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인식 전문기업 슈프리마 이재원 대표 ⓒ 슈프리마
바이오인식 전문기업 슈프리마 ⓒ 강현욱 기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본사를 둔 슈프리마(대표 이재원)는 바이오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솔루션과 응용제품을 개발하는 회사다. 그 이름은 다소 낯설지만 현대인이라면 하루에도 수차례씩 접하는 회사이기도 하다. 국내 지문인식 기반 무인시스템 시장을 선도하는 곳으로서 지문 혹은 얼굴 인식 인증을 하는 곳에 출입할 때마다 슈프리마의 기술과 제품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슈프리마는 매출의 70%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슈프리마가 거래하는 외국의 업체 및 기관은 무려 1000여 곳에 달한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 신흥시장인 남미와 아시아 그리고 민주화 바람이 불면서 전자주민등록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아프리카까지, 슈프리마가 진출한 나라는 120개국을 헤아리고 있다.
‘세계 지문인식 경연대회’ 연속 1위
‘FVC’라는 행사가 있다. 풀어 쓰면 ‘세계 지문인식 알고리즘 경연대회’로, 지문인식 기술과 관련한 세계 최고 권위·최대 규모의 행사다. 대회는 미국과 이탈리아의 독립 연구기관이 주최해 2년에 한 번씩 열리는데 슈프리마는 2004년과 2006년, 2010년 대회를 연거푸 제패했다. 슈프리마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지문인식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이유다.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2000년 설립된 슈프리마가 지문을 포함한 바이오 인식시장 진입을 모색할 당시, 국내에는 200여 개에 이르는 관련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었다. 벤처 붐에 편승한 현상으로 후발주자인 슈프리마로서는 시장 개척은커녕, 당시 어렵지 않았던 투자 유치조차 쉽지 않았다. 그러나 슈프리마는 당장의 어려움에 흔들리지 않았다. 바이오 인식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확신하고 R&D에 매진하는 한편, 기업 인지도보다는 기술력을 알아주는 해외시장부터 공략해 나갔다.
선발 업체들이 제품 상용화에 거듭 실패하고 벤처 거품마저 꺼지면서 속속 쓰러져가는 사이 슈프리마는 ‘FVC 1위’로 상징되는 최고의 기술력을 앞세워 국내외 시장을 석권해갔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슈프리마의 연평균 성장률은 무려 36%. 더불어 2009년부터 6년 연속 한국거래소로부터 코스닥 ‘히든 챔피언’으로 선정됐으며 글로벌 보안 전문잡지가 주관하는 ‘세계 50대 보안기업’에 선정되는 등 해외에서도 잇따라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나아가 최근에는 벤처·창업 부문 최고의 정부 훈격인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하며 그 이름을 널리 알렸다.
사내 동호회 ⓒ 슈프리마
<슈프리마의 주요 직원 복리후생제도>
자기계발비 지원 / 문화·레저활동 및 사내 동호회 지원 / 가족 동반 여행 및 워크숍 시행 / 대학원 학자금 지원 / 마스터 및 펠로우 제도 실시 / 자녀 학자금 및 양육비 지원 / 조식 및 석식 제공 / 야근에 따른 택시비 지원 / 건강검진 및 예방접종 실시 / 원거리 거주 직원 기숙사 지원 / 리조트 이용 지원 등
R&D팀 박재현 전임연구원, 기획조정실 김지혜 대리, 해외영업팀 신현범 대리 ⓒ 강현욱 기자
우리 회사 자랑 한마디
R&D팀 박재현 전임연구원 (2012년 2월 입사)
“회사가 지원하는 자기계발비로 팀원들과 함께 헬스장을 다니고 있습니다. 건강도 챙기고 팀의 결속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신입 직원들이 많이 들어오고 임원들도 격의 없이 어울리는 덕에 함께 커나가는 친구 같은 회사라는 느낌이에요.”
