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1일 수원 보훈교육연구원 대강당에서 ‘공감예산을 위한 재정혁신 설명회’가 열렸다. ⓒ 장동길 기자
경기도는 지난달 31일 수원에 위치한 보훈교육연구원에서 주민참여예산위원, 도내 대학생, 경기도대학생기자단, 예산담당 및 유관기관 공무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감예산을 위한 재정혁신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의 주요 내용은 재정혁신을 통한 공감예산 편성과 재정운용 방향 설명, 유관기관 및 시군 주민 의견수렴과 토론으로 이뤄졌다.
황성태 경기도 기획조정실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장동길 기자
황성태 경기도 기획조정실장은 인사말을 통해 “정부가 담뱃세 인상 등 세금을 많이 거두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그만큼 국가 경제와 가계가 어렵다”며 “디플레이션 및 소비부진 등으로 경기도의 재정상황을 낙관할 수 없기에 예산의 효율적 배분을 위해 도민과 소통하는 공감 예산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이희원 경기도 예산담당관이 도의 재정혁신을 통한 공감예산 편성 및 재정운용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공감예산은 올해 경기도가 추진하는 재정혁신 방안으로 ①도민과 함께 짜는 예산 ②상시적 예산편성 ③성과와 연계한 예산 ④비전을 담은 예산 ⑤과학적 분석에 의한 예산 등 5가지 전략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도의회와 시군, 도민이 함께 예산을 짜고 중앙정부의 방침에 따라 양출재입에서 양입재출, 즉 예산편성시기를 기존 8월에서 4월로 앞당기며, 성과를 분석해 유사·중복·비효율사업을 축소하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질문 및 토론시간에는 도(道)와 도민 간 소통의 장이 형성됐다. 대학생 참가자들은 경기도장학관 기숙사의 시설낙후와 부족에 관한 문제, 청년실업에 대한 경기도의 대책 등을 질문했다. 또 다른 참가자들은 도민 의견 반영 여부 확인방법, 경기북부의 더딘 발전, 재정의 건전성 확보 및 성과와 연계 등에 대해 문의했다.
이에 이희원 담당관도 적극적으로 답변하며 예정된 행사시간을 훌쩍 넘겨서야 토론이 마무리됐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경기대학교 행정학과 박 모 양은 “우리의 세금이 얼마나,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고, 특히 형식적인 행사가 아닌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려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소통을 통한 풀뿌리 민주주의가 하루 빨리 정착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재정운용방향에 대한 설명을 주의 깊게 듣고 있는 도민. ⓒ 장동길 기자
그러나 이날 설명회를 취재했던 본 기자는 기자이기 이전에 취업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는 대학생으로서 몇 가지 아쉬움이 남았다. 취업난이 개인의 문제만은 아님을 증명해보이듯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의 질문은 대부분 취업과 관련된 사안이 많았다.
이에 대해 이희원 담당관은 “현재 경기도에서 중소기업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고 좋은 중소기업들이 많으니 대기업만 찾아보지 말고 눈을 낮춰 달라”고 답변했다.
허나 단순히 중소기업 일자리가 늘어나고 취업준비생들이 눈을 낮추는 것으로 문제해결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대체로 연봉이 적은 편이다. 기업의 수익 규모에 따라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고, 충분한 수익이 있음에도 직원복지에 대한 인식이 미흡한 기업도 있다.
기업의 문제는 차치하고 현재 가장 심각한 문제는 중소기업의 연봉으로 생계를 꾸리기 힘들만큼 높은 물가에 있다. 연봉과 복지수준이 좋기로 소문난 대기업 직장인도 경제적인 이유로 결혼과 육아를 꺼리는 마당에 그보다 훨씬 적은 연봉을 받으며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양육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취업준비생들의 눈높이 낮추기가 아닌, 국가 차원의 물가안정 정책이 아닐까? 현재의 취업난을 대기업, 고연봉 숭배에 따른 결과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문제의 본질을 살피고 취업준비생들에게 실질적인 대안이 제시되길 바란다. 이날 설명회와 같은 소통의 자리가 대안 마련을 위한 초석이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