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경기도청에서 열린 ‘희망의 경기 포럼’에서 정용석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가 ‘당신은 이미 기적입니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정용석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가 ‘당신은 이미 기적입니다’를 주제로 ‘희망의 경기 포럼’ 강단에 섰다.
24일 오전 경기도청 제1회의실에서 열린 포럼에서 정 교수는 대중에게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생명의 의미를 인문학적 시각으로 접근해 강연했다.
먼저 정 교수는 “과학적 법칙이나 자연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것이 생명의 본질일 수 있다”며 ‘열역학 제2법칙’을 예로 들었다.
정 교수는 차곡차곡 개어 놓은 수건을 아기가 풀고 있는 사진 한 장을 제시하며 “아무도 이 사진을 보면서 흩어진 수건을 개는 모습이라고 말한 경우가 없었다. 이 사진처럼 세상의 모든 생물의 질서는 무질서로 간다”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이는 자연의 조직화된 물질이 변형된 후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게 되는 현상을 뜻하는 ‘열역학 제2법칙’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생명은 기존의 물질에 질서를 부여해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바코드의 경우 막대기를 하나씩만 보면 의미가 없지만, 질서를 입력하면 정보가 많아진다. 질서를 만난 물질은 의미를 갖게 된다”며 “인간 역시 A, C, G, T라고 표기되는 네 가지 염기가 최대 수십억 쌍 이어진 이중나선 DNA로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순서에 따라 어떤 인간인지가 결정된다”면서 “이 안에서도 단순한 배열의 차이로 검은 눈 또는 파란 눈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이날 경기 포럼에 참석한 남경필 지사의 모습. ⓒ 경기G뉴스 허선량
정 교수는 이런 까닭에 사람의 생명은 고귀하며 존엄성을 지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러분들은 1/10²²의 확률로 지구라는 곳에 존재하는 단 한 사람”이라며 “인간은 똑같은 사람이 없는 거대한 확률 속에서 탄생하는 귀한 존재다. 흔히들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표현하지만 사실은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세상에 같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때문에 각자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 교수는 인간은 ‘이기적 유전자’를 지니고 있지만 사회성 본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신뢰성을 지향한다며 이기주의자 사이에 협동이 가능한지를 ‘죄수의 딜레마’로 설명했다.
그는 “인간은 보통 판단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이기적이어서 둘 다 배반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죄수의 딜레마’ 게임을 반복적으로 하면 결국 둘 다 협동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스스로 믿을 만한 사람임을 과시해 사람들에게 좋은 평판을 쌓는 것은 인간만이 지닌 본능”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생명이라는 이름의 욕망은 유전자의 이기성을 낳았지만, 이기적 유전자들의 이해관계는 결국 자신을 희생해 남을 이롭게 하는 이타성에 의존한다”며 “진정한 이기는 ‘이타’”라고 마무리했다.
한편 정용석 교수는 경희대 이과대학 부학장, 한국미생물학회 바이러스분과위원장, 환경부 ‘먹는물 유해미생물 포럼’ 학술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이날 정 교수는 대중에게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생명의 의미를 인문학적 시각으로 접근해 강연했다. ⓒ 경기G뉴스 허선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