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자원봉사자들. ⓒ 손홍범 기자
26일 평택시 현덕면 권관리의 한 감자농장에 이른 아침부터 젊은이들이 북적였다. 경기도 환경국 공무원 10여명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직격탄으로 인해 지역경제가 침체된 평택지역에서 농촌 일손 돕기 자원봉사활동을 하기로 한 것.
농민들에게 희망과 격려를 전달하고, 작은 관심과 손길을 통해 부족한 일손을 돕기 위한 이번 활동은 6월 24~27일에 걸쳐 경기도 환경국 뿐 아니라 세정과, 인사과, 환경과, 오산시자원봉사센터 등의 참여로 진행됐다.
이날 평택시 현덕면 권관리를 방문한 자원봉사자들은 약 3만kg에 달하는 수많은 감자들을 애지중지 다루며 작업했다. 감자 수확을 비롯해 분류, 포장까지 처음 접해보는 작업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지만 어느새 농민인지 자원봉사자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숙달된 모습으로 작업에 임했다. 송글송글 이마에 맺힌 땀방울이 어느덧 뚝뚝 흐를 지경까지 이르렀지만 자원봉사자들의 작업 속도는 느려지는 법이 없었다.
먹음직스러운 평택 감자의 모습. ⓒ 손홍범 기자
평택감자는 감자 중에서도 으뜸으로 손꼽힌다. 일손 돕기에 한창이던 공무원들도 평택감자의 먹음직스러운 자태에 칭찬을 멈추지 않았다. 자신들이 직접 작업해 포장된 감자가 잘 판매되길 바란다며 농민들과 공무원들의 희망 주고받기로 힘든 와중에도 농장은 웃음꽃이 떠나지 않았다.
감자농가의 임흥락 씨는 “이렇게 힘겨울 때, 직접 찾아와 수고해주는 공무원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자신들의 일인 양 관심을 갖고, 열심히 수고해주는 덕택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들은 한참동안 작업을 계속한 후에야 잠깐의 휴식시간을 가졌다. 손등으로 이마의 땀을 훔치던 한 공무원은 “(항상 공무원 탓만 하지 말고) 우리가 보람 있게 잘 한 일들에 대해서는 칭찬을 해주시면 좋겠다”며 애환을 토로했다. 실제로 수많은 공무원들이 국가의 궂은일을 해결하고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애꿎은 공무원들을 질타해 공무원들의 사기가 저하 되고 있다.
열심히 감자를 분류 중인 경기도청 공무원들. ⓒ 손홍범 기자
보여주기식 단기 활동이 아닌 자발적으로 나서 장기적으로 농촌과 농민들을 위해 진심을 다해 노력하고 있는 공무원들에 대한 칭찬과 격려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잘한 일에는 아낌없는 칭찬을, 부족한 점에는 따끔한 충고와 조언을 해주는 올바른 국민의식이 함양되길 바란다.
‘뭉치면 서고, 갈라지면 넘어진다’는 이솝의 명언이 있다. 현재 국가는 메르스라는 걸림돌로 위태로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 때 걸림돌을 디딤돌로 활용해 국민들이 화합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