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마성터널 10중 추돌사고, 재난안전훈련과 카톡으로 대응!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오후 3시 정각 영동고속도로의 용인 마성터널 인천방향 차선에서 차량 한대가 고장으로 멈춥니다. 미처 피하지 못한 차들이 10중 추돌사고를 일으키고 화재가 발생하면서 일순간 아비규환이 되는 사고 현장, 승용차 트럭 버스가 한 대씩 전소하면서 사상자가 늘어납니다. 결국 사망자 12명 중상자 23명 경상자 55명의 대참사로 번지고 맙니다. 하지만 피해가 더 커지는 것은 막을 수 있었는데요, 사고 대응을 위해 모인 26개 기관 및 단체의 신속한 협력으로 시민들을 터널 밖으로 대피시키고 화재를 진압했죠.
이는 21일 해당 지역에서 실시된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의 시나리오입니다. 정차한 버스를 대형트럭과 승용차가 추돌하면서 벌어질 수 있는 끔직한 재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실전을 방불케하는 대규모 훈련이 2시간여 동안 진행됐습니다. 이번 훈련엔 경기도 재난안전본부를 비롯 26개 중앙부처 및 지자체, 유관 기관에서 총 245명이 소집됐습니다. 도 관계자 말에 따르면 실전 위주의 훈련을 통해 범국가적 총력 재난대응 체제를 확립하고 국민을 보호하고자 준비한 노력입니다.
용인 마성터널 10중 추돌사고, 재난안전훈련과 카톡으로 대응!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그런데 이와 같은 대규모 훈련에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소방대원, 구급대원, 군부대와 경찰, 헬기 등을 보면서 한가지 의문점이 들었습니다.
“26개 기관, 250여명에 달하는 인원이 어떻게 이런 신속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는 걸까? 훈련이 아닌 실전에서도 이것이 과연 가능한 것일까.”
경기도가 이에 내놓는 해답이 있습니다. 바로, 카카오톡 단체방의 활용입니다.
용인 마성터널 10중 추돌사고, 재난안전훈련과 카톡으로 대응!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기존의 수직적인 보고 체계는 긴급 상황에 활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절차를 거치다 보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보고하다 상황이 끝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단톡방`을 활용한 보고는 이러한 절차를 모두 간소화하여 상황 보고와 지시 전달의 시간을 대폭 줄였습니다. 보다 빠른 현장 대응이 가능하겠죠. 게다가 현장상황에 대한 이해가 사진, 동영상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전달되고 한번에 많은 사람과 공유되기 때문에 상황판단과 의사결정이 정확해 질 수 있습니다. 일방적인 전달이 아닌 소통을 통해 유기적인 전략을 수립하여, 빠르게 긴급 상황에 대응할 수 도 있죠.
용인 마성터널 10중 추돌사고, 재난안전훈련과 카톡으로 대응!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각 기관의 실권을 쥔 이들이 신속하게 지령을 내림에 따라 길이 1495m에 달하는 터널에서 쉽지 않을 재난대응 활동이 효과적으로 진행됩니다.
도로공사의 초동조치로 방재시설이 원격으로 가동되고 심정지 상태의 긴급환자는 특수대응단이 헬기로 이송합니다. 보건복지국은 응급의료소를 꾸려 환자를 살피고 고속도로순찰대와 소방대 또한 건설국과 도로공사의 터널 및 도로 정보에 맞춰 효율적으로 통제 및 피난유도에 나섭니다. 사후처리는 도로공사와 5078부대가 나서 유독물 누출 봉쇄와 도로정화에 힘씁니다.
용인 마성터널 10중 추돌사고, 재난안전훈련과 카톡으로 대응!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이 같은 훈련 전반에 카카오톡 방이 동시 활용되어 상황 및 대책공유를 하는 모습은 아직까지 보기 힘든 풍경인데요, 경기도 재난안전본부 안전기획과 관계자의 말을 들어봤습니다.
“IT시대를 맞아 이렇게 카카오톡을 활용해 재난에 맞서는 시도도 가능한 거지요. 과거 페이퍼 플랜 단계에서 논의된 사례는 있지만 이렇듯 대대적인 훈련에서 실전을 대비해 이용되는 건 국내서 전례를 찾기 힘들 겁니다.”
“실전에서의 활용도는 긍정적으로 검토하시는 건가요?”
“실제로 이런 상황이 벌어질시 각 기관의 전화통은 불이 납니다. 일일이 다 받을 수도 없을 정도라 초동 대처가 어렵죠. 하지만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진 지금 단톡방을 이용하면 보다 신속하게 수십여 유관기관이 유기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전략을 짜 함께 움직이기 편합니다. 오늘 훈련 시나리오도 카카오톡을 활용함으로써 안전기획관이 도지사에게 도 재난안전대책본부 구성을 빠르게 승인 받아 신속하게 모든 활동이 이뤄질 수 있었습니다.”
이 관계자는 몇 가지 예를 들며 “건설과는 터널의 구조와 깊이, 길이 등의 정보를 신속히 전파하고 교통과는 교통상황 및 제어에 관한 속보를 실어오기에 각 기관마다 인명구조와 화재 진압을 위한 전략을 사전에 확보하고 현장에 뛰어들 수 있다”고 밝힙니다.
용인 마성터널 10중 추돌사고, 재난안전훈련과 카톡으로 대응!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SNS를 활용하는 이 방안이 실전에서도 통한다면 이는 긴급 재난 현장에서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사소하고 작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커다란 첫 발을 경기도에서 내딛고 있는 걸지도 모르죠. 훈련의 규모 뿐 아니라 시스템적인 측면에서도 주목되는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이었습니다.
[출처/달콤한 나의 도시, 경기도]
[글. 사진: 권근택]
[편 집: 박해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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