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회에 참석한 도민들이 간담회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 박푸름 기자
6월 30일 오전 11시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광교홀에서 ‘도지사 좀 만납시다 1주년 간담회’가 개최됐다. 경기도 홍보대사인 개그맨 박준형의 사회로 진행된 간담회장에는 지난 1년간 남경필 경기도지사에게 고충을 털어놓았던 도민 150여명이 참석했다.
‘도지사 좀 만납시다’는 매주 금요일 경기도청 민원실에서 도지사가 직접 도민의 고충을 상담하는 경기도의 대표적인 소통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7월 11일 처음 시작돼 지금까지 총 31회에 걸쳐 507명의 도민과 221건의 상담을 진행했다.
남 지사의 인사말로 문을 연 간담회는 전문가와 민원인 대표가 패널로 참여하는 토크쇼, 질의응답, 즉석설문으로 이뤄졌다. 남 지사는 인사말을 통해 “오늘이 도지사로 취임한지 만 1년이 되는 날인데 여러분과 함께 생일잔치를 하는 것 같아 뜻 깊다”며 “도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정말 많이 배웠고 도민들의 마음도 알게 되었다. 앞으로 도정을 이끌 방향을 찾았다”고 밝혔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민원인 대표, 전문가가 패널로 참여해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다. ⓒ 박푸름 기자
이어진 토크쇼는 패널들은 물론이고 무대 아래의 도민들도 활발하게 질문과 건의를 하며 적극적인 참여 속에 진행됐다. 민원인 대표로 토크쇼에 참석한 엄모 씨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홈페이지 신청을 통해 도지사를 만날 수 있어 매우 편하다”며 “비록 경기도의 권한에서 벗어난 민원이란 이유로 불가 판정을 받았지만 도지사에게 대답을 들으니 속이 시원했고 정의는 살아있다고 느꼈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엄 씨의 이야기를 들은 남 지사는 “도민들의 민원을 듣고 해결을 해 드리고 싶지만 권한 밖의 일이나 예산이 많이 드는 경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민원인 대표 이모 씨는 남 지사와의 대화로 민원을 해결한 케이스다. 이 씨는 “중증장애인 아들의 나이가 중년이 넘어 중증장애인센터를 이용하는 데 제한이 있었다. 그래서 40세 이상의 장애인들도 다닐 수 있는 보호시설의 설치를 요청했고 그 결과 용인시에 보호시설이 건립된다”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남 지사는 이 씨의 경우와 같이 도민들과 대화를 하면서 무엇이 부족한지를 느끼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며 대표적인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국유지에서 유기견 2천여 마리를 보호하고 있던 한 민원인이 ‘조상 땅 찾아주기 운동’을 통해 땅 주인이 나타나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며 유기견을 보호할 땅을 얻고자 찾아온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방법이 없어 안 된다고 했지만 생각해 보니 ‘생명’이란 철학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교육을 위한 테마파크를 건립할 수 있겠다싶어 ‘생명사랑 테마파크’를 건립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남 지사는 “이 테마파크에서는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교육과 더불어 동물 분양, 화장까지 모두 이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앞으로 ‘도지사 좀 만납시다’가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천시에서 온 한 민원인은 “담당자가 바뀐 후 민원처리가 소홀해졌다”는 의견을 전했고 남양주시에서 온 민원인은 “도지사를 만나기까지는 해결이 힘든 문제를 가지고 오는 것인데 법과 질서보다는 먼저 민원인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에 경기연구원의 이용환 선임연구위원은 민원이 좀 더 원활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트렉킹 시스템과 코디네이터 배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연구위원은 “트렉킹 시스템은 택배가 집에 도착하는 과정을 소비자가 그때그때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민원이 접수되고 해결되는 과정을 상세히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민원인들의 답답함을 해소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코디네이터 배치는 상담 시간이 짧다는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민원별로 코디네이터를 두어 상담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 해 준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제안에 남 지사 역시 “도청의 담당 과장, 팀장, 국장들이 코디네이터의 역할을 할 수 있겠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간담회를 마친 뒤 도민과 인사를 나누는 남 지사. ⓒ 박푸름 기자
간담회 참석자 전체가 참여한 즉석설문은 ‘도지사 좀 만납시다의 상담시간은 적당한가요?’, ‘도지사 좀 만납시다는 잘 하는 정책입니까?’, ‘도지사 좀 만납시다의 상담결과는 어땠습니까?’ 등 세 가지 질문으로 이뤄졌다. 이에 상담시간은 다소 부족하다, ‘도지사 좀 만납시다’는 매우 잘 하는 정책이다, 상담결과는 대체로 만족한다는 의견이 각각 우세했다.
간담회를 마치며 남 지사는 참석자들 앞에 놓인 설문지를 충실히 작성해 줄 것을 부탁하고 “오늘 나누지 못한 이야기를 써 주시면 직접 읽어보고 연락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도 ‘도지사 좀 만납시다’는 계속될 것이고 부족한 부분은 개선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