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밤 수원 팔달구 지동 일원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이기우 도 사회통합부지사가 야간순찰을 돌고 있다. ⓒ 경기도청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이기우 도 사회통합부지사가 야간순찰을 함께 하며 ‘셉테드’ 등 범죄예방 대책을 강구했다.
남 지사와 이기우 부지사는 8일 밤 9시 수원시 팔달구 지동 일원에서 ‘안전취약지역 현장방문’에 나섰다.
이날 현장방문은 ‘경기연정 실천, 도지사와 부지사가 찾아갑니다’의 6번째로 진행된 자리다. 특히 도가 추진하는 ‘범죄예방 환경디자인’(셉테드, CPTED)과 관련, 도내 취약지역의 적용 가능성과 셉테드 전문가, 자율방범대원, 주민 등의 현장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셉테드’는 골목길에 비상벨·방범용 CCTV 카메라 설치, 투시형 담장 설치, 야간 안전보행로 시설 설치 등 환경개선을 통해 범죄를 예방하는 기법을 일컫는다.
도는 지난해 안양시와 고양시 도시재개발 취소지역에 이어 올해도 평택시와 시흥시의 다세대주택과 원룸 밀집지역을 대상으로 셉테드 시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장순찰에는 김동근 수원부시장, 수원시 방범대 소속 구기대 수원시연합본부장·유태백 팔달구 연합대장·박경순 지동대장, 이제선 연세대 교수(도시공학) 등 최소인원이 동행했다.
남경필 지사와 이기우 부지사는 오후 9시부터 1시간 동안 창룡문 게이트볼장을 시작으로 지동시장 등 안전취약지역, 수원방범기동대 지동지대 등의 순으로 순찰했다.
순찰에 앞서 남 지사와 이 부지사는 방범복 상의를 착용하고 방범봉과 호루라기, 랜턴을 챙겼다.
밤 10시부터는 40분간 지동 방범순찰대 사무실에서 남 지사 주재로 ‘자율방범대원들과의 간담회’도 진행됐다.
간담회에는 남경필 지사와 이기우 부지사를 비롯, 김용남(새누리당·수원 병) 국회의원, 이승철(새누리당·수원5) 경기도의원, 김영진 새정치민주연합 팔달지역위원장, 이제선 연세대 교수, 김동근 수원1부시장, 박흥식 수원시 팔달구청장, 장성진 지동 동부파출소장 등이 참석했다.
또 수원시방범기동대 구기태 시연합본부장, 유태백 팔달구연합대장, 박경순 지동지대장, 이현희·김기철 지동지대 부대장, 김경옥 지동지대 총무, 신대기·이영찬 지동지대 대원, 지역주민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순찰을 마친 남경필 지사는 “팔달구는 저에게 어머니 같은 지역이다. 요즘 안타까운 소식(시화호 살인사건)이 있어서 마음이 아팠다”며 “방범대원 여러분이 늘 고생해 주시고 어려운 시기도 지나 안정화된 모습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 1주기를 계기로 우리 사회가 ‘안전한 사회’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경기도를 안전하고 따뜻한 공동체로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야간순찰에는 김동근 수원부시장, 수원시 방범대 소속 구기대 수원시연합본부장·유태백 팔달구 연합대장·박경순 지동대장, 이제선 연세대 교수(도시공학) 등 최소 인원이 동행했다. ⓒ 경기도청
야간순찰에서 남경필 지사가 어두운 골목을 살펴보고 있다. ⓒ 경기도청
간담회에선 ▲방범기동순찰대 청소년 장학금 지원 확대 ▲방범기동대 근무시간을 민방위 및 예비군 훈련시간으로 인정 ▲공가 및 폐가 철거 또는 접근방지시설 설치 ▲지동 골목길 정비 지원 등 방범기동순찰대 처우 개선과 지동 지역 생활권 정비에 대해 논의했다.
