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자전거투어의 메인 스테이지. ⓒ 신형재 기자
지난 24일 임진각 평화누리에 위치한 경기평화센터에서 DMZ자전거투어가 열렸다. DMZ자전거투어란 임진각을 출발해 DMZ의 일부를 자전거를 타고 돌아보는 행사이다. 평소 경기북부를 무대로 펼쳐지는 각종 행사에 관심이 많고 자전거도 좋아하기 때문에 바로 신청했다.
주변사람들에게 DMZ자전거투어에 참여한다고 하자 대부분 “DMZ가 뭐야?”라고 되물었다. 그만큼 DMZ는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곳이다. DMZ는 ‘Demilitarized Zone’의 약자로 한국전쟁 이후 휴전협정과 함께 남한과 북한 모두 무장을 금지하기로 한 지역이다.
참가자들이 자전거 대여부스에서 자전거를 빌리고 있다. ⓒ 신형재 기자
행사 당일 기자를 포함해 300여명의 시민들이 DMZ자전거투어에 참여했다. 임진각 평화센터에서 참가 접수와 함께 3천원을 지불하고 자전거를 대여했다. 아동용, 성인용 등 다양한 자전거 중 체격에 따라 알맞은 자전거를 선택할 수 있었다. 개인 소유의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도 물론 가능하다. 기자는 28단 기어에 탑승감이 좋은 유사 MTB자전거를 대여했다.
자전거투어는 같은 날 진행된 위민크로스 행사에 이어 시작됐다. 투어에 앞서 사회자가 DMZ자전거투어에 관한 퀴즈를 내고 정답을 맞힌 사람에게 선물을 주는 이벤트도 진행됐다. 문제는 자전거투어 코스의 총 길이와 코스 안에 있는 섬 이름 맞히기 두 가지였다.
투어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참가자들. ⓒ 신형재 기자
자전거 투어 코스는 임진각통문→통일대교(남문)→통일촌사거리→군내삼거리→통일대교(북문)→초평도 인근(휴식)→64T(반환)→임진각(도착) 총 17.2km 구간이었다. 준비운동을 마친 후 다함께 ‘DMZ 달려보자 자전거투어 파이팅!’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출발했다.
자전거 상급자가 앞쪽 대열, 중급자와 초보자들은 뒤쪽 대열에 서는 등 수준별로 위치가 정해졌다. 대열의 가장 뒤에는 지친 사람을 태울 수 있는 카트와 자전거의 고장에 대비한 트럭이 뒤따르며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자전거를 잘 타는 사람과 못 타는 사람이 섞여있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주행은 불가능 했다. 평소 빠르게 달리는 것을 좋아하던 기자는 아쉬웠지만 좋은 점이 있었다. 코스 이곳저곳을 세밀하게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첫 구간이었던 통일대교 일대는 일반 차로였다. 왕복 4차선 중 2차선을 사용해 자전거가 달렸다. 가장자리 차선에서는 드물게 자동차들이 지나갔다.
평소 자전거로 도로 위를 달릴 때면 자동차나 신호 등 장애물이 많아 늘 한쪽으로 붙어 달리며 혹시 사고가 나진 않을까 마음 졸였는데 이곳에서는 안전사고에 대한 걱정도 덜고 제대로 달릴 수 있었다. 투어가 열리던 날은 한여름 못지않은 무더위가 기승이었는데 자전거를 타며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 더위가 가시는 것 같았다.
참가자들이 철책 옆을 달리고 있다. ⓒ 신형재 기자
두 번째 구간이었던 초평도와 64T 일대는 산길과 농로로, 산길이 험하지는 않았으나 경사가 조금 있었다. 이곳에서는 DMZ의 아름다운 자연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DMZ는 개발과 통행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연보존이 잘 되어 있다. 간간히 뻐꾸기 소리도 들을 수 있었고 철책 너머로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울창한 산림도 눈에 들어왔다.
아쉽게도 DMZ 코스의 대부분이 사진촬영 금지구역이라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으로 모두 담아올 수 없었으나 일부구간에서는 사진촬영이 가능해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이날 자전거투어 참가자들은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서 도심에서 느낄 수 없었던 매연 없는 바람을 쐴 수 있어서 좋았고 다양한 코스로 되어있어 일반인들이 체험하기 좋았다”라는 반응과 “비무장지대의 철조망을 보며 분단의 아픔을 인식하고 평화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DMZ자전거투어는 남북평화와 생태계의 중심지 DMZ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였다. 통일에 대한 관심과 노력으로 DMZ가 군사시설이 아닌 지하철을 타고도 갈 수 있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
경기관광포털(ggtour.or.kr)에서는 다양한 경기도의 관광 정보를 제공한다. ⓒ 신형재 기자
한편 DMZ자전거투어는 매년 3월에서 11월까지, 매월 넷째 주 일요일에 열리는 행사로 경기관광포털(ggtour.or.kr)에서 사전등록을 한 뒤 참가할 수 있다. 자전거투어 외에도 DMZ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니 DMZ 홈페이지(dmz.gg.go.kr)나 경기관광포털을 참고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