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날레가 열리는 이천세라피아 전경 ⓒ 전아현 기자
지난 15년간 도자기의 다양한 모습을 선보인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가 4월 24일, 제8회의 막을 올렸다. 세계 74국에서 출품된 2600여점의 도자와 다양한 부대행사를 마련한 비엔날레는 올해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린 전시로 5월 31일까지 진행된다.
올해 비엔날레는 사람들이 시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색’을 키워드로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이색(異色)적인 도자를 전시하는 이천세라피아, 채색(彩色)을 테마로 다채로운 도자를 볼 수 있는 여주도자세상, 본색(本色)을 주제로 한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전시하는 광주 곤지암도자공원 등 지역마다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낸다.
이색(異色)을 주제로 해 이천세라피아에서 열리는 ‘수렴과 확산’전은 현대도자의 미래를 모색하는 특별전이다. 국내외 현대도예작품 60여점이 전시돼 있으며 도자의 다양한 표현을 담은 수렴, 도자의 영역을 확대한 확산의 두 테마로 나뉜다.
자연의 수호자 _ 이재준(왼쪽), 생물학명 _ 박준상(오른쪽) ⓒ 전아현 기자
도자의 특색 있고 개성 강한 표현을 담은 수렴 테마에서는 이재준 작가의 작품인 ‘자연의 수호자’를 관람할 수 있다. 강아지는 자연의 상징물이며 인간과 자연의 동행을 의미한다. 이 작품으로 작가는 인간은 다른 존재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존재한다는 생각을 표현한다.
박준상 작가와 ‘생물학명’ 또한 자연의 생성과 파괴를 이야기한다. 몸에 기계를 장착한 새는 인간의 기계문명에 파괴된 자연을, 날아가지 못하는 모습은 새의 순수한 본질과 사회 사이의 갈등을 상징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도자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일출은 어찌그리 아름다운가? _ 위홍빙(왼쪽), 플래시 오브 패시지 _ 최정윤(오른쪽) ⓒ 전아현 기자
확산 테마는 사회·역사적 맥락에서 도자에 대한 작가의 재해석이 잘 드러나는 작품들이 전시돼있다. 그 예로 위홍빙 작가는 중국 10개 도시의 어린이의 일상을 관찰한 뒤 ‘일출은 어찌그리 아름다운가?’를 통해 부모와 사회가 상처받고 아픈 아이들을 보호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또 최정윤 작가는 네 가지 색을 담은 꽃과 칼이 가진 공통점으로 도자를 재해석했다. 종족번식에 대한 욕망을 상징하는 꽃의 봉오리와 권력과 욕망을 상징하는 칼, 그리고 부의 상징이었던 천일염으로 인간의 물질적인 욕망을 표현했다.
유리의 색을 이용한 블로잉 시연 ⓒ 전아현 기자
한일세라믹스워크숍의 오픈스튜디오인 ‘사색공존’ 프로그램은 비엔날레의 묘미이다. 원료가 흙이라는 점에서 도자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유리의 블로잉과 램프워킹, 가마의 초벌 도자기 체험과 대류현상까지 보고 즐기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밖에도 대한민국 명장에게 배우는 도자기 만들기, 흙을 높이 쌓고 밟는 흙 놀이 체험, 상설체험장인 토락교실 등 열린 도자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도자비엔날레를 찾은 이모 씨는 자녀들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흙 놀이 체험을 가장 인상 깊은 이벤트로 꼽았다.
이처럼 ‘색: CERAMIC SPECTRUM’을 주제로 다양한 도자예술의 세계를 접할 수 있는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는 온 가족 나들이 장소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이번 주말 가까운 도자비엔날레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