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청소년성문화센터 ‘아우름’ 홍보포스터 ⓒ ‘아우름’ 홈페이지
성은 말하기 곤란한 것? 궁금하지만 물으면 안 되는 것? 어둡고 비밀스러운 것? 이런 고정관념을 깨고, 밝고 건강하게 성을 이야기하는 곳이 수원에 문을 열었다. 바로 수원시청소년성문화센터 ‘아우름’(이하 아우름)이다. 지난해 12월 19일 개관한 아우름은 여성가족부와 수원시의 지원을 받아 수원 탁틴내일에서 위탁 운영하는 청소년 성교육 전문기관이다.
수원시청소년성문화센터 ‘아우름’ 입구 ⓒ 김도현/꿈나무기자단
그동안의 성교육이 형식적인 성지식에 그쳤다면, 이곳은 오감을 만족시키는 체험 중심의 성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성을 바르고,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아우름은 자궁방, 거울방, 사춘기의 성, 미디어 속의 성, 가정의 방, 사회 속의 성, 우주 속의 나 등 7개로 나눠진 성교육 체험방을 갖추고 있다.
체험관 전체흐름도 ⓒ ‘아우름’ 홈페이지
꿈기자는 지난 6월, 수원 신풍초등학교 친구들 10명과 함께 아우름의 성교육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해 보았다. 마음열기와 간단한 활동내용을 소개받은 참가자들은 7개의 작은 방들을 하나씩 통과하면서 각 방에서 배워야 할 성교육을 즐거운 놀이로 체험하였다.
‘자궁방’ 입구 ⓒ 김도현/꿈나무기자단
우리가 제일 먼저 들어간 방은 ‘자궁방’. 난자가 존재하는 자궁 속을 연출한 이 공간은 붉은 조명이 켜져 있고, 군데군데 푹신한 쿠션과 탯줄 모형이 놓여 있었다. 태아의 성장과 탄생과정을 쉽게 이해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생각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자궁방에서 전문강사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 김도현/꿈나무기자단
‘자궁방’에서는 뱃속에 있는 아기의 움직임을 느껴 보거나 실제 아기 크기의 인형을 안아 보는 등 생명탄생의 신비로움을 배우게 된다. 그중에서도 꿈기자가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임산부 체험. 5개월 된 태아의 무게를 재현한 재킷은 생각보다 거추장스럽고 무거웠다. 함께 성교육을 받은 꿈기자의 친구들은 그 불편함에 놀라면서 “어머니께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고 전했다.
다채로운 몸 이미지를 관찰하는 ‘거울방’ ⓒ ‘아우름’ 홈페이지
‘자궁방’을 나오면 ‘거울방’과 ‘사춘기의 성’이 기다린다. ‘거울방’은 이름 그대로 다양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면서 외모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차이’와 ‘차별’에 대한 개념을 다시 한 번 배우는 곳이다. 이어서 몸과 마음의 변화에 대해 배우는 ‘사춘기의 성’에서는 월경과 몽정 등 2차 성징이 찾아왔을 때 자신의 몸을 낯설어 하는 청소년들에게 깨달음을 주는 공간이다.
몸과 마음의 변화를 알아보는 ‘사춘기의 성’ ⓒ 김도현/꿈나무기자단
생활 속에서의 성을 배우는 ‘가정의 방’은 평범한 청소년의 방처럼 꾸며져 있다. 이곳에서는 사랑하는 가족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남기고, ‘서약나무’에 나와의 약속을 적기도 한다.
‘사회 속에서의 성’에서는 가족과 사회 속에서의 성문화를 살펴보는데, 그 과정을 통해 올바른 이성교제에 대해 친구들과 생각을 나누어 볼 수 있다. 또한‘미디어 속의 성’은 대중매체 속에 나타난 성문화, 성폭력, 성희롱 등에 대한 정보와 토론을 나누는 공간이다.
생활 속의 성을 배우는 ‘가정의 방’ 과 ‘미디어 속의 성’ ⓒ ‘아우름’ 홈페이지
올바른 이성교제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사회 속의 성’ 과 미래의 자신을 그려 보는 ‘우주 속의 나’ ⓒ ‘아우름’ 홈페이지
마지막으로 ‘우주 속의 나’라는 방에서는 10년 후 자신과 부모에게 전할 편지를 써 보면서 미래의 자신을 그려 본다. 동영상을 보며 소감을 나누기도 하고, 역할극이나 인형극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자신의 미래 모습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아우름’의 성교육 프로그램은 초·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약 2시간 동안 진행되는데, 연령별 맞춤형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우름’의 가장 큰 장점이다. 예를 들면 5~7세의 유아는 인형극을 통한 재미있고 자연스러운 성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초등학생도 저학년과 고학년 프로그램이 각각 구분되어 있다. 중학교, 고등학교로 올라가면서 더 자세하고 실질적인 성교육으로 깊이 있게 다뤄진다.
센터 관계자는 “이곳의 성교육 프로그램을 한 번만 듣고 끝낼 것이 아니라, 유아기에서 청소년기까지 자신의 연령에 맞는 프로그램을 여러 차례 반복해서 들으면 더 깊이 있게 배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찾아가는 성교육’ ⓒ ‘아우름’ 홈페이지
또한 ‘아우름’에서는 센터를 방문한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신청만 하면 수원시 관내 학교나 기관을 직접 찾아가기도 한다. ‘찾아가는 성교육’은 센터 교육과 마찬가지로, 이론중심의 성교육을 떠나 청소년들이 직접 체험하고 다양한 교구를 활용하기 때문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센터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동아리 ‘바른성 지킴이’는 청소년들의 성가치관을 바로 세우고, 건강한 성문화를 지켜 나가자는 캠페인을 펼치기도 한다.
학교, 유아시설 등 단체 교육 신청만 가능하고, 개인은 최소 인원이 10명 이상인 경우에만 홈페이지로 2주전까지 예약하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월-토요일까지 하루에 3차례씩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청소년들이 갖는 성(性)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툭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성문화 놀이터, ‘아우름’. 청소년들이 밝고 건강한 성 정체성을 찾아갈 수 있도록 모두에게 ‘열린’ 공간, 놀이터처럼 ‘즐겁게’ 성을 배우는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
* 신청 문의 : 031-251-15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