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펫 위에 서서 신호를 기다리는 어린이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506/20150608132947548604252.jpg)
옐로카펫 위에 서서 신호를 기다리는 어린이들 ⓒ 국제아동인권센터 홈페이지
서울시 성북구 길원초등학교 앞 건널목. 아이들을 지켜주겠다는 동네 주민들의 마음이 길 위에 노랗게 펼쳐졌다. 바로, 국제아동인권센터와 마을 주민들이 함께 진행한 ‘아동이 안전한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의 미아초등학교와 길원초등학교, ‘해맑은 어린이공원’ 3곳에 어린이들의 안전을 지키는 노란 삼각형 모양의 공간이 마련된 것이다. ‘옐로카펫’이란 이름의 이 공간은 알루미늄 재질의 스티커로 만들어져 있다. 페인트보다 조금 비싸지만, 내구성이 뛰어나고 색깔이 훨씬 두드러져서 눈에 더 잘 띈다고 한다.
![옐로카펫의 안내문을 들여다보는 어린이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506/20150608132947556061034.jpg)
옐로카펫의 안내문을 들여다보는 어린이들 ⓒ 국제아동인권센터 홈페이지
이곳에서는 밤길 안전도 문제없다. 센서가 있는 태양광 램프를 달아 어린이가 이곳에 들어서면 환하게 불을 밝히기 때문이다. 늦은 시간까지 학원에 다니는 고학년 학생들을 위한 배려가 엿보인다. 또한 키가 작아 운전자들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어린이들의 책가방에는 형광색 옐로카드를 달아주었다. 누구보다 마을의 교통안전 실태를 잘 아는 주민들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센서로 어린이들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태양광 램프](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506/20150608132947559617918.jpg)
센서로 어린이들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태양광 램프 ⓒ 국제아동인권센터 홈페이지
![어린이의 책가방에 달린 형광 옐로카드](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506/20150608132947557947268.jpg)
어린이의 책가방에 달린 형광 옐로카드 ⓒ 국제아동인권센터 홈페이지
이 프로젝트는 주민과 함께 마을의 안전 위협요소를 조사하는 것부터 시작됐다. 주민들은 동네 청소년자원봉사단 ‘길음밴드’와 마을 구석구석을 답사한 결과,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어린이들이 잦은 사고위험에 노출돼 있는 횡단보도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우리나라 아동 사망사고 중 교통사고 비율이 44%, 특히 교통사고 중에서도 횡단보도 관련 사고 비율이 81% 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달여간의 회의를 통해 주민들은 횡단보도 진입부에 둘레 2m 30cm의 ‘옐로카펫’을 깔자는 아이디어를 탄생시켰다. 이 아이디어는 입구를 노란색으로 칠해 멀리서도 잘 보일 수 있게 한 스페인의 한 식당 건물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마치 전등에서 나오는 불빛처럼 넓게 퍼지는 노란색이 인상적이다.
국제아동인권센터에서는 ‘옐로카펫’을 펼칠 장소를 선정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2주도 안되는 기간에 1676명의 주민들이 참여해 3군데의 장소를 정했다. 옐로카펫을 펼칠 장소가 결정되자 주민들은 직접 망치를 들고, 알루미늄 스티커를 붙이는 일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말 그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마을 아이들을 지켜주고 싶은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만들어 낸 결과물인 것이다.
![옐로카펫 프로젝트에 참여한 주민 1676명](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506/20150608132947556349430.jpg)
옐로카펫 프로젝트에 참여한 주민 1676명 ⓒ 국제아동인권센터 홈페이지
![바닥에 직접 노란색 알루미늄 스티커를 붙이는 주민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506/20150608132947558752730.jpg)
바닥에 직접 노란색 알루미늄 스티커를 붙이는 주민들 ⓒ 국제아동인권센터 홈페이지
![옐로카펫을 만드는 장면](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506/20150608132947579981979.jpg)
옐로카펫을 만드는 장면 ⓒ 국제아동인권센터 홈페이지
이번 옐로카펫의 설치비용은 삼성카드 산하의 ‘열린 나눔’이라는 단체가 후원을 했다. 후원금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되기도 하지만, 국제아동인권센터에서 모금행사를 진행할 수도 있고 자치단체와 협력을 구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주민들의 참여도와 열정이다.
어떤 전문가가 온다고 해도 실제 그 동네에서 운전하고 아이들과 생활을 하는 주민들보다 지역의 위험지대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설치 구역 선정부터 세세한 디자인과 시공까지 함께할 생각이 있어야 한다. 옐로카펫이 우리 마을에도 펼쳐지길 바란다면 국제아동인권센터 홈페이지(www.incrc.org)에 글을 올려 보길 바란다.
![옐로카펫 프로젝트를 신청할 수 있는 국제아동인권센터 홈페이지](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506/20150608132947577001888.jpg)
옐로카펫 프로젝트를 신청할 수 있는 국제아동인권센터 홈페이지 ⓒ 국제아동인권센터 홈페이지
옐로카펫의 설치효과가 아직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실제로 이곳을 지나는 많은 어린이들이 “옐로카펫이 생긴 뒤로 건널목을 건널 때 안심이 된다” 고 답했다고 한다.
아동 인권의 기본은 생명권을 포함한 안전권이다. 마을 어린이들을 위해 안전한 등하굣길을 만들어 준 옐로카펫, 그리고 그 옐로카펫을 깔아준 1676명의 어른들은 성북구 어린이들의 인권을 지켜준 셈이다. ‘옐로카펫’ 프로젝트는 이제 겨우 3군데에서 시작됐지만, 이를 계기로 어린이들이 더욱 안전하고 행복해지는 세상, 아동의 인권이 존중받고 지켜지는 세상으로 가는 큰 한 발짝이 되었길 바란다.
* 사진 출처 : 국제아동인권센터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