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감성이 흐르는 공감행정을 위한 문화예술공연의 장 6월 렉처콘서트가 지난 24일 경기도인재개발원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번 콘서트는 ‘맘마미아에서 쿠거까지’를 주제로 경기도 무한돌봄 홍보대사이자 동아방송예술대학교 교수이면서 뮤지컬 배우인 박해미와 함께하는 뮤지컬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장에는 7기 신규 공직자 126명 등 8개 과정 교육생, 도 및 시군 공무원과 도민들까지 500여명의 관객이 모여 공연을 즐겼다. 시종일관 솔직한 태도로 관객들에게 다가섰던 배우 박해미와 그녀를 통해 삶의 설렘을 느낄 수 있었던 90분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렉처콘서트가 시작되기 전 무대의 모습. ⓒ 송채화 기자
그녀의 공연 <맘마미아> 실황 영상을 시작으로 무대에 나타난 박해미는 ‘꽃밭에서’를 부르며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렇게 좋은 날에, 이렇게 좋은 날에’가 반복되는 노래 가사를 통해 반가움을 드러낸 박해미는 “지금 여기에 계신 꽃들은 오래된 꽃들이 많다. 신선한 꽃들은 거의 없는 것 같다”며 “지혜롭고 현명한 꽃들과 함께 보내게 돼 좋다”는 농담 섞인 인사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어느 순간에 제가 이렇게 나이가 들었다. 사실 그게 너무 무섭고 그랬는데 이 나이가 되니까 새로운 생각들이 들고 이 나름의 맛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후회스럽지는 않다”며 자신이 무대에 등장하기 전 관객들이 관람한 실황 영상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이게 제 10년 전의 모습이다. 다시 영상을 보면서 ‘아이고, 젊었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는 말에 관객들이 연신 “예쁘다, 전과 똑같다”라고 소리치자 박해미는 “여기 계신 분들에게 소주 한잔씩을 다 사드리고 싶다”며 웃었고 관객들은 환호로 화답했다. 그녀는 “저때 저런 모습이 있었구나 싶다. 사실 저 작품이 저를 이 자리에 있게 한 작품이다. 25년의 무명 생활을 맘마미아라는 작품으로 이겨냈고 그러면서 바로 방송에 픽업 되어서 ‘하늘이시여’라는 드라마에서 악역을 하고 ‘하이킥’으로 넘어왔다. 많은 분들은 제가 몇 십 년 동안 TV를 한 사람인 줄 아시지만 7,8년 밖에 안됐다. 맘마미아라는 작품은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 준 작품이었다”며 “여러분과 만나서 무슨 얘기를 할지 고민을 했다. 제가 감히 어떤 얘기를 해야 할까 생각하다가 여러분과 재미있게 놀면서 보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본격적인 콘서트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서 박해미는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건네며 관객들과 소통해 나갔다. “25년 전 무명 생활일 때 클래식을 전공했고 뮤지컬에는 우연찮게 입문을 했다. 클래식 쪽에서는 이단아 취급을 당했지만 뮤지컬에 입문을 해보니 뮤지컬이 너무 좋았다”며 뮤지컬에 대한 사랑을 드러낸 그녀는 “25년 전에는 뮤지컬 배우가 없었고 다 연극배우가 뮤지컬을 했다. 그러다 보니 그들 사이에서 나는 독특한 존재였고 나에 대한 평판은 지금까지도 좋은 쪽과 나쁜 쪽 반반이다. 그 속에서 그들과의 타협이 너무 힘들어서 나 스스로 극단을 만들기 시작했다”며 삶을 짚어나갔다. 또한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을 꺼내 “나는 중·고등학교 때 굉장히 반항아였고 그러다보니 청소년들이 분출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청소년 극단을 만들고 연극이나 뮤지컬을 시켰다. 그러자 그 친구들이 검정고시도 보고 대학도 가고 하더라. 작년에 경기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서 안산에서 공연을 열었다.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 역할만은 끝까지 하고 싶다는 생각”이라며 자신의 신념과 미래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박해미는 또한 “저는 비극보다 희극을 좋아한다. 인생은 즐겁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슬픔이나 눈물을 짜는 드라마는 싫다. 지금 ‘쿠거’라는 뮤지컬을 하고 있는데 이 작품을 하면서 느낀 건 내가 날 위해 살지 않았다는 거였다. 그런데 이 뮤지컬을 하면서 나를 찾았다. 설렘을 찾았고 살아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며 관객들에게 삶에서의 설렘을 강조했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공연에 집중하고 있는 관객들. ⓒ 송채화 기자
관객들과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소통하던 박해미는 “후배들과 함께 짧은 콩트로 드라마를 엮을 거다. 재밌게 편안하게 즐기셨으면 좋겠다”며 뮤지컬 <롤리폴리>를 비롯해 여러 뮤지컬들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엮은 공연을 이어나갔다. 공연 도중에 “가장 멀리서 온 관객에게 선물을 드리겠다. 퀴즈를 맞힌 사람들에게 선물을 증정하겠다”며 관객참여 깜짝 이벤트도 마련했다.
공연의 초반부에서 부른 ‘꽃밭에서’를 비롯해 후배들과 함께 ‘밤이면 밤마다’, 뮤지컬 맘마미아의 ‘I have a dream’, ‘dancing queen’ 등을 들려준 박해미는 마지막으로 그녀의 긴 무명생활을 청산하게 해준 뮤지컬 맘마미아의 ‘winner takes it all’이라는 노래를 부르며 관객과 함께했던 열정적인 90분을 마무리 했다.
박해미와 함께한 렉처콘서트는 90분 내내 열정적이고 웃음이 가득한 모습으로 진행됐다. 시종일관 솔직하게 관객들에게 다가선 박해미는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관객과 소통했고 뮤지컬 배우답게 많은 노래들을 부르며 관객들에게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공연 내내 삶에 대한 즐거움과 살아 있음을 강조했던 배우 박해미의 말처럼, 6월의 렉처콘서트는 ‘설렘’과 ‘살아있음’을 관객들이 느끼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