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향남읍 메르스 소통 전도사로 활약한 이홍근 화성시의원. ⓒ 경기G뉴스
화성시 향남읍에서 지난 6월 10일 메르스 확진환자 1명이 발생하자 지역주민의 문의전화 쇄도로 불안이 확산됐다.
이런 가운데 화성시 향남 지역구 시의원이 인터넷(향남맘, 동탄맘) 카페에 실시간 정보제공(환자 이동 경로 등) 등 소통을 통해 주민의 불안감을 조기 해소하는 동시에 지역 안정화를 유도했다. 주인공은 이홍근(새정치·화성 가) 화성시의원.
8일 오후 화성시 향남읍사무소에서 이홍근 의원을 만나 당시 이야기를 들었다.
▲ 화성 향남, 동탄 지역 ‘메르스 소통전도사’를 하시게 된 계기는.
“예전에 지역의 중요 의견을 (인터넷을 통해) 들은 적이 있다. 한 번 글을 올리면 아주 적극적이다. 의사표현이 확실하다. 가끔 오프라인상으로 영향을 미친다.
이번 (메르스 관련) 건은 소통으로 봤을 때, 소비 생산되는 방식에 일방적 전달보다 주민들이 궁금해하는 걸 (인터넷 카페에) 전달했다.
6월 10일 확진 판정 받은 분은 남편 병간호를 하신 분이고 자가격리자, 능동감시자도 아니었다. 정부의 관리 대상 자체가 아니었다. 이후 삼성서울병원 전수조사에서 (확진자로 결과가) 나왔다.
지역병원을 갔었고, 6월 9일 안 좋아지고 10일에 확진 판정됐다. 대한민국 집단 히스테리였다. 확진 확인된 게 10일 저녁이다. 그날 주변의 시민들에게 (개인적으로) 전화가 왔다.
확진자가 이 지역분이기에 화성시 보건소로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11일 아침 보건소로 가서 상황 보고를 듣고 (확진자의) 기초 동선을 체크했다.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동선을 확인해서 그날 오후 (개인) 페이스북에 올린 것을 지역주민 가운데 누군가가 ‘향남맘’ 인터넷카페에 링크를 걸었고, 그전에 오전부터 통화한 분들이 카페 활동하신 분들이다. 통화 내용을 보건소에서 카페에 올렸던 듯했다.
(향남맘카페 회원들이) 6월 11일 통화하면서 밤 9시에 저와 집단 채팅하자고 요청을 해서 카페에 들어왔으나 접속자가 너무 많이 들어와서 채팅이 안 됐다. 그래서 카페 질문방(게시판)에 답을 하면 바로 답을 다는 걸로 했더니 100명이 질문을 기재했다.
(카페에서 소통하는 동안) 그다음부터 화성시보건소로 문의전화가 없었던 걸로 들었다.”
▲ 지역 주민들에게 어떤 식으로 정보를 제공했나.
“네이버 ‘향남맘카페’에 매일같이 11~12번 글을 올렸다. 6월 11일부터 21일까지 글을 올렸다. (인터넷 카페에서 메르스 관련) 포스팅 하나 정도를 작성하는 데 한 시간 정도 걸렸다. 작성은 어렵지 않다. 기본적인 현황과 시민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전했다.
특히 행정당국에서의 정보는 보고용이니 그것을 그대로 주면 어렵기에 제 나름대로 확인하고 예민한 것은 빼고, 그다음 글을 올리면 질문 들어오고 2~3일 동안은 (요청 질문으로) 힘들었다.
우리 마을과 아파트 주민 가운데 확진자, 자가격리자가 있는지를 주로 물어보더라. 공개로 물어보기도 하고 일대일 (인터넷 카페) 쪽지로 물어보기도 했다.
그런 질문이 들어왔을 때, 저는 ‘자가격리자가 죄인 아니다’, ‘자가격리자라는 사람이 설사 감염이 됐다 치더라도 증상이 발현되지 않으면 주변 감염 우려없다’고 전했다.
시민들이 정부의 발표와 관련해 불신이 너무 쌓여 있었다. 시의원 입장에선 진실을 알리는 임무와 자가격리자가 죄인 취급받는 것을 보호하는 것이 충돌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메르스 확진자들이) 다른 시민들 대신에 피해를 감수하는 것이고, 그분들을 응원해주는 것이지 (자가격리자가) 죄인이 아니라고 정리했다.”
▲ 지역주민들의 반응은.
“맨 처음 인터넷카페에서의 반응은 제 답변이 두루뭉술하다는 부정적인 것이 일부 있었고, 주민들 의견에 답변을 달았다.
보통 저녁 6시부터 밤 12시까지 보건소에 위치한 화성시 메르스 대책본부에 있었다. 가장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기 때문이었다.
중립적이지만 시민들 편에 섰다. ‘대의정치’이기에, 저는 시민이 선출해준 사람이기에 시민이 궁금해 하는 것을 알려주는 게 의무라고 생각했다.”
향남맘 인터넷카페 회원들이 카페에 올린 메르스 환자를 응원하는 글. ⓒ 화성보건소 제공
▲ 주안점을 두고 알린 부분이 있다면.
“의료계에서 내용을 들으니 확진과 증상 과정에서 (메르스는) 공기 전염 등으로 무차별 전염이 진행되지 않는 것을 알게 됐고, 정책적인 문제는 그다음의 것이었다.
(인터넷 카페에서 게시물) 1건당 많이 볼 때, 5천 명 정도였다. 평균 2~3천 명이었다. 재미있는 게 여기 외에 다른 인터넷카페(봉담맘・동탄맘)로 퍼가고, 네이버밴드로 회의도 하고 알리기도 해서 실제로 향남맘 인터넷카페에선 (게시물당) 평균 3만 건 클릭됐다. 여기저기서 (게시물을) 퍼간 게 있었고, 의견도 많이 왔다.
마지막으로 카페에서 이런 글을 올렸다. 보건소 욕만 하지 말고, 자가격리자분들하고 매일같이 비상근무자를 응원하는 글을 많이 보내 달라고 했더니 60~70명이 (댓글을) 보내셨다. 이것을 화성보건소(계단 복도)에 정리해서 붙였다.”
▲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느낀 점은.
“보건정책은 예전의 진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바뀌었다. (기존의) 보건정책은 정부, 지자체의 대응방안이 관행적이었다. 일종의 예방차원의 활동으로, 만성질환에서부터 치매까지 노력은 하는데 짜인 예산에서 하기에 보건분야 정책사업은 거의 없었다.
아마도 이번 일(메르스)이 계기가 돼 그런 측면에서 새로운 판단이 필요하지 않나 느끼게 됐다. 지역 여건에 맞게 지역 의료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보건정책의 기본방향은 예방이다. 만성 질환과 치매 분야에서는 노력하고 있다. 왜냐하면 만성질환자 사망이 높아지고 그것으로 인한 의료비와 사회비가 들어가기에 사전 예방을 한다. 그 사업들이 정부에서 진행하지만 지역에서 (혜택을 제대로) 못 받는다.
무엇보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시민과 행정 간의 관계 소통의 문제, 의사전달이 진행되는 과정을 보며 난감한 점이 많았다.
신뢰 관계가 쌓여있지 않기에 의견대립이 생기고, 이웃 간에 대립도 있었다. 이것을 보면서 행정과 시민이 소통해야 한다고 느꼈다.
어떤 방식으로도 소통을 배우는 계기가 됐다. 시의원의 역할에 대해 나름의 원칙을 지키고 하는데, 좀 더 집행부를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