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실내공기질 무료 측정 ⓒ 김상근 기자
거리를 지나다보면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방한용품으로 여겨지던 마스크가 일상화가 된 이유는 황사나 미세먼지 등으로 오염된 공기 때문이다. 건강하던 성인도 황사나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는데 우리 아이들은 안전할까?
지난 4월 28일, 경기도 양주시에 위치한 샘내어린이집의 한 교실. 블록으로 탑 쌓기, 그림그리기 등 놀이수업의 재미에 푹 빠진 아이들 사이에서 회색빛 네모난 기계를 여기저기 갖다대며 뭔가를 열심히 살피는 이가 있었다. 네모난 기계 속 액정을 확인하더니 꼼꼼하게 옮겨 적고, 장소를 옮겨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그의 정체가 수상한 가운데 이를 지켜보는 샘내어린이집 박지숙 원장의 표정이 살짝 굳어있었다.
“어린이집 실내공기질 무료 측정서비스가 있다고 해서 저희 어린이집 공기 상태가 궁금해 신청했는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걱정이 돼요.”
어린이집 원장을 긴장하게 만든 이의 정체는 실내공기질 무료 측정서비스를 위해 나온 양주시 여성보육과 황여진 주무관. 이날 황 주무관은 실내공기질 종합측정기를 이용해 샘내어린이집 교실 내부 미세먼지(기준치 1백㎍/㎥)와 일산화탄소(기준치 10ppm), 이산화탄소(기준치 1천ppm) 등의 수치를 측정했다.
“실내공기질 상태가 좋은 편이에요. 평소 관리를 잘 하고 계시네요.”
그제야 박 원장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샘내어린이집은 미세먼지 55㎍/㎥, 일산화탄소 1ppm, 이산화탄소 5백14ppm 수준으로 기준치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이 같은 결과에 박 원장은 “실내공기질 의무점검 대상은 아니지만 공기질 상태를 알아야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잘 관리할 수 있을 것 같아 신청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이라며 “교실마다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고 미세먼지나 황사가 심한 날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또 “정기적인 대청소로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관리하고 매주 금요일엔 모든 장난감을 세척, 소독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황 주무관은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들은 호흡기 질환 등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아이들이 깨끗하고 안전한 어린이집에서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실내공기질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더욱 깨끗하게 공기질을 관리해달라”고 당부했다.
경기도 보육청소년담당관 031-8030-3214
4백30㎡ 미만 도내 어린이집 8백82개소 대상
어린이집 실내공기질 무료 측정 ⓒ 김상근 기자
경기도는 올해 3월부터 12월까지 실내공기질 측정 의무가 없는 면적 4백30㎡ 미만 도내 어린이집 8백82개소를 대상으로 실내공기질 무료 측정서비스를 실시한다. 측정대상 어린이집은 시·군 자체 기준에 의해 선정하며, 측정을 희망하는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우선 실시 중이다. 보육시설 실내공기질 기준을 초과한 시설에는 환기방법 안내, 관음죽 등 정화식물 비치 권고, 오염발생 원인물질 교체 권고, 베이크 아웃 등 공기질 향상을 위한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한다. 양주시 여성보육과 최은영 보육정책팀장은 “공기질을 측정하려면 보통 30~4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지만, 이 서비스는 무료인데다 영유아 호흡기 건강까지 챙길 수 있어 실내공기질 의무측정 제외 어린이집들로부터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