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가 열리는 이천세라피아 세라믹스 창조센터 ⓒ 박유빈 기자
2년마다 열리는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가 지난달 24일 이천세라피아, 여주도자세상, 광주 곤지암도자공원 세 곳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행사는 ‘색(色; Color)’을 주제로 도자예술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영역의 확대를 의미하는 ‘이색(異色)’, 일상 예술 속 현대 도자와 타 장르와의 합연을 의미하는 ‘채색(彩色)’, 동아시아 도자에 담긴 전통의 색 공감을 의미하는 ‘본색(本色)’을 각각의 지역에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표현한다.
<수렴과 확산> 중 수렴의 전시 안내 ⓒ 박유빈 기자
이천세라피아 세라믹스 창조센터 2층에 마련된 특별전 ‘수렴과 확산’ 중 ‘수렴’은 기법, 색깔, 재료 등 도자만의 특색과 개성적인 표현을 보여주고 있다. ‘수렴’ 전시장에서는 도자만이 줄 수 있는 감동과 재미를 느끼는 것이 가능하다.
존슨 창(홍콩)의 작품 ‘내안 자기’(왼쪽). 박준상(한국)의 작품 ‘생물학명 도자기’(오른쪽), <수렴과 확산> 중 확산의 전시 안내(아래) ⓒ 박유빈 기자
‘수렴과 확산’ 중 ‘확산’은 도자가 다른 영역과 만나 독창적이고 새롭게 완성된 도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전시이다. 경계를 허물고 다시 태어난 도자를 통해 예술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배울 수 있다.
2015 국제공모전 전시장 입구 ⓒ 박유빈 기자
이번 2015 국제공모전에는 총 74개국 1,470명의 작가가 2,629점을 출품하였다. 그중 심사를 통해 28개국 93명의 작품, 97점이 입상해 전시 중이다.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인 전 세계 작가들의 다채로운 작품을 이번 전시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영국 출신 앤드류 버튼의 작품 ‘무너지는 것들’(왼쪽), 뉴질랜드 출신 러윈 앳킨슨의 작품 ‘깊은 시간’(오른쪽) ⓒ 박유빈 기자
공모전에서 입상한 도예가들은 비엔날레 기간 동안 워크숍에 참가해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관람객에게 공개하며 감동과 예술성을 더할 예정이다. 이번 워크숍에 참가한 미국의 한 작가는 “내가 만드는 작품이 8일 정도 걸려야 완성될 것 같은데, 이 대회(워크숍 대회)가 8일 남았다”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미국에는 이러한 도자 예술 축제가 없느냐는 질문에 “물론 미국에도 도자 축제는 있지만, 축제가 열리는 지역 사람들에게만 집중되어 있고 이렇게 큰 규모가 아니라 작은 규모여서 이곳(비엔날레)에 참가하게 되었다”고 답했다.
오픈 스튜디오에서 관람객에게 유리공예를 선보이는 작가들 ⓒ 박유빈 기자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유리공예품을 만드는 과정을 사람들이 직접 볼 수도 있다. 작업은 오픈 스튜디오에서 이루어지며, 이를 통해 인내가 만드는 유리공예의 진가를 관객에게 알릴 기회를 얻었다. 또한 이번 유리공예는 한일(韓日) 합작의 세라믹 워크숍으로 진행되어 양국 간의 예술관계를 더욱 돈독히 할 예정이다.
전통가마를 이용하여 도자를 굽고 있다 ⓒ 박유빈 기자
비엔날레의 또 다른 볼거리는 우리나라 전통 가마로 도자를 굽는 장면이다. 이천세라피아 관계자는 “도자는 인내의 예술이라고 칭할 수 있는데, 도자 100개를 구우면 성공하는 것은 5개 미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예가들은 그 5개를 얻기 위해 계속해서 실패를 겪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다. 인생도 이와 같이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하며 기자단에게 교훈을 주었다.
비엔날레에서는 전시뿐 아니라 사람들이 직접 도자기를 빚을 수 있고, 컵과 그릇에 자기만의 개성을 살려 그림과 글씨를 쓸 수 있는 토락교실, 대한민국의 명장과 함께 도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체험하는 명장 초청 행사,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가족을 대상으로 서로 협동하여 흙을 높이 쌓아 이기는 흙놀이 이벤트 등도 체험할 수 있다.
흙 높이 쌓기 대회에 참가한 한 가족은 “가족끼리 서로 의지하고 협동할 수 있어 좋았다. 자연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자연 친화적인 프로그램이라 유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5월 31일까지 열리는 2015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는 전시, 학술행사와 워크숍, 도자문화 이벤트, 체험 이벤트, 공연 등 다채로운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자랑하는 전 세계인이 하나 되는 축제다. 평소 잘 모르기 때문에 ‘지루하고 재미없다’고 생각하기 쉬운 도자 예술에 대한 인식이 이번 비엔날레를 통해 감동과 교훈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