기획조정실 김지혜 대리 (2013년 12월 입사)
“집이 멀어 하루 4시간을 출퇴근에 허비하든가 비싼 임대료를 물고 방을 구해야 할 상황이었는데 입사와 함께 회사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었죠. 워낙 건강하고 재미있는 기업문화를 추구하는 회사라 직장인들이 흔히 말하는 조직 내의 외로움을 느낄 새가 없어요.”
해외영업팀 신현범 대리 (2013년 12월 입사)
“사내 야구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는데 구장 사용료나 뒷풀이비, 팀 장비는 회사가 지원하고 개인장비는 자기계발비로 충당해 제 돈이 들지 않아요. 멘토링 제도 덕에 수월하게 회사생활에 적응했고 첫해부터 해외출장을 수시로 다니면서 빠르게 일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사내 워크숍 ⓒ 슈프리마
더 많은 인재와 더 높이 발전하다
슈프리마는 빠르게 증가하는 매출 이상으로 고용 인원도 급속히 늘리고 있다. 2010년 말 83명이던 직원 수가 2014년 말 현재 200명 수준으로 늘었을 정도다. 이는 혁신기술의 원천이 ‘사람’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슈프리마는 직원 채용을 위한 임원회의를 수시로 열고 산학협력 장학생에게 대대적인 투자를 하는 등 인재 확보에 열성적이다. 또 확보한 인재들에 대한 대접도 높은 수준으로 정평이 나있다. 단순히 잘 정비된 복지정책을 시행하는 것을 넘어, 재미있고 건강하며 직원들이 저마다 가진 역량을 스스로 발휘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줄기차게 노력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슈프리마는 지난해 말 경기도로부터 일자리 우수기업으로 인증 받는 쾌거를 이뤘다. FVC에 참가한 슈프리마의 연구원들은 휴대폰마저 반납한 채 공동숙소에서 함께 지내며 오직 연구에만 몰두한 끝에 ‘세계 1위’라는 빛나는 타이틀을 따냈다. 회사가 정성으로 여기고 투자한 인재들이 열정으로 보답한 좋은 사례다.
Mini Interview
이재원 대표 ⓒ 슈프리마
슈프리마는 R&D로 고비의 순간을 극복하고 R&D를 앞세워 결정적인 성장의 기회를 붙잡았다. 이재원 대표에 따르면 세계적인 기업 반열에 오르기까지 슈프리마를 이끈 동력은 이른바 ‘R&DNA’였다. 마치 타고난 듯 R&D가 회사의 최고 가치가 되어야 하며 R&D에 혼과 열정을 실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R&D에 혼과 열정을 불어넣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이 대표가 사람을 욕심내고 인재를 귀히 여기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실제로 슈프리마는 비슷한 규모의 다른 회사보다 고용 확대에 적극적이며 남다른 복지후생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저 필요한 인력을 확보할 심산으로 그럴듯한 수준의 고용·복지정책을 운영했을 뿐이라면 슈프리마의 ‘R&DNA’는 발현되지 않았을 터. 이 대표는 ‘당이 떨어지면 안 된다’는 이유로 직원들의 아침식사를 준비했고 점심시간을 넘기는 회의를 금했다. 직원들의 문화·취미생활을 적극 독려하고 회사의 경사와 행사에는 항상 직원 가족들까지 챙겼으며, 매년송년회 때마다 남몰래 공연을 준비해 직접 무대에 올랐다. 직원들이 즐겁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기 위한 이 대표의 진심이 직원들로 하여금 ‘R&DNA’의 혼을 불사를 수 있도록 했던 것이다.
이 같은 정성에 힘입어 슈프리마는 경기도로부터 일자리 우수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그 덕에 이런저런 지원을 받게 됐는데 이 대표는 다른 무엇보다 우수한 인재들이 슈프리마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는 점을 가장 큰 혜택으로 꼽았다. 사람을 소중히 여긴 경영이었기에 일자리 우수기업 선정이라는 영예가 있었고 그로 인 해 더 많은 인재가 모이는 그야말로 ‘선순환’의 모범사례가 바로 슈프리마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