이현희 지동지대 부대장은 “이곳은 밤 8시 이후 주민들이 밖을 잘 다니지 않는다”며 “이곳이 외지다는 느낌이 안 들게 환경정화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남 지사는 “지동 전체를 안전한 시범지역으로 만드는 사업계획 추진 시 경기도와 수원시가 예산을 편성하겠다”며 “지동시장, 못골시장, 지역 골목 골목 낙후지역에 많은 분들이 오셔서 ‘지동 최고’라는 소리를 듣도록 추진해보겠다”고 답했다.
이영찬 지동지대 대원은 “(방범대원들의) 사기를 위해 자녀들에게 학자금을 지원하고 있는데 올해 수원지역 2명만이 선정됐다”며 “근무하다 보면 못 받는 경우도 생긴다. 예산 편성 시 신경을 써서 편성해 주신다면 사기진작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동근 수원1부시장은 “장학금은 기금의 이자에서 준다. 이자율이 떨어져서 (지급금액이) 줄고 있고 수원시가 아닌 도 예산으로 배분된다”며 “수원시 학자금을 별도로 플러스해서 지분을 늘리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철 도의원도 “기존 예산으로 한정돼 배정한다. 시에서 기금으로 자체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며 “도에서 부족한 부분을 돕도록 계획하겠다. 도의회 차원에서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간담회 자리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진 것은 낙후지역의 환경개선과 방범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방안이었다.
김영진 새정치민주연합 팔달지역위원장은 “오원춘 사건을 계기로 지난 3월 수원시 팔달구 지동과 동부파출소가 ‘시장가는 정겨운 안심 골목길’ 조성을 위해 안전협약식을 체결했다”며 “예산은 수원시와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현장방문의 일환으로 마련된 ‘자율방범대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남경필 지사가 방범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경기도청
간담회에서 남경필 지사가 방범대원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 경기도청
김기철 부대장은 “치안과 관련해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는데 치안은 경찰만의 일이 아니다”며 “현재 중부경찰서와 협력하고 있다. 함께 치안 유지에 만전을 기할 수 있게 많이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안전한 마을 만들기’와 관련, 이제선 연세대 교수(셉테드 전문가)는 “(마을이 만들어진 지) 오래된 곳이 범죄율이 높다”며 “자율방범대의 노력이 크다. 안전마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그 과정에서 주민들의 참여가 더해진다면 안전하고 깨끗한 지역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용남 국회의원은 “단기적으로 법무부의 셉테드 사업을 수원에 도입되도록 추진하고, 장기적으로 수원 팔달구에 경찰서 신설을 추진 중”이라며 “지동을 포함해 수원 팔달구 전체가 모범이 되는, 살기 좋은 곳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기우 부지사는 “경기도 연정 가치가 사람이 살만한 곳, 복된 공동체의 지침으로 안전한 경기도 만들기”라며 “경기도가 수원시와의 큰 프로젝트로 (지역 이미지가 개선토록) 반전시키겠다. 시범모델이 지동만이 아닌 경기도 전역으로 가치가 퍼지도록 시발점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간담회를 마치며 남경필 지사는 “(셉테드 사업이) 현실화하도록 도와 시가 협력하겠다. 하지만 주민 도움이 전제돼야 한다”며 “전문가분들이 지혜를 주셔서 반전을 만들어보자. 근본적인 해법도 사람들이 여기를 찾아들어 주거지역이 커진다면 골목은 자산이 된다”고 답했다.
도는 이날 논의된 내용을 중심으로 경찰청과 수원시와 협력해 취약지역 환경개선을 위한 범죄예방 인프라 조성, 방범대원들의 애로사항 해결 등 상생협력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한편 ‘도지사와 부지사가 찾아갑니다’는 경기연정 실천 일환으로 마련돼 지난 1월 20일 수원시 조원동 ‘대추동이 문화마을’을 시작으로 진행되고 있다. 도는 이 행사를 통해 수렴한 도민 목소리를 도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