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소방서 중앙119안전센터(왼쪽), 김포소방서 박성욱 상황요원(오른쪽) ⓒ 김선우 기자
지난 4월 14일 기자는 김포시민 안전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김포소방서를 찾았다. 소방서에서는 시민의 안전을 위해 언제든 뛸 준비가 된 119 안전센터 직원들과 신고전화를 가장 먼저 받고 가장 먼저 행동하는 상황실 상황요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김포소방서 119 안전센터에서는 이창희 지방소방장을 만날 수 있었다. 소방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김포시 전체의 소방체계, 화재의 유형과 계절별로 주로 출동하는 이유, 소방관의 근무환경, 신형 방화복의 장점, 소방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주목할 만한 내용은 소방관의 근무환경이었다. ‘시민들의 영웅’, ‘국민들이 가장 신뢰하는 직업 1위’라는 이름 뒤에 감춰진 것은 주말 반납, 24시간 2교대 근무와 같은 혹독한 일상이었다. ‘외곽센터는 24시간 일하고, 24시간 쉰다’는 대답을 들었을 때는 충격을 감출 수 없었다. 안전을 위해 일하는 것도 좋지만, 자신의 건강을 해칠 수도 있는 환경이기 때문. 가장 존경받고 믿음직한 소방관들의 근무환경은 생각보다 더 열악했던 것이다.
소방관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도 일반적인 기대와는 조금 달랐다. 국민들이 가장 신뢰하는 직업이기도 하지만, 소방단속으로 제재를 받은 건물주들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업무 특성상 소방설비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건물주들의 원망도 사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현장에 출동하면 작업 중인 소방관들에게 지시를 내리며 구조작업을 방해하는 구경꾼들도 있다고 하니 소방관에 대한 배려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이야기였다.
안전센터에서의 인터뷰를 마친 뒤에 찾은 곳은 상황실이다. 상황실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거대한 모니터였는데, CCTV와 텔레비전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상황실에서는 박성욱 상황요원을 통해 불량 신고전화와 신고유형별 출동건수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일반인들이 효율적인 신고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박성욱 상황요원의 말에 따르면 “신고자들이 가장 하기 쉬운 실수 중 하나는 다급한 나머지 빨리 와달라는 말만 반복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는 오히려 출동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빠른 신고를 위해선 수보자의 질문에 정확히 답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인터뷰] 김포소방서 이창희 지방소방장 “모든 화재진압엔 최선 다하지만 시민들 협조도 필요해”
○ 김선우 기자 : 김포시의 소방체계는 어떻게 구성되는가?
● 이창희 지방소방장 : 본서(김포소방서)와 하성, 통진, 양촌, 고촌, 중앙 총 5개의 외곽센터, 1개의 구조대, 수난구조대로 구성된다. 내부 조직은 소방행정과, 현장지휘과, 재난안전과로 나뉜다. 소방행정과는 직원, 소방관, 의용소방대 및 각종 장비 등 소방력 관리를, 현장지휘과는 화재 현장 총괄 지휘와 훈련을, 재난안전과는 건축물에 소화기, 옥내소화전, 스프링클러 설비, 비상경보설비, 자동 화재탐지설비 등 각종 소방시설을 설치했는지 검사하고 허가를 내는 것을 담당한다. 설치해야 하는 소방설비의 경우 면적이나 건축물의 목적 등에 따라 30가지가 넘는다. 재난안전과는 또한 소방특별조사 실시, 각종 민원업무를 본다. 5개의 외곽센터는 관할구역의 화재나 구조, 구급을 관리한다. 수난구조대는 경인아라뱃길의 화재, 구조, 구급을 책임진다. 구조대는 김포시 내부의 인명구조를 최우선으로 담당하고 있다.
○ 김선우 기자 : 앞서 언급한 소방특별조사의 기능은 무엇인가?
● 이창희 지방소방장 : 건물 유지를 위해 소방감사를 나가 확인하고 불법건축물의 경우 시청에 통보하고 불량설비의 경우 시정하라고 행정명령을 내린다.
