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지사가 18일 기업애로를 해소하기 위한 현장방문을 실시했다. 이번 방문은 군포시 당정동 공장밀집지역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팩컴코리아에서 현장체험 및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현장방문과 간담회에는 남 지사뿐만 아니라 최현덕 도 경제실장, 오후석 도 안전기획관, 이희원 도 예산담당관 등 경기도 주요 공무원들도 참석했다. 군포시에서는 김윤주 군포시장 등이 함께 했다.
행사는 당정동 공장밀집지역 기업 현장에 대한 브리핑을 듣고, 현장을 견학한 후 간담회를 갖는 순서로 이뤄졌다. 기업 현장 브리핑을 통해 당정동 공장밀집지역과 장소를 제공한 기업 팩컴코리아의 현황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다.
기업애로 해소를 위한 현장 간담회가 진행 중이다. ⓒ 최규원 기자
공정을 참관하는 등의 기업 현장 견학이 끝난 후 이어진 간담회에서는 기업의 애로사항에 대한 핵심을 찌르는 대화가 오갔다.
간담회를 시작하자마자 한 기업인은 “기업에서 무언가를 공직자에게 요구할 때면 감사에 걸린다며 거절 당할 때가 많았다”고 호소했다.
이에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경기도는 감사 사전 컨설팅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감사에 걸리는지 사전 컨설팅을 해줌으로써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이를 통해 기업의 과도한 규제 등 잘못 적용된 것을 바로잡고자 한다. 이런 애로사항이 있을 때 바로 도에 연락을 달라”며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큐맥슨제약 안덕찬 상무이사는 제조공장 부지 확보에 대해 건의했다. 안 이사는 “요즘 회사 수익률이 많이 떨어지고 있어 공장 부지를 물색하고 있는 중인데 정부와 시·도에서 지원을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태정 경기도 일자리정책관은 “산업단지 안으로 들어가는 게 유리할 것이다. 산업단지 내에서 산업기반 등 여러 가지를 지원하고 있다. 경기도가 운영하고 있는 산업단지가 몇 개 있는데 이곳에 들어오겠다고 하면 적극 도와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자 안 이사는 “멀리 이사를 하려면 직원들도 다 옮겨야 하는 단점이 있어 군포시에 있고 싶지만 땅값이 비싸서 엄두가 안 난다”며 “시에서 저렴하게 부지를 확보해 줄 수 없느냐”고 되물었다.
김윤주 군포시장이 기업의 의견에 답변하고 있다. ⓒ 최규원 기자
김윤주 군포시장은 “해당 기업만 편의를 봐줄 순 없다. 땅값이 좀 비싸더라도 그 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사가 있다면 방법은 함께 논의해 보겠다”고 답했다.
다음으론 동진의료기 이규석 대표가 절차의 간소화 문제를 제기하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기업을 이전하고 싶은데 폐업신고를 해야 한다. 하지만 폐업신고를 하려면 번거로우니 이전한 지역에 가서 신규 등록을 하는 방법이 도입되면 좋겠다. 불필요한 절차를 없애면 기업을 운영하는데 더 수월할 것 같다”고 의견을 말했다.
김태정 일자리정책관은 “이 부분은 제도개선 건의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남 지사 또한 “경기도 바깥으로 공장을 이전할 것이 아니라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해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타이텍 양재숙 대표이사가 CCTV 안건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 최규원 기자
타이텍 양재숙 대표이사는 당정동 공장지대 CCTV 설치 건에 대해 건의했다. 양 이사는 “당정동 공장지대에는 골목과 좁은 도로가 굉장히 많다. 차량 사고도 종종 발생한다. 또한 군포공단은 아직까지 3D업종이 많아 근로자들이 24시간 출퇴근하는 실정이다. 야간에 출퇴근 하는 사람들의 사건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CCTV를 확충했으면 한다. 현재는 몇 대 없지만 최소 20대 정도 확충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희원 도 예산담당관은 “바로 오늘 아침에 이 문제를 적극 검토하라는 남경필 지사의 말이 있었다”고 말했고 간담회장에는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다.
성신화학 김권진 대표는 제품 홍보 전시관에 대한 안건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군포시 제품 홍보 전시관이 지금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수한 중소기업 제품을 전시하는 홍보관을 설치하면 대외적으로는 매출 증대와 브랜드 가치 상승 효과를 얻을 수 있고 대내적으로는 업체 간 소통이 보다 활발히 이루어질 것”이라고 건의했다.
김윤주 군포시장은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어야 가능한 일이다. 첨단 산업단지에 산업진흥원을 만들려고 계획하고 있다. 그런데 기업들이 참여를 안 해준다. 이러면 의미가 없어진다. 때문에 기업측면에서 좀 더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응답했다.
김권진 대표는 이에 “기업이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윤종일 대표이사는 경기도 내 중소기업 홍보관이 이미 두 군데나 운영 중임을 설명하며 “앞으로 수원에도 전시관을 만들 계획이다. 수원을 포함해 총 3개의 전시관이 생기는 셈인데, 앞으로 기업들이 이곳을 자주 이용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홍은전자 이정희 대표는 “일자리가 있어도 안전하지 않으면 소용없다. 현재 위험한 곳이 몇 군데 있는데 소유주나 관리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누가 손을 대야할 지,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모르는 상황”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오후석 도 안전기획관은 이 문제에 대해 “그렇지 않아도 현장에 다녀왔다. 기본적으로 보면 3~10도 정도 앞으로 기울어져 있는 상황이다. 수직 하중을 받고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 현재 하중이 많이 나가는 구조물도 얹어져 있다. 급격하게 붕괴될 상황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문제가 심화될 수 있기 때문에 조속한 시간 내에 보완을 하겠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팩컴코리아 김경수 대표가 발언했다. 김 대표는 “팩컴코리아는 단돈 1억원으로 창업했으나 불과 15년 만에 대한민국 수출 1등 기업으로 우뚝 섰다. 벌어들인 돈으로 투자를 하면서 수출을 해왔는데. 요새는 왜 그렇게 투자를 열심히 했는지 회의감이 든다. 작년에 초유로 100억원 정도의 매출 감소가 있었다. 본격적으로 세계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해 수출 지원을 받으려 해도, 이미 매출이 어느 수준 이상이기 때문에 지원을 받을 수가 없다. 물론 작은 기업도 도와야겠지만 진짜 세계로 나아가려는 자립한 회사들도 좀 도와주었으면 한다. 현재는 도움을 받으려 해도 중견기업들은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고 애로사항을 토로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간담회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최규원 기자
이에 남 지사는 “아주 장기적인 과제일 것 같다. 하지만 해결하도록 노력해 보겠다.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에 대해서는 도 차원에서 모든 편의를 제공할 생각이다”고 얘기했다.
군포시에는 많은 공장과 기업이 위치해 있다. 이번 기업애로 해소 현장방문을 통해 그들의 고충과 애로사항을 귀담아 듣고, 하루 빨리 해결해 더욱 일하기 좋은 군포시와 경기도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