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먹기 위하여 사용하는 밥그릇, 식물을 키우기 위해 사용하는 화분, 물을 마시는 컵, 그리고 음식을 담아 먹는 접시와 같이 우리 생활 속에는 여러 도자들이 공존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도자란 무엇인가?’라고 물어본다면 대부분 ‘그릇’과 ‘컵’과 같은 것들을 이야기할 것이다. 기자 또한 그런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4월 24일부터 오는 5월 31일까지 세계 74개국과 함께하며 경기도 주최, 한국도자재단 주관으로 경기도 이천, 여주, 광주에서 열리고 있는 ‘2015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를 보면서 그러한 인식이 모두 깨졌다.
도자비엔날레가 열리는 이천세라피아 ⓒ 최진환 기자
◆ 색으로 만나는 도자
이번 2015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는 ‘색(色)’을 키워드로 잡고 도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여주기 위해 이천에서는 이색(異色), 광주에서는 본색(本色), 여주에서는 채색(彩色)을 주제로 선정했다. 그중 기자는 이천세라피아를 찾아 이색(異色)을 주제로 한 전시회를 취재했다.
이천세라피아에서는 ‘도자 예술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영역의 확대’를 위한 ‘수렴과 확산’ 특별전을 열고 있으며, ‘2015 국제공모전’을 통해 현대 도자 예술의 모습도 보여준다. 그뿐만 아니라, ‘사색공존(四色共存)’이라는 주제의 워크숍을 열어 특별 시연, 가족 단위로 각종 체험과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도자문화 이벤트’, 일반인도 참여 및 관람을 할 수 있는 ‘국제도자워크숍’ 등 다양한 체험의 장을 선보이고 있다.
◆ 도자의 새로운 모습 ‘수렴’
‘수렴과 확산’은 ‘수렴’, ‘확산’이라는 두 개의 주제로 나뉜다. 그중에서 ‘수렴’은 ‘도자 기법’을 벗어나지 않는 틀에서 새로운 기법을 찾아낸다는 의미이다. 흔히 보이는 식기와 같은 도자가 아닌, 더 새로운 도자를 세라믹스창조센터 2층 제1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수렴’을 주제로 한 세라믹스창조센터 제1전시실 입구 ⓒ 최진환 기자
세계 각국에서 함께하는 행사답게, 여러 나라의 도예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박준상 작가의 ‘생물학명’은 기계화된 동물들의 모습을 통해 자연 파괴를 드러내고 그를 통해 가치의 본질에 대해 표현하였으며, UFO처럼 보이는 김지혜 작가의 ‘콩가’는 작가 내면의 상상 속 공간을 표현하였다.
김지혜 작가의 ‘콩가’(왼쪽) , 박준상 작가의 ‘생물학명’(오른쪽) ⓒ 최진환 기자
◆ 도자와 예술의 융합 ‘확산’
‘확산’은 타 장르의 예술과 도자의 결합을 주제로 하며, 우리가 봐왔던 도자들의 모습이 아닌 영상이나 미디어 등으로 이루어진 도자 예술을 선보인다. 확산 전시는 ‘수렴’과 함께 세라믹스창조센터 2층에 자리하고 있다.
‘확산’을 테마로 한 세라믹스창조센터 2층 제2전시실 입구 ⓒ 최진환 기자
‘확산’에서는 앞서 소개한 것처럼 눈으로 보는 도자 이외에도 여러 가지 도자 예술을 만날 수 있다. 최정윤 작가의 ‘플래시 오브 패시지_혼합매체’라는 작품은 검과 꽃, 소금을 통해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을 보여준다. 또한, 포레스트 가드(Forrest Gard) 작가의 ‘빨래’와 ‘설거지 도와줄래요?’는 눈으로 보는 도자가 아니라 관람객이 직접 만지고 깨뜨리며 참여할 수 있는 작품을 선보였다.
최정윤 작가의 ‘플래시 오브 패시지_혼합매체’(왼쪽), 포레스트 가드 작가의 ‘빨래’(가운데), 포레스트 가드 작가의 ‘설거지 도와줄래요?’(오른쪽) ⓒ 최진환 기자
그 외에도 국제공모전 전시회에서는 자연재해에 대한 경고를 표현한 ‘후쿠시마’, 관람객이 직접 경험하는 방법으로 인생의 실패와 성공, 도전의 중요성을 표현한 작품 등 약 2600점의 작품 중 선발된 98점의 도자를 관람할 수 있다.
◆ 도자의 현대화와 전진
이번 특별전을 찾은 강민규(가명) 씨는 “1회부터 지금까지 3~4회가량 비엔날레 행사장을 방문했는데 1회 때보다 규모가 확대된 것 같다”며, 가장 큰 변화로 “청자와 백자와 같은 일반적인 도자뿐만 아니라 여러 모형이나 반지 등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현대화된 도자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꼽았다.
실제로 이번 2015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의 ‘수렴과 확산’전에서는 평소 생각하던 도자보다 새로운 느낌의 현대적인 감성이 묻어 있는 도자를 많이 볼 수 있다.
◆ 직접 느껴보는 도자
2015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는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천에서는 도자 명장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안녕하세요! 도자명장님!’, 직접 도자에 채색을 하는 ‘알록달록 도자기, 색으로 빚어요.’, 그리고 어린이들을 위한 ‘토야★탐험대’ 등이 운영되고 있다. 그 외에도 유리공예 시연 등 여러 가지 체험이 준비되어 있다.
이번 2015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는 오는 17일까지는 도자축제와 함께 열리며, 그 이후로도 31일까지 계속해서 열린다. 이천세라피아뿐만 아니라 광주 곤지암도자공원, 여주도자세상에서도 각기 다른 프로그램과 주제로 운영되고 있다. 3개 행사장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통합권을 이용하면 개별권을 구입할 때에 비해 저렴하며, 행사장 모두를 도는 셔틀버스도 운행되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새로운 도자의 세상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