○ 김선우 기자 : 화재의 유형은 어떻게 구분되나?
● 이창희 지방소방장 : 화재는 일반화재, 유류화재, 전기화재, 금속화재, 가스화재의 5가지 종류로 구별된다. 일반화재는 건축물, 자동차, 선박, 기타 구조물에서 발생하는 화재를 말한다. 유류화재는 휘발유, 경유, 기름에서 불이 붙은 것을 말하고 전기화재는 변압기 화재, 건축물에서 전기선의 합선, 누전 등에 의한 화재이다. 가스화재는 LPG, LNG 등에 의한 화재를 말한다. 금속화재는 알루미늄, 나트륨, 마그네슘 등을 원료로 하는 것에서 발생한다. 일반화재의 발생이 가장 잦다.
○ 김선우 기자 : 화재 시 출동 목적별 비율이나 자주 출동하는 원인에는 무엇이 있나?
● 이창희 지방소방장 : 딱히 목적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계절에 따라 자주 출동하는 유형은 있다. 봄, 가을에는 건조함과 도농복합도시라는 특성 때문에 산불, 들불이나 임야 화재가 자주 발생한다. 여름에는 화재보다는 장마로 인한 수해 방지 및 복구 때문에 출동하는 일이 잦다. 겨울의 화재 발생이 가장 잦은데, 난로나 온풍기, 전기화재가 많이 발생하게 된다.
○ 김선우 기자 : 대규모 산불이 발생하면 진압이 힘들 것 같다.
● 이창희 지방소방장 : 대규모 산불이 나면 시청 산불진화대에 요청하고 범위가 넓으면 헬기를 동원, 한 번에 다량의 물을 부어서 진압한다.
○ 김선우 기자 : 소방관이나 소방서 근무환경은 어떤가?
● 이창희 지방소방장 : 하성, 통진, 양촌 외곽센터는 2교대로 돌아간다. 24시간 근무하고 24시간 쉰다. 고촌, 중앙 외곽센터는 3교대로, 8시간 근무하고 16시간 쉰다고 보면 된다. 주말에 24시간 근무하고.
○ 김선우 기자 : 신형 방화복이 지급됐다 전량 회수됐다는 기사를 접한 적 있다. 김포소방서의 신형 방화복은 어떤가.
● 이창희 지방소방장 : 2013년, 2014년에 지급된 방화복은 전량 회수됐다. KFI 인증마크를 받은 방화복을 점차 지급받고 있고, 부족한 부분은 구형 방화복을 입고 진압하고 있다. 김포소방서도 마찬가지다.
○ 김선우 기자 : 기존 방화복에 비해 개선된 점은 무엇인가.
● 이창희 지방소방장 : 기존의 방화복은 검은색이었다. 때문에 어두운 밤에 공장 등 어둡고 연기가 자욱한 곳에 들어가면 사람 구별이 어려웠다. 하지만 방화복의 색이 밝은 살구색 계통으로 바뀌면서 착용자 인식이 쉬워졌다.
○ 김선우 기자 : 방화복의 수명은 어느 정도인가?
● 이창희 지방소방장 : 수명 대신 내용년수에 대해 말하겠다. 내용년수는 ‘물품을 최초로 지급받고 최소한 몇 년은 사용해야 한다, 최소한 몇 년은 사용할 수 있다‘는 기준이다. 업체에서 ‘그 정도는 사용할 수 있다’를 정해놓는다. 방화복의 내용년수는 10년이다.
○ 김선우 기자: 출동 이후 시민들의 반응은 어떤가?
● 이창희 지방소방장 : 대부분의 시민들은 불을 꺼주니까 고맙다는 반응을 보이지만, 일부 악성 민원인의 경우 현장에서 소방관에게 지시를 내리면서 화재 진압을 방해하기도 한다. 신고한 사람보단 주변의 구경꾼들이 그런 경우가 잦다.
