싶었죠. 그런 근성이 제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김 대표가 밝힌 채용 이유다. 김 대표는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로부터 강의 제의가 들어왔을 때 흔쾌히 수락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수강생 중에서 우리 직원을 뽑겠다는 사심(?)이었다”고 실토하기도 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김 대표 또한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에서 전문 교육을 받고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에 성공한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의 수혜자라는 점이다. 라훔 사무실 역시 경기도여성개발센터 내 경기여성창업보육센터에 위치해 있다.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의 도움으로 창업에 성공한 여성 대표가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을 이끈 경단여성 일자리 창출 선순환의 모범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취업과 연계된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의 프로그램에 감사
그렇게 전업주부에서 워킹맘으로 화려하게 변신한 김수경 씨. 처음 취업 소식을 전했을 때 남편은 농담으로 받아들이며 믿지 않았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그를 믿고 응원해주는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그전에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던 남편이 이제는 설거지나 집안일을 얼마나 잘 도와주는지 몰라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딸과의 오붓한 시간이 줄어든 것. 엄마와 대화를 자주 못 한다며 가끔 투정을 부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일하는 엄마를 이해하고 받아들여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외벌이였을 땐 항상 딸아이에게 아빠가 열심히 일해주신 덕분에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고 좋은 옷을 입을 수 있는 거라며 아빠께 감사하는 마음을 갖자고 이야기했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이건 엄마가 번 돈으로 사주는 거야’라고 생색(?)을 낼 수 있어서 뿌듯해요.”(웃음)
고객의 의뢰로 제작하게 되는 웹사이트는 짧게는 한 달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 작업시간이 소요된다. 현재 김 씨는 취업 후 첫 작품을 마무리하는 중이다. 첫 작업이라 더욱 애정이 가는 것은 당연지사.
“저처럼 경력단절여성들이 사회로 다시 나오기란 쉬운 일이 아니에요. 특별한 기술이나 능력 없이는 더더욱 힘들죠. 그런 점에서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의 프로그램에는 여러모로 고마운 부분이 많아요. 전문 교육을 시켜주는 것도 모자라 취업까지 시켜주니 말예요. 취업연계 없이 단순히 전문 교육에만 그쳤다면 아마 전 아직도 교육 받으며 취업시장을 전전하고 있었을 거예요.”
라훔의 김연주 대표는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의 전문 직업교육 강의에 출강하며 수강생 김수경 씨를 눈여겨보다 교육 수료와 동시에 스카우트 했다. ⓒ 김상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