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렉처콘서트는 <시네마클래식 ‘봄’으로>라는 주제로 개최됐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503/20150330085820881445423.JPG)
올해 첫 렉처콘서트는 <시네마클래식 ‘봄’으로>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 김성훈 기자
지난 25일, 기나긴 겨울을 지나 제법 봄다워진 따사로운 날씨 속에 수원의 경기도인재개발원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세종심포니오케스트라의 콘서트가 바로 그것.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약 두 시간에 걸쳐 국악심포니에 일부 서양악기가 보완된 협연으로 <비발디의 봄>, <넬라 판타지아>와 같은 유명한 곡들이 이날 행사에 참여한 경기도민과 공무원들의 귀를 즐겁게 했다.
작년부터 시작돼 새해 들어서는 처음 열린 이날 행사는 콘서트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조금 특별한 요소가 더해진 것이 특징이다. ‘렉처콘서트’라는 행사명처럼 단순히 청중들에게 음악 공연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통해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국립민속국악원 박호성 원장은 렉처콘서트를 부드럽게 이끌어가는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주었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503/20150330085820888463058.JPG)
국립민속국악원 박호성 원장은 렉처콘서트를 부드럽게 이끌어가는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 김성훈 기자
이날 지휘자를 맡은 국립민속국악원 박호성 원장은 렉처콘서트의 큰 흐름을 지휘하는 한편 공연 중간 중간 방금 선보인 공연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와 오늘날에 주는 시사점에 대해 재미있게 소개했다.
렉처콘서트는 매 회마다 특정한 테마로 진행되는데 이날의 테마는 ‘영화음악’이었다. [시네마클래식 ‘봄’으로]라는 주제 아래 <미션 임파서블>, <올드 보이>, <왕의 남자>,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 유명한 영화의 OST가 연주됐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미 익숙한 곡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세종국악심포니오케스트라의 뛰어난 연주 실력에 플루트, 콘트라베이스와 같은 서양악기가 잘 어우러져 색다른 매력을 청중들에게 선사했다.
지휘자이자 사회를 맡은 박호성 원장은 “이제 한창 시작되고 있는 봄을 오늘 콘서트의 음악과 어떻게 하면 잘 조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많은 고민을 했다”고 밝히면서 매끄러운 진행으로 청중들을 사로잡았다.
![소프라노 이시원 씨.](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503/20150330085820883019941.JPG)
소프라노 이시원 씨. ⓒ 김성훈 기자
![해금 연주자 현소연 씨가 연주 중이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503/20150330085820881349291.JPG)
해금 연주자 현소연 씨가 연주 중이다. ⓒ 김성훈 기자
이날 무대에서는 단순히 악기 연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소프라노 이시원 씨는 <넬라 판타지아> 등의 국악심포니 연주에 자신의 목소리를 실어 완성도를 높였고, 현소연 씨는 현란한 해금 독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휘자도 인정했듯이 이날 공연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대규모 공연과 비교해 보아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공연이 모두 끝난 뒤 진행된 인터뷰에서 경기도인재개발원 역량개발지원과 정광량 리더십팀장은 “그동안 주민들에게 딱딱한 이미지로 각인돼 있던 공무원들에게 렉처콘서트와 같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문화적 감수성을 키워주고, 주민들을 대할 때도 좀 더 부드러운 공직자가 될 수 있도록 역량을 배양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개설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 팀장은 또 “공직자뿐만 아니라 경기도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확대 중”이라며 “앞으로 꾸준히 대안을 모색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본 기자 역시 ‘렉처콘서트’라는 행사명을 처음 들었을 때는 연사의 청중에 대한 일방적인 강연으로 진행되는 행사가 아닐까 의심했지만 실제로 접한 콘서트는 연사와 연주자는 물론 청중들까지도 모두 하나가 되어 즐거워하고 행사에 빠져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많이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서울에 비하면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한 경기도에서 ‘렉처콘서트’는 높은 점수를 주기에 충분하다. 또한 수원뿐만 아니라 경기도 내 여러 지역에서도 비슷한 행사를 추진 중이라는 소식은 매우 고무적이다. 렉처콘서트를 계기로 도민의 문화향유권 확대 및 문화격차 해소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