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 수유와 목욕 봉사를 마친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가운을 벗고 있다. ⓒ 배정윤 기자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경기도 의정부시에 위치한 경기북부아동일시보호소에서 ‘도지사와 부지사가 찾아갑니다’ 현장 방문이 이뤄졌다.
‘도지사와 부지사가 찾아갑니다’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가 경기연정 실천 방안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도민들을 위한 화합과 소통의 장이다. 남 지사와 이 부지사는 여야의 공통관심과 이슈가 있는 곳을 찾아가 도민의 애로사항을 듣고 해결책을 논의하고 있다.
이날 방문에는 남 지사와 이 부지사 외에 안병용 의정부시장, 김수진 경기북부아동일시보호소장 등이 참석했다. 남 지사와 이 부지사는 시설을 둘러본 후 보육사 체험을 위해 가운을 입고 영아 목욕과 수유 봉사에 참여했다.
이후 진행된 ‘어린이날 희망 잔치’에서 남 지사와 이 부지사는 아이들과 소통하고 격려하는 시간을 보냈다. 특히 남 지사는 아이들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고 사랑의 총알을 쏘며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아이들이 앞에서 마술체험을 할 때마다 큰 박수와 환한 웃음으로 응원하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미리 준비한 선물을 나눠주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 배정윤 기자
또한 안병용 시장은 아이들을 위해 직접 마술을 준비해 와 인기를 끌었다. 어린이날 희망 잔치는 선물 전달과 다과회를 끝으로 마무리 됐다.
이날 현장 방문의 마지막 일정은 간담회였다. 남 지사는 “어떻게 하면 좀 더 많은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을 지 평상시 느꼈던 점과 모자랐던 점을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관계자들은 보육교사나 조리원 근무자 등은 365일 아이들과 함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휴일이나 주말에도 제대로 쉴 수 없는 열악한 환경을 호소했다.
남 지사는 “밤에 잠 못 자고 일하면 많이 힘들겠다”며 보육 현장의 열악한 환경에 대해 공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 자원봉사자는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돼서 좋다. 아침 일찍 와서 힘이 들 때도 있지만 마치고 돌아갈 때면 오히려 아이들에게 에너지를 받아 행복하다”고 보람을 전했다.
김수진 보호소장은 “운영 중 경제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그것만 내세우고 싶지는 않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소장은 “법이 바뀔 때 우리도 변화를 시도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영유아 보육교사 정원이 바뀌었을 때도 제때 채용하지 못했다”며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제약과 절차가 있어 복잡하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또한 김 소장은 “아이들의 갈 곳이 정해져야 하는데 지방자치제로 인해 시·군·구에 아이들을 보내기가 어려워졌다”며 “아이들을 위해 다 같은 마음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예산 때문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아 서운하고 아이들을 생각하면 다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보육기관의 사정을 각 시·군에 알렸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안 시장은 “지자체 입장에서는 복지 업무가 늘어남에 따라 신경 쓸 게 많아지니 예산 문제에 이기적이게 된다”고 말하며 도나 국가 차원의 예산 지원을 촉구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간담회 참석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다. ⓒ 배정윤 기자
그러자 남 지사는 “시장·군수 회의 때 말씀해 달라”며 “이러한 현실을 각 시장·군수님들이 많이 알고 계셨으면 한다”고 답했다. 또한 남 지사는 “워낙 다양한 아이들과 일들이 있으니 각 사례별로 해결책이 달라져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더 열심히 일하는 수밖에 없다”고 모두를 격려했다.
이번 현장 방문을 통해 늘어나는 복지 업무에 떠밀려 소중한 아이들이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직시할 수 있었다. ‘복지’란 행복한 삶을 뜻한다. 행복한 삶은 남녀노소를 불문한 모든 국민들이 차별 없이 공평하게 누려야 한다.
아이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닐 수 있도록 지금 필요한 것은 아이들에 대한 따뜻한 사랑과 관심이다. 사람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사람이 미래인 우리나라에서 미래의 꿈나무인 아이들을 위해 지자체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