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에서 발언 중인 남 지사. ⓒ 경기도
지난 4월 29일, 가천대학교 비전타워 1층 영상문화관에서 도지사 주재, 제4회 일자리창출 전략회의가 열렸다.
지난 3회 일자리창출 전략회의가 특성화고교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면 이번 전략회의는 대학생 등 청년층의 취업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전략회의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중앙기관·공공기관·유관기관 관계자와 대학생 등이 참석했다.
전략회의의 첫 번째 순서로 경기도대학생기자단을 대표해 오명희 기자가 ‘대학생 취업현실과 청년의 제언’이라는 주제로 약 10분간 발표를 했다. 이어서 고용노동부 관계자가 대학취업지원 정부시책을 설명했다.
토론을 시작하기에 앞서 가천대학교 이길여 총장은 “대학생들의 발표를 들으며 총장으로서 방황하는 학생들을 몰라서 미안하고 안타까웠다”며 “이 토론회에 참석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길 잘했다. 오늘 여러분들의 귀한 의견을 듣고 학교의 방향을 바꾸려 노력해보겠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본격적인 토론회에서 먼저 말문을 연 것은 남 지사였다. 그는 “오늘 학생들에게 두 가지의 소식을 전하려 한다. 한 가지는 나쁜 소식이고, 한 가지는 좋은 소식인데 나쁜 소식을 먼저 알려주겠다. 우선, 앞으로 5년 안에 지금 있는 직업의 50%가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자동화의 시대를 넘어 인공지능까지 장착된 로봇들이 전통적인 일자리를 없앨 것이고 지금 뉴욕타임즈의 기사 절반은 로봇이 쓴다고 한다”며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남 지사는 이어 “그러나 또 다른 좋은 소식은 노동부를 비롯해 경기도가 열심히 청년취업을 돕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경기도는 새로 생긴 직업의 44%에 해당하는 직업을 만들어냈고 올해 들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또 전국에서 창출된 일자리의 60%를 경기도가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은 희소식”이라고 전했다.
발언을 마친 남 지사는 학생들에게 마이크를 건넸다. 두원공과대학교에 재학 중인 정상훈 씨는 “요즘 이과 계열을 제외한 4년제 학생들의 취업률이 나날이 낮아지고 있다. 그래서 4년제 학생들이 전문대로 다시 입학을 하는 U턴 입학이 유행한다”며 “경기도에서 2013년 개최했던 전문대를 타깃으로 한 취업설명회처럼 학생들이 취업에 관련해 자유롭게 참가할 수 있는 자리를 좀 더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말했다.
청년취업아카데미에 참여한 상명대학교 4학년 김윤정 씨는 “취업을 위해 공부하면서 막막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기업들은 졸업예정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졸업을 하고 1~2년이 지나면 더 이상 취업이 힘들다고 한다. 게다가 경력자 채용이 증가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에 지원을 했는데 경력자와 신입을 같이 모집하거나 경력자만 모집한다는 공고를 많이 봤다. 신입만 채용하겠다는 모집공고는 정말 드물다”고 취업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학생들의 의견 발표에 이어 기업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이크가 돌아갔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배근 팀장은 “채용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대기업, 공기업을 선호한다고 들었는데 요즘 중소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학생들에게 좋은 기업이라고 소개해주고 싶은 중소기업들이 많이 있는데 홍보하지 못해서 학생들이 지원을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전 팀장은 또 “기존의 스펙 쌓기가 아니라 기업들이 원하는 인력을 만들기 위해 우리 협회에서 1~2년, 혹은 6개월 정도라도 교육을 시켜 인재를 육성하려 한다”며 기업이 원하는 인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계획을 밝혔다.
가천대학교 이길여 총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발표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 장동길 기자
남 지사는 “실제 취업한 학생들은 1~2년 안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힘들게 취업해놓고 그만 두는 이유를 물었더니 기업의 문화가 나와 맞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서로간의 미스매치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쉽게 고치기 힘든 문제일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들이 노력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가천대학교 강민식 취업진로처장이 마이크를 건네받았다. 강 처장은 “대학이 취업률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에 불만이 많다. 일자리가 있어야 취업이 되는 것인데 일자리 생성은 정부나 기업이 하는 것이지 우리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대학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좀 불만이다. 그렇지만 대학이라는 곳은 학생이 가고자하는 진로의 방향을 제시하고 사회에 나가서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야하며 그에 대한 엄연한 책임을 져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2개월 인턴생활로 충분한 직무경험을 쌓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학교에만 있는 것보다는 직장이 어떤 곳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또 왜 ‘1년 내에 이직을 하느냐’란 질문에 ‘기업의 조직문화에 적응을 못해서’라는 답변이 많았는데 현장실습이 이를 타파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토론 참석자들의 의견을 모두 경청한 남 지사는 “취업하려는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하지만 기업은 채용할 사람이 없다고 한다. 이 둘 사이에는 소통이 안 된다. 그 소통의 부재를 경기도와 국가, 대학이 메워줄 것”이라고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