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대책의 경과를 보고하는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 ⓒ 허필은 기자
메르스가 최초로 발생한 5월 20일부터 한 달째 메르스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6월 22일 기준 메르스 확진자는 172명에 달하고 격리자 수의 누계는 1만 명 이상으로 나타났다. 메르스는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 MERS-CoV)에 의한 호흡기 감염증으로,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중동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2일에서 14일까지의 잠복기를 거쳐 발병, 환자는 고열과 호흡곤란 같은 호흡기 증상을 보이며, 심할 경우 급성 신부전증으로 이어진다.
간단히 말하면 메르스는 일종의 중동 독감이다. 치명적인 질병이 아님에도 문제가 되는 것은 예방백신과 치료제가 없다는 사실이다. 메르스 예방을 위해 손 씻기를 권장하고는 있지만 6월 22일 기준 사망자가 27명에 이를 만큼 메르스는 예방도, 치료도 쉽지 않다. 퇴원자가 50명, 격리 해제자가 9,331명으로 늘고 있고, 확진자의 증가율도 다소 감소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있기는 하나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메르스 극복을 위해 경기도가 하나로 뭉쳐야 할 때
메르스 극복을 위해 하나 되는 경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 허필은 기자
메르스 확산이 집중적으로 일어난 경기도는 도민들의 건강과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 21일, ‘메르스 극복을 위한 경기도·보건의료계 협약식’을 열었다. 경기도청 신관4층 회의실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경기도 메르스 대책의 총괄을 담당하는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박수영 행정1부지사, 김희겸 행정2부지사,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 유병욱 경기도의료원장이 자리했다. 또한 현병기 경기도의사회장, 함웅 경기도병원회장, 함삼균 경기도약사회장, 조경숙 경기도간호사회장 등 보건의료계의 인사들도 참석했다.
협약식은 이 부지사의 경과보고로 시작됐다. 경기도는 지난 달 29일 메르스가 확산되면서 방역대책본부를 신설하고 이어 경기도 메르스종합대책본부로 확대했다. 또 경기도 메르스 콜센터를 운영하고 감염차단대책을 마련하는 등 민생안정과 메르스 조기극복을 위한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하는 중이다. 이 부지사는 “14일 간의 잠복기를 고려할 때 메르스 확산의 연결고리를 끊는 것이 급선무”라며 “무엇보다도 최일선에서의 감시를 공고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 지사도 메르스 최일선 보건의료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남 지사는 “대통령이나 도지사 혼자서는 메르스를 해결할 수 없다. 메르스 해결을 위해서는 민과 관, 의료계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며 보건의료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이어 남 지사는 “경기도는 메르스라는 병과 공포심, 두 가지 싸움을 하는 중”이라며 “경기도와 의사회, 병원회, 약사회, 간호사회가 감시망을 가동한다면 메르스 치료와 공포감 제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메르스 극복을 위해 보건의료계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비트 메르스(BEAT MERS)’ 배지를 달고 있다. ⓒ 허필은 기자
이어 단체장들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현 회장은 “경기도와 의료계의 협력은 타 지역의 훌륭한 모범 모델”이라고 극찬하며 “지역 전파가 발견되지 않은 것은 이러한 노력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메르스를 물리치는 ‘비트 메르스(BEAT MERS)’ 운동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함웅 회장 또한 “남 지사와 이 부지사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민·관 네크워크를 일찍 만들 수 있었다”며 “의료인들을 믿어주고 응원해준다면 메르스는 조기에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함상균 회장은 “격리조치 시스템과 약물 전달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다”며 참석자들을 안심시켰다. 조 회장 또한 “간호사들은 최일선에서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우리는 반드시 메르스를 이겨낼 것”이라며 메르스 극복을 위한 의지를 보였다. ‘메르스 극복을 위한 경기도·보건의료계 협약식’은 민·관 대표들의 협약서 서명과 남 지사의 ‘비트 메르스’ 배지 착용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머지않은 메르스 극복의 날
메르스 극복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열린 ‘메르스 극복을 위한 경기도·보건의료계 협약식’. ⓒ 허필은 기자
이어진 시간은 이희영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예방의학과 교수와 최원석 고려대학교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 교수는 “확진자 중 18%가 병원관련 종사자이므로 메르스 의심 환자를 안전하게 이송 및 진료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이 교수는 ▲선별 진로소 관리 ▲타 기관으로의 이송 방법 ▲직원 중 접촉자 관리 ▲환경관리 ▲약국 DUR(Drug Utilization Review) 대응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이 교수의 설명을 들으며 메르스 극복을 위한 다양한 노력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메르스와 극복 방안에 대한 몇 가지 질의응답 후 이 날 일정은 모두 마쳤다.
흔히 감기약은 치료제가 아니라 진통제라고 한다. 그저 감기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것이다. 앞에서 지적했듯이 메르스 또한 중동 독감으로 감기의 일종이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기본적인 증상과 치료는 감기와 비슷하다. 전국적으로 메르스가 확산돼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현재, 경기도와 같이 민과 관이 협력해 시스템을 구축하고, 개인 차원에서도 손 씻기 등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킨다면 메르스는 극복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메르스에 대한 과도한 불안감을 조장하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