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4일부터 5월 10일까지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이 화사한 꽃으로 물든다. 2015 고양국제꽃박람회가 개최되는 것이다.
호수에 설치된 고양시 캐릭터 `고양고양이` ⓒ 박재연 기자
우리나라를 비롯해 25개국 320개 업체가 참여한 이번 박람회는 꽃과 평화, 신한류의 합창이 주제다. 호수공원 내에 마련된 고양 600년 기념 전시관, 신한류합창관, 세계화훼교류관에서는 원예•조경 관련 전시가 진행되고 야외에는 각각 평화, 가족, 사랑, 어린이를 테마로 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또한 실외의 호반•행복둥지 무대에서는 초청 예술인의 공연이 진행되며,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많은 볼거리 중에서도 이번 박람회는 ‘꽃과 평화’라는 주제에 맞춰 조성된 테마정원인 평화누리정원이 눈길을 끈다.
평화누리정원과 신한류합창관 ⓒ 박재연 기자
평화누리정원에는 `평화 기원 DMZ`와 `평화의 여신상`이 꽃과 함께 연출되어 있다. 녹슨 탱크에 심어진 꽃은 첨예하게 대립한 이데올로기와 현재가 얼마나 덧없는지 깨닫게 한다. 온화한 표정의 여신상은 마침내 대한민국에 평화의 꽃이 필 날이 오기를 염원하고 있다.
신한류합창관에서는 남북한의 야생화와 나비를 멀티미디어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철조망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남쪽도 북쪽도 소박한 야생화가 뿌리내리고 나비가 나풀거리는 땅이라는 것을 관람객의 눈에 각인시킨다.
행복둥지 무대에서 열린 이향 연주자의 아코디언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 ⓒ 박재연 기자
행복둥지 무대에서는 평양예술단의 이향 단원이 아코디언 연주를 선보였다. 연주가 끝나면 아직은 낯선 북한 어투로 관객에게 감사를 표했다. 관객은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한 연주자에게 큰 박수를 보내며 앙코르를 요청했다. 연주자는 기꺼이 요청을 받아드리고 다시 아코디언을 켰다. 그녀가 북한에서 왔다는 것은 상관하지 않고 선율을 감상한 것이다. 무대 뒤쪽의 꽃벽, 북한 연주자의 선율 그리고 남한 관객들은 박람회의 주제인 ‘꽃과 평화’, ‘신한류의 합창’을 관통한 공연을 함께한 것이다.
세계화훼교류관에는 희귀식물과 각 나라의 특징이 살아있는 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전통가옥을 재현하여 전시한 곳이 있는가 하면, 문화유산 사진을 배경으로 자생 식물을 배치한 곳도 있었다. 그 중 우리나라 정원 부스는 도자기와 수반을 화분 삼아 분재와 난을 심고 뒤편으로는 한옥의 일부분을 배경으로 구성했다. 정적이고 절제된 한국 정원의 매력을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많은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일본, 인도네시아, 태국, 네덜란드 등의 다른 나라도 각 나라를 대표하는 꽃과 문화유산 소재로 정원을 연출했다. 각국의 전통적인 요소들과 녹색 이파리가 만나 하나됨으로써 각 문화를 투영하는 아름다운 정원이 만들어진 것이다.
세계화훼교류관 내의 한국 정원(왼쪽)과 태국 정원(오른쪽) ⓒ 박재연 기자
국가 부스 외에도 참여 업체들은 꽃을 활용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각 도의 농업기술원이 합동으로 마련한 부스에서는 개발한 신품종과 개량을 거치지 않은 토종 종자를 전시했다. 꽃으로 만든 비누, 대나무 공예 작품, 천연 염색 한복 등의 다양한 상품을 설명하는 부스 관계자와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이는 관람객으로 실내 전시관은 붐볐다.
정원 벤치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노년의 부부 ⓒ 박재연 기자
야외 전시장에서는 다양한 테마의 정원이 관람객을 끌어 모으고 있었다. 아이들은 푸른 잔디밭에서 뛰놀고, 노년의 부부는 벤치에서 손을 잡고 지나간 세월을 추억했다.
2015 고양국제꽃박람회는 넓은 전시장과 다양한 꽃으로 어디를 먼저 관람할지 망설이는 관람객을 위해 설명과 함께 박람회장을 둘러볼 수 있는 ‘꽃보다 청춘 해설사’를 마련했다. 또한 전시 외에도 화훼 세미나 등 학술 프로그램도 개최되어 원예와 조경에 관한 다양한 의견과 토론을 지켜볼 수도 있다. 선착장에는 연인들이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꽃배가 호수를 수놓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다.
2015 고양국제꽃박람회 현장권 입장료의 가격은 성인 10,000원, 노인•장애인•청소년은 8,000원이다. 입장권으로 킨텍스에서 진행되는 여러 행사에서 입장료 할인 등의 혜택을 얻을 수 있다. 박람회장 인근의 3호선 정발산역 역사 내부에 현장권 매표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가는 길을 화살표로 표시해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도록 해두었다.
아름다운 봄을 느낄 수 있는 경기도의 축제는 고양국제꽃박람회 외에도 다양하다. 가평에서는 아침고요수목원 봄나들이 봄꽃축제가 31일까지 개최되고, 파주에서는 벽초지수목원 봄꽃 튤립축제가 31일까지 개최된다. 언제, 어디라도 좋으니 잠깐의 여유를 가지고 봄 꽃의 아름다움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