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세계도자센터 ⓒ 김지영 기자
지난 9일, 2015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가 열리는 이천세라피아를 찾았다. 2001년에 시작하여 올해로 8회를 맞고 있는 이번 행사는 이천세라피아, 여주도자세상, 광주 곤지암도자공원에서 색(色)을 주제로 동시에 열린다. 이 세 곳 중 이천에서는 이색(異色)을 주제로 도자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이색’은 도자예술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도자의 영역 확장을 시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 독창적 작품 세계 보여주는 ‘수렴과 확산’전
세계도자센터 2층에서는 <수렴과 확산>전이 열리고 있다. 이곳에는 현대 도자의 영역을 확대하고 가능성을 제시하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국내외 작가들의 독창적인 작품들을 보고 그 속에 담긴 깊은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존슨 창의 작품 ‘누가 했는가’(왼쪽)과 김주리의 작품 ‘휘경’(오른쪽) ⓒ 김지영 기자
‘수렴’은 도자예술이 기존의 전통적인 시각으로부터 벗어나 다양한 방법으로 조형적 표현의지와 예술개념을 담은 새로운 실험과 도전을 의미한다. 존슨 창의 ‘누가 했는가’는 죽은 천사를 가운데에 두고 군복을 입은 아기들이 서로를 가리키며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다. 관람객들은 작품만 보고도 제목을 바로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우울한 분위기지만 눈물, 콧물까지 흘리는 귀여운 아기들의 표정으로 웃음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확산’은 도자가 사회, 역사, 정치적 맥락에서 재해석되며, 개방적으로 영역을 확대해 미래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주리의 ‘휘경(揮景)’은 흙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작가가 매일 작품에 물을 부어 서서히 침식시킨다고 한다. 이는 흙으로 생명이 시작하고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것을 암시하여 물질의 순환성을 나타낸다. 관람 중 작가가 작품에 물을 주는 모습을 볼 기회가 포착될 수도 있다.
◇ 2015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국제공모전
세계도자센터 3층에는 2015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국제공모전에 출품된 작품 중 98점이 전시되어 있다. 이 공모전은 세계에서 가장 큰 도자 공모전으로 이번에는 74개국의 작가 1,470명이 2,629점의 작품을 출품했다. 그 중 10점만이 대상, 금상, 은상, 동상, 특별상을 받았다. 대상은 영국의 네일 브라운스워드(Neil Brownsword)가 받았다.
대상을 받은 네일 브라운스워드의 작품 ‘국보’ ⓒ 김지영 기자
그의 설치작품인 ‘국보’는 다큐멘터리 영상과 손으로 그린 그림이 있는 도자접시 6점, 누군가 쓰고 있었던 것 같은 작업 책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장에서 똑같이 프린팅을 하는 것과 달리 50년 이상 직접 손으로 그림을 그리는 장인들의 모습으로, 산업의 공동화 현상이 가져온 경제 몰락과 노동문화의 부재를 꼬집는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을 잃고 있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개막식 때는 작가가 이 책상에 앉아 작업을 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 다양한 체험의 기회
세계도자센터 1층 세라믹스창조공방에서는 한일세라믹스워크숍이 열리고 있다. 도자유리 분야 전문작가들의 현장 시연을 통해 새로운 세라믹스 창작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관계자가 제작 과정 등을 설명해 주면서 관람객들과 소통을 한다. 기자가 간 날엔 물결무늬가 있는 유리잔을 제작하고 있었다. 관람객들은 1600℃ 이상의 가마에 넣었다 빼기를 반복하여 마침내 제 모습을 갖추어 완성되는 잔의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유리 잔 제작 시연 모습 ⓒ 김지영 기자
또한 관람객들은 행사장 곳곳에서 다양한 체험이벤트를 즐길 수 있다. 대한민국명장회 주관의 ‘전국물레 기능대회’를 볼 수 있고, 어린이들은 체험형 전시 공간인 키즈비엔날레 ‘토야 별 탐험대’에서 창의적 체험을 할 수 있다. 또한, 흙 높이 쌓기 대회, 흙 멀리 던지기, 흙 밟기 체험 등의 흙놀이 이벤트는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어 보다 의미가 있다.
도자 만들기 체험하고 있는 어린이 ⓒ 김지영 기자
2015 세계도자비엔날레는 4월 24일부터 5월 31일까지 이천세라피아·광주 곤지암도자공원·여주도자세상에서 진행되며 입장권은 만19세부터 64세까지는 10,000원이고, 만 7세부터 18세와 만 65세 이상, 20명 이상 단체는 5,000원이다. 광주·이천·여주 지역주민과 미술·공예·도예학과 대학생 및 대학원생도 5,000원이다. 사전예매를 하면 최대 25% 할인혜택이 적용된다. 이천과 여주와 광주를 잇는 셔틀버스도 운행되고 있다. 지역도자기축제도 그 주변에서 열리고 있어 더 많은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