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평택 삼화농장 사과나무밭에서 전본희 경기도 감사관을 비롯해 감사관실 직원들이 곁가지 치기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 경기G뉴스 유제훈
18일 오전 평택시 포승읍 희곡리 산82-1 삼화농장. 울창한 35~38년생 후지(부사) 사과나무에 올라가 곁가지 치기 작업을 하는 이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이들의 목에 두른 수건은 금세 땀으로 얼룩졌다.
전본희 경기도 감사관을 비롯한 감사관실 소속 직원 30여 명이 메르스 확산 여파로 일손이 부족한 평택 농촌지원을 위한 자원봉사로 진행된 자리였다.
평택 삼화농장 자원봉사는 평택지역 일손돕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김원섭 감사총괄담당관(경기도청 자원봉사모임 회장)에 의해 추진됐다. 이곳은 2년 전 경기도청 자원봉사모임에서 자원봉사를 나왔던 곳이다.
김원섭 감사총괄담당관은 “감사관실 내 직원들에게 인터넷 공지로 도움을 청했는데, 전본희 감사관님을 비롯해 32명이 함께 기꺼이 동참해줬다”며 “진짜 평택에서 메르스 여파로 일손이 부족하다는데, (오늘 자리가) 많은 도청 가족들이 협심해서 추가로 평택지역을 도와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삼화농장은 1만3천 평 규모의 중대형 사과나무 농장으로, 35~38년생 후지 사과나무 1700개 그루가 있다. 사과나무 농가에선 매년 6월경 장마에 앞서 소독을 하기 위해 곁가지 치기가 필요하다. 특히 곁가지 치기를 해줌으로써 사과 발육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날 감사관실 직원들은 작업에 앞서 삼화농장 농장주 인희석(56) 씨와 김원섭 감사총괄담당관으로부터 사과나무 곁가지 치기 교육을 받았다. 이날 도 감사관실 직원들은 농장에서 사과나무 곁가지 치기와 제초작업을 지원했다.
최근 농장 인근 군부대에서 2회 가량 자원봉사가 있었지만, 현재 메르스 확산 여파로 군부대 자원봉사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특히 일당 9~10만 원의 용역 일손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농장주 인희석 씨는 “메르스 여파로 일손을 구하기 어려웠는데 오늘 도청 감사관실에서 협조해 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며 “메르스 확산 때문에 국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 하루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자원봉사는 전본희 경기도 감사관을 비롯한 감사관실 소속 직원 30여 명이 메르스 확산 여파로 일손이 부족한 평택 농촌지원을 위해 마련됐다. ⓒ 경기G뉴스 유제훈
도 감사관실은 이날 오후 사과나무 농장 자원봉사를 마치고 농장 인근 안중재래시장에 들려 지역경제 활성화에 일조하기 위해 평택지역 농산물도 구매키로 했다. ⓒ 경기G뉴스 유제훈
이날 감사관실 직원들은 서툰 손길임에도 전지가위를 들고 분주히 사과나무 가지치기 작업을 하고 있었다. 나무 아래에는 잘라진 사과나무 곁가지들이 수북하게 쌓여갔다.
서기철 주무관(회계감사팀)은 “어려운 점은 어떤 가지를 쳐야할지 잘 몰라 어려웠다”며 “누군가 해야 한다면 자원봉사는 공무원이 해야 할 것이다. 기회가 있으면 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도청 자원봉사모임에서 활동 중인 최수정 주무관(회계감사팀)은 “직원들이 실국 소속이지만 과별로 만나는 일은 적은 편이다. 오늘 자원봉사로 몰랐던 직원들의 얼굴을 알고, 친목에 도움이 된 것 같다”며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게 같은 도청 식구로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도 감사관실은 이날 오후 사과나무 농장 자원봉사를 마치고 농장 인근 안중재래시장에 들려 지역경제 활성화에 일조하기 위해 평택지역 농산물도 구매키로 했다.
한편, 경기도는 오는 20~21일 평택시 고덕면 일원의 블루베리 농가에서 자원봉사를 할 계획이다.
■ 전본희 경기도 감사관 인터뷰 |
“평택 지역에 일조하기 위해 도 감사관실에서 먼저 앞장서서 자원봉사를 나오게 됐다”는 전본희 경기도 감사관. ⓒ 경기G뉴스 유제훈
전본희 경기도 감사관은 “평택 지역에 일조하기 위해 도 감사관실에서 먼저 앞장서서 자원봉사를 나오게 됐다”며 “경기도 메르스 최초 발생지역이 평택이다. 그후 경기도가 메르스와 관련해 앞장서서 더 안심할 수 있게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본희 감사관은 “평택이 메르스 때문에 지역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다. (오늘 자원봉사를 마치고) 안중 재래시장에 가서 농산물도 구입할 것”이라며 “평택지역 주민들이 메르스 걱정없이 평택지역 재래시장에 오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평택지역 농촌일손돕기 추진 배경은.
- 메르스 확산과 관련해 전반적인 경제활동 위축, 장기간 가뭄, 농촌지역 일손부족 등으로 농민들이 삼중고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일부 언론의 보도처럼 평택지역이 너무 위험한 도시가 아님을 알려 지역경제 안정화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
▲ 오늘 일손돕기에 참석하면서 메르스 걱정은.
- 현재 메르스가 병원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그렇게 걱정하지 않았다. 너무 과도한 걱정과 공포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오늘 평택지역으로 장소를 정한 것도 그러한 것을 해소해 보자는 취지이다.
▲ 오늘 주요 일손돕기 내용은.
- 사과농장의 제초작업과 불필요한 곁가지를 없애주는 곁가지 치기를 할 예정이며, 돌아가는 길에는 안중 재래시장에 들려 신선한 농산물도 구입할 계획이다.
▲ 끝으로 한 말씀.
- 참여한 직원 모두가 익숙하지 않은 솜씨지만 농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다. 하루빨리 메르스도 진정되고 오랜만에 주말 비 소식도 있다는 데 충분히 내렸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