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뢰더 전 총리의 강연을 경청하고 있는 참석자들. ⓒ 경기G뉴스 제공
지난 22일, 게르하르트 프리츠 쿠르트 슈뢰더 前 독일 총리(이하 슈뢰더 전 총리)가 경기도를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도의회에서 연설을 위한 것으로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경기연구원의 주최로 이뤄졌다.
오전 11시부터 40분 동안 진행된 슈뢰더 총리의 연설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도의원, 공무원 등 3백여 명이 참석했다. 슈뢰더 전 총리의 이번 연설은 ‘독일 통일과 연정경험, 그리고 한국에의 조언’을 주제로 진행됐다.
그는 우리나라와 독일의 공통점에 대해 설명해 청중들의 공감을 샀다. 독일 역시 분단 경험을 가지고 있고, 라인 강의 기적을 이루어낸 국가라는 것이다.
그러나 슈뢰더 전 총리는 우리나라와 독일의 차이점 역시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차이점으로 우리나라가 2차 세계 대전의 피해국인 것과 분단으로 인한 전쟁 경험이 있다는 것을 꼽았다.
슈뢰더 전 총리는 1960년대의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이 덕분에 독일은 현재 유럽 내에서 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슈뢰더 전 총리는 “과거 가난한 농업국이었던 한국이 명실상부한 산업대국으로 발전한 것을 대단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한국이 경제 기적을 이룩하는 데 독일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다면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전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연설에서 크게 세 가지를 강조했다. 바로 △통일 △구조 개혁 △경기도가 시행하고 있는 ‘경기연정’이다.
특히 슈뢰더 전 총리는 연정에 대해 ‘두 개의 뿌리가 하나로 합쳐지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여당과 야당이 더 좋은 정치를 위해 통합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는 “정당보다는 국가가, 국가보다는 사람이 먼저”라고 말하며 경기도의 연정이 이를 실현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임을 이야기했다.
그는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부지사 인사권을 야당에 넘긴 것과 정책에서도 연정을 펼치고 있는 것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법으로 정해져 강제적으로 지키는 것이 아닌 충분한 정치적 합의에 의한 연정의 가능성을 경기도에서 찾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대학생들의 공감을 산 부분도 있다. 바로 ‘전후 세대’에 대한 언급이다. 그는 “전후 세대는 죄 값을 직접 무는 세대가 아니다”고 말하며 “그러나 전후세대는 미래를 책임지는 세대이기 때문에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대학생들이 한 번쯤 생각해볼만한 조언이다.
슈뢰더 전 총리는 “독일은 대한민국에게 선생님이 되기보다는 조언자가 되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번 슈뢰더 전 총리의 연설은 앞으로 경기도가 발전시켜나가야 할 연정에 대한 선 사례와 통일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