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 취업박람회서 일자리 찾은 임종수 씨 ⓒ 김상근 기자
셋. 중장년
"우연히 거리에서 중장년층을 위한 취업박람회가 열린다는 현수막을 발견했다. 중소기업의 빈 일자리와 사오공 세대를 매칭해주는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의 지역맞춤형 일자리창출 지원사업이었다."
조기퇴직 등 은퇴한 중장년층으로 이뤄진 사오공(4050) 세대. 베이비부머 세대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전국 5000만 인구 중 17%(850만 명)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년 4%씩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경기도 내 사오공 세대의 인구비율은 33.9%로 세대별 인구현황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 역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사오공 세대의 증가와 함께 나란히 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이들의 실업률이다. 특히 자영업 폐업률 증가 등의 이유로 매년 이들 사오공 세대의 실업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사오공 세대의 재취업 등 새로운 경제활동 활로 개척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20여 년 자영업 하다 제과회사 생산직으로 취업
불편한 교통환경에 이직 도전… 나이 탓에 실패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임종수(56) 씨는 사오공 세대의 지독한 딜레마를 두루 섭렵한 사례자이다. 20여 년가량 농산물 도소매업을 하는 자영업자로 살아왔던 그가 생산직으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은 IMF를 겪으면서다.
“경기가 어려워지니 자영업자도 살아남기가 힘들더라고요. 점차 사업 규모를 줄이다 결국 폐업을 하기에 이르렀죠. 하지만 가장으로서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잖아요. 먹고 살기 위해 2007년 유명 제과회사 생산직으로 입사하게 됐어요.”
하지만 강도 높은 업무에 왕복 2시간 이상 소요되는 불편한 교통환경은 육체적 피로를 가중시켰고 결국 그는 이직을 결심하게 되었다. 첫 이직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해가 거듭될수록 취업시장은 더욱 꽁꽁 얼어붙었고 중장년에 접어든 그에게 이직으로 통하는 문은 좁기만 했다.
“더 늦기 전에 이직하기로 마음을 먹고 다시 구직시장에 나섰어요. 어느 날은 집에서 멀지 않은 베이커리 공장에서 생산직 사원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고 마침 제과회사 생산직 근무 경험도 있으니 잘됐다 싶어서 전화를 했죠. 그런데 나이를 묻더니 안 되겠다는 거예요. 나이가 너무 많다면서.”
중기-사오공 세대 일자리 매칭 박람회에 참여
일주일간의 현장실습 후 합격통보 받아
중장년의 재취업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님을 뼈저리게 깨달으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우연히 거리에서 중장년층을 위한 취업박람회가 열린다는 현수막을 발견했다. 중소기업의 빈 일자리와 사오공 세대를 매칭해주는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의 지역맞춤형 일자리창출 지원사업이었다.(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 031-259-7215)
경기도 등 기관에서 제공하는 일자리지원 프로그램에 한 번도 참여해본 경험이 없었던 그는 반신반의하며 현수막에 적힌 연락처로 문의 전화를 걸었고, 취업박람회가 열리는 날 이력서를 지참해서 방문하라는 안내를 받고 당일 행사장을 찾았다. 세 장의 이력서를 준비해갔지만 솔직히 큰 기대는 없었다는 임 씨. 그간 식품 생산직 위주로 근무하던 그였지만 그날 박람회장에서 그의 시선을 끈 것은 세대산전주식회사라는 냉동냉장 제품 제조 전문회사였다.
“일단 집에서 네 정거장 거리라 출퇴근이 편리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고요. 회사가 설립된 지 40여 년 이상 됐다는 점도 인상적이었어요. 직원이 많아 안정적인 점도 끌렸어요. 세 장의 이력서 중 세대산전 한 곳에만 이력서를 내기로 결심했죠.”
그의 선택과 집중이 통한 덕분인지 박람회장 현장에서 곧바로 실습에 참여하라는 통보가 떨어졌다. 일주일간 해당 회사에 출근해 사내 분위기를 파악하고 업무를 익히는 과정이다. 실제 세대산전 현장으로 출근해보니 박람회장에서 쌓였던 신뢰는 더욱 커졌다.
“식당 밥도 맛있고 화기애애한 사내 분위기가 참 좋았어요.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을 보며 저도 의욕이 절로 생겼어요.”
"높고 두터운 중장년층 취업 장벽을 깨고 재취업에 성공한 임 씨는 경기도 덕분에 안정적인 직장을 얻게 됐다며 연신 고마움을 표시했다. 경기도의 일자리 정책 덕을 톡톡히 본 그는 주변 지인들에게도 적극적인 참여를 권하고 있지만 생각만큼 따라주지 않아 안타깝다고도 덧붙였다."
취업박람회장에서 임종수 씨를 면접했던 하상호 이사가 임 씨의 업무를 살피고 있다. ⓒ 김상근 기자
취업박람회 참여기업들도 일자리 매칭 제도 대환영
“경기도 일자리 정책 통해 인재 채용 늘릴 것”
일단 그는 세대산전에 매력을 느꼈지만 회사는 그를 어떻게 평가했을까? 일주일간의 실습이 끝나고 2주 뒤, 합격통보가 날아왔다. 현재 그는 세대산전에서 해외로 수출되는 냉장고 오토 프론트 완성품을 세척하고 검사한 뒤 포장하는 일을 맡고 있다.
박람회장에서 임 씨를 면접했던 세대산전주식회사 개발제조부문장 하상호 이사는 “중소기업의 빈 일자리와 사오공 세대를 연결해주는 일자리창출 지원사업의 취지가 좋고, 또 회사 입장에서는 채용할 직원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가능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하 이사는 또 “올해 세대산전은 25% 이상의 매출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추가 인력 채용도 예정돼 있다. 경기도의 다양한 일자리 정책을 통해 인재를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높고 두터운 중장년층 취업 장벽을 깨고 재취업에 성공한 임 씨는 경기도 덕분에 안정적인 직장을 얻게 됐다며 연신 고마움을 표시했다. 경기도의 일자리 정책 덕을 톡톡히 본 그는 주변 지인들에게도 적극적인 참여를 권하고 있지만 생각만큼 따라주지 않아 안타깝다고도 덧붙였다.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 그리고 정보력과 소통의 자세가 취업 장벽을 허무는 지름길이라는 점, 명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