○ 김선우 기자: 현장에서 진압에 걸리는 시간은 어느 정도인가?
● 이창희 지방소방장 : 건물의 규모에 따라 다르다. 내 경험으로는 30시간까지도 걸린 적 있다. 보통 1시간이면 웬만한 건 끈다. 근데 그 과정에서 자기 마음에 안 드는지, 우리는 최선을 다했는데, ‘어디가 잘못됐다’, ‘이거를 살려야 되는데 왜 태우느냐’ 이런 걸 하소연하는 시민들이 일부 있다.
○ 김선우 기자 : 시민들의 소방관에 대한 인식은 어떤가.
● 이창희 지방소방장 : 위와 비슷하다. 대부분은 감사하다고 느낀다. 시민을 도와주는 조직이니 좋은 인식을 갖고 있다. 하지만 모든 시민이 그런 반응을 보이지는 않는다. 도움을 받은 시민들은 고마움을 느끼는 반면에, 소방시설이 불량한 건물주의 경우, 고치라고 했는데 안 고쳐서 적발되면 벌금이나 과태료를 문다. 이런 경우에는 불만을 표시하기도 한다. 행정적 제재를 가하면 자신에게 피해가 오니까. 자기 주머니에서 돈이 나가니까 불쾌감을 갖는다.
[인터뷰] 김포소방서 박성욱 상황요원 “신고 땐 상황요원에게 정확하게 답해 줘야 출동 효율적”
상황실에서 신고를 받는 업무를 하고 있는 박성욱 상황요원과 신고유형과 불량신고 등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 김선우 기자 : 불량 신고전화는 어느 정도인가?
● 박성욱 상황요원 : 들어오는 신고전화 중 절반이 넘는다. 주로 작동되지 않는 전화기로 긴급전화가 되는지 시험해보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경우 발신지역도 안 뜨고 해서 위치확인도 불가능하다. 상습적으로 불량신고를 하는 사람들도 있긴 있다. 예를 들어 응급환자인 척 연락해서는 출동했더니 부인을 찾아달라고 하거나. 술 마시고 아픈 척 전화해서 어디까지 태워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소방차를 대리운전으로 쓰는 것이다.
○ 김선우 기자 : 공익광고 등에서는 장난전화가 누군가의 생명을 앗아간다고 말할 정도다. 실제 피해는 어느 정도인가?
● 박성욱 상황요원 : 수보자(전화를 받는 사람)가 전화를 받는 것이 늦어진다. 그에 따라 소방대원들의 출동도 늦어지고, 그럼 진짜 급한 사람들에게 출동하는 게 늦어질 수 있다. 관할 차가 나가있기 때문에 다른 구역의 차를 보내야 하기도 하고. 그러면 더 늦어진다.
○ 김선우 기자 : 불량 신고전화를 제외하면 어떤 전화가 가장 많이 오는가?
● 박성욱 상황요원 : 환자 구급 신고가 가장 많이 온다. 그 다음은 구조 신고다. 사람이 위험하거나 피해가 있을 것 같으면 구조대원이 나가서 안전조치를 해 주고 있다. 그 다음이 화재 신고다. 순서로 하자면 구급, 구조, 화재. 보통 하루에 구급 건수는 40~50건. 김포소방서에서 실제로 출동을 나가는 건수가 그 정도다. 구조는 10건 정도. 화재는 대략 3~4건이다.
○ 김선우 기자 :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부탁할 것이 있다면?
● 박성욱 상황요원 : 신고할 때 당황해서 자기 얘기만 하는 시민들이 있다. 침착하게 수보자가 하는 얘기를 잘 듣고 묻는 것에 대답을 잘 해줬으면 좋겠다. 물어보는 것들은 출동에 있어 도움을 물어보는 것인데, 대답을 잘 해주면 출동에 많은 도움이 된다. 반면 급하다고 빨리 와달라는 말만 반복하는 것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점 유의해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