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 31일은 세계 금연의 날로, 1987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창립 40년을 기념해 담배 없는 사회를 만들고자 지정한 날이다. 경기도에서는 지난 5월 30일, 세계 금연의 날을 기념하여 ‘클린경기’ 흡연예방 및 금연 홍보 캠페인을 펼쳤다.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금연지원센터가 주관한 이 행사는 수원역 광장에서 진행됐다.
캠페인은 여러 부스와 무대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부스에서는 흡연으로 인한 피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진과 흡연으로 인해 몸에 쌓이는 타르 양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모형 등을 둔 부스 외에도 설문조사가 이루어지는 부스 등으로 구성돼 있었다. 특히 설문조사는 청소년이 왜 흡연을 하게 되는가에 대한 설문조사로,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서’라는 이유가 압도적으로 많은 지지를 받았다. 바로 옆의 설문조사에서는 금연을 할 때 가장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물품에 대한 설문조사가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또래 친구와 함께하는 금연과 금연 관련 치료가 지지를 얻고 있었다.
청소년 흡연의 원인을 찾는 설문조사와 금연에 도움을 주는 물품에 대한 설문조사 ⓒ 김현정 기자
캠페인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오전 10시 15분경, 식전 공연으로 비보이 공연이 펼쳐져 관계자들과 캠페인을 보러 온 사람들뿐만 아니라 지나가던 행인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후 조문식(코미디언) 진행자가 나와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한 가족의 일화를 소개했다. 아이의 호흡기가 약해 병원에 데리고 가 진료를 받으니 의사가 “아이가 담배를 많이 피우네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간접흡연의 악영향을 짧고 굵게 설명해주는 일화였다.
무대에서는 남경필 도지사의 행사 관련 인사 영상을 보여준 뒤 이기우 경기도 사회통합부지사의 간단한 ‘클린경기’ 선포로 이어졌다. 금연의 날 기념사에선 흡연을 ‘침묵의 살인자’라고 설명했다. 직접흡연과 간접흡연을 아울러서 비유한 표현으로, 뒤에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MERS(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도 흡연이 몸에 훨씬 좋지 않다며 금연을 강조했다.
한림대 성심병원장은 축사에서 “경기도의 흡연율이 23% 정도”라고 설명하고 “대한민국 전체 흡연율보다는 높은 수치로 간접흡연으로 인한 피해도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승철 새누리당 도의원는 축사에서 “이 ‘클린경기’ 흡연예방 및 금연 홍보 캠페인이 28번째를 맞이했다. 광고 중 ‘여보 걱정 마, 우리 암 보험 들어놨어’라는 문구가 있는데, 흡연은 그리 단순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국회에서 통과된 흡연 관련 법안에 대해 소개했다. 바로 담뱃갑 겉면의 반 이상은 흡연에 대한 경고 문구와 그림을 필수적으로 넣어야 하는 개정안으로, 내년 12월부터 시행된다고 했다. 시행이 늦은 것에 아쉬움을 표현했지만 통과됐음에 의의를 두자고 하였다. 또한 금연을 한 뒤의 효과에 대해 설명했는데, 10년 이상 금연을 할 경우 흡연자보다 흡연 관련 질병으로 사망 확률이 절반 이상으로 떨어진다고 한다.
김일순 금연운동협의회장의 축사에서는 과거 금연구역이 하나도 없었던 시절의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 당시에는 의과대학 교수와 의사들, 교사들도 병동에서 흡연을 하였다”며 “하지만 지금은 흡연자들이 ‘흡연구역이 부족하다’고 말 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또 “우리나라의 사망 원인 1위인 암, 2위인 뇌혈관질환, 3위인 심혈관질환 모두 다 담배가 원인”이라는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축사 중인 김일순 금연운동협의회장 ⓒ 김현정 기자
김일순 협의회장은 “흡연자들은 항상 담배를 끊어야한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으나 계속 피우게 된다”는 점을 꼬집었으며, 이를 감안하여 금연을 돕기 위해 경기금연지원센터가 만들어졌다고 알렸다. 또한 금연이 많이 어렵다면 가까운 보건소를 방문하길 권장했다. 무료로 금연 클리닉과 금연을 위한 물품들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금연지원센터를 방문한다면 입원을 시켜서라도 금연을 시켜주겠다는 결의를 보였다.
긴 축사가 끝난 뒤 클린경기 선서가 이루어졌다. 선서는 모든 사람들이 일어나 한 손을 들고 사전에 나눠준 내용을 읽으며 진행되었다. 선서 뒤에는 퍼포먼스 두 가지가 이루어졌는데, 참신한 퍼포먼스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다. 특히 첫 번째 퍼포먼스는 ‘씨가렛뜨’ 라고 적힌 담배 탈을 쓴 사람이 올라와 무대를 이리저리 방황하다 무대 중앙에 쓰러지더니 ‘씨가렛뜨’의 영정사진을 든 한 무리의 사람들이 올라왔다. 이후 풍물놀이를 하듯 신명나는 가락이 연주되고 마지막엔 담배 모형을 부러뜨리며 “담배가 사라졌다!”라고 외쳤다. ‘담배 없는 세상’을 표현한 무대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퍼포먼스를 진행 중인 모습 ⓒ 김현정 기자
퍼포먼스가 끝난 뒤에는 부스 위주의 캠페인이 진행되었다. 캠페인은 낮 12시까지였으며, 캠페인에 참여한 A씨는 본인이 금연 중임을 밝히며 “금연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고 놀라움을 표했다. 무대 주변의 부스는 금연클리닉 관련 부스로, 금연에 대한 상세한 정보들을 알리고 있었다. 이번 행사는 금연을 위한 경기도의 노력이 돋보이는 캠페인 행사로, 많은 사람들이 금연에 대해 관심을 갖고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