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생활체육대축전 에필로그, 론볼을 아세요?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2015 전국생활체육대축전이 성료됐습니다!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경기도 이천 등 12개 시군에서 열린 이번 대축전은 전국 16개 시도에서 6만명(선수단 2만명, 관람객 4만명)이 모여 정식종목 38개 장애인 8개 시범종목 10개 총 56개 종목에서 기량을 겨뤘습니다.
그러나 생활체육대축전의 가치는 승부나 규모로만 잴 수가 없습니다. 프로나 아마추어의 격을 넘어 말 그대로 일상 속에서 건강하게 즐기는 생활체육의 향연이란데 있죠.
행사가 성료된 지금, 아직 사람들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는 종목 하나를 소개할까 해요. 이 대회의 가치를 엿볼 수 있게 하는 종목이죠. 조금만 배우면 금새 익힐 수 있는 쉬운 규칙, 그리고 남녀노소 심지어 장애인과 비장애인까지 따로 놀지 않고 대등하게 승부를 낼 수 있는 게임이 있습니다. 바로 론볼입니다.
전국생활체육대축전 에필로그, 론볼을 아세요?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이 곳은 국내 최고 시설을 자랑하는 시흥 론볼경기장입니다. 론볼은 이번 대회에서 장애인 부문 종목으로 선보였는데요, 때 마침 약속이라도 한 듯 경기도 대표팀을 곧장 만나게 됐답니다.
“오늘 경기는 끝났고요, 내일 결승전 준비해야죠.”
경기도는 론볼에 있어 전통의 강자로 2002년 선수단 출범 이래 그간 많은 대회에 출전, 전국체전 3연패 등 금자탑을 쌓았습니다. 대축전에서도 늘 상위권을 차지하는 강자였다네요.
제가 찾아간 날엔 45세 이상 장년부 복식 경기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가장 막강한 라이벌로 손꼽히는 전남 팀과 일찌감치 8강에서 격돌, 사실상의 결승을 펼쳤는데 4대0으로 낙승했습니다.
준결승에서는 대전 팀을 만났는데 기권승을 받아냈습니다. 이 종목의 특색으로 바둑의 불계승처럼 상대가 기권을 할 수 있답니다. 이미 은메달은 확보한 거죠.
이 밖에도 오픈 4인조와 B4 복식 등 경기를 펼치는 경기도의 목표는 단연 종합우승입니다.
전국생활체육대축전 에필로그, 론볼을 아세요?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나이 지긋하시고 몸도 불편하지만 얼굴을 보면 아이들 마냥 즐거워 보입니다. 지금도 보란듯이 도전할 수 있는 목표가 있다는 거겠죠. 결승에서의 승리도 낙관하고 있었습니다. 론볼은 대체 어떤 경기이길래 이들을 웃게 하는 걸까요. 남상열 경기도론볼선수단 감독님에게 들어봅니다.
전국생활체육대축전 에필로그, 론볼을 아세요?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저는 여기서 막내죠. 아직 40대인걸요. 반면 오늘 선수로 뛴 원용채 선수 같은 경우는 72세랍니다. 얼마든지 칠순이 넘어도 심지어 몸이 불편해도 현역 선수로 뛴 수 있는 경기가 바로 론볼이랍니다.”
론볼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으며 프로에서부터 아마추어까지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신흥 스포츠 종목입니다. 심지어 남 감독은 “장애인과 비장애인도 따로 체급을 나눌 것 없이 같이 팀을 이뤄 겨룰 수 있을만큼 신체적 핸디캡이 작용하지 않는다”고 밝힙니다.
전국생활체육대축전 에필로그, 론볼을 아세요?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론볼은 영국에서 시작된 스포츠로 왕족들의 유희였습니다. 공을 굴려서 맞추는 모습이 언뜻 보면 볼링과 흡사하며 얼마전까지 이름도 ‘론볼링’이었다죠. 반면 상대팀의 공을 맞춰 움직여도 된다는 건 동계올림픽의 ‘컬링’과도 비슷합니다.
전국생활체육대축전 에필로그, 론볼을 아세요?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규정을 간단히 설명드릴게요. 이 게임은 상대보다 점수를 많이 내야 이기는 것으로, 각자 규정된 공을 사용합니다. 공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표적구라 불리는 작은 공인구와 일반 공이 있죠. 우선 표적구를 굴리는데 최소 25m이상 굴러가야 인정됩니다. 이후 일반 공을 표적구에 가까이 굴려보내야 해요. 단위 측정자로 0.1mm단위까지 재어서 결과를 기록하죠. 상대보다 조금이라도 가까워야 높은 점수를 얻는 답니다. 한번에 1점부터 최대 4점까지 획득 가능합니다. 반면 상대팀은 상대의 공을 튕겨내 멀리 보낼 수 있답니다.”
전국생활체육대축전 에필로그, 론볼을 아세요?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설명을 들으니 정말 쉽네요. 대한민국은 아시아의 강호로 지난해 장애인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 3개를 따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늘 상위권에 랭크된다고 합니다. 다른 스포츠는 여의치 않은 장애인들에게 있어 각광받는 스포츠인건 당연하고, 최근 들어선 비장애인들도 많이 즐기고 있다네요. 물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통하기도 딱 좋은 게임이고 말이죠.
“론볼은 장애를 입은 사람이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데 있어 정말 좋아요. 저도 2005년 산업재해를 입고 재활을 하다가 알게 된 스포츠입니다. 탁구도 해봤지만 야외에서 즐기는 스포츠로는 이만한게 없죠. 우선은 장애 입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날려버리는데 정말 좋아요. 통증도 잊습니다. 사실 저도 늘 다리에 통증을 느끼며 살지만 경기장에선 잊어버려요. 통증도 우울함도 다 날아가니 얼마나 좋습니까.”
전국생활체육대축전 에필로그, 론볼을 아세요?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이틑날, 남 감독은 낭보를 가져왔습니다. 정말로 종합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쉴 새가 없습니다. 당장 이달 26일부터 단일종목으로는 더 크게 열리는 시흥시장배 대회를 준비해야 하거든요. 바로 이 경기장에서요.
장애가 있어도, 나이가 들어도 개의치않고 몰두할 수 있는 스포츠가 있다는 건 행복한 일입니다.
전국생활체육대축전 에필로그, 론볼을 아세요?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전국생활체육대축전은 올림픽 같은 세계 대회나 전국체전에 비하면 인지도가 떨어지는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대회는 경기의 승패를 떠나 참가자들에게 있어 큰 의미를 갖습니다. 생활체육의 재미를 선사하고 모두가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남 감독 역시 “대축전의 의미는 해마다 누구든 어울려 웃고 떠들 수 있는데 있다”고 말합니다.
한편 경기도 선수단은 홈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당당히 1등을 차지했습니다. 56개종목 중 45종목에 임원 261명과 선수 1953명 합계 2214명을 내보내 42개 종목에서 입상하며 최다종목우승 및 경기력상을 수상했습니다.
특히 배드민턴은 15연패의 대기록을 달성했고 탁구와 인라인도 11연패를 했답니다. 우승 31종목, 준우승 3종목, 3위 8종목이라죠. 장애인 종목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론볼 당구 볼링을 비롯 8종목 중 6종목에서 입상했고요. 냉정한 승부 대신 즐거운 경기로 매해 찾아오는 전국생활대축전, 벌써 내년이 기대되는걸요?
[출처/달콤한 나의 도시, 경기도]
[글. 사진: 권근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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