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여주 대신면 스튜디오K의 차량 보관소 ⓒ 이제호/꿈나무기자단
오직 하나만을 수집하기 위해 40년을 보냈다면 그것은 진정 마니아일 것이다. 국내·외 올드카 500여 대를 자식 같이 아끼며 수집해 온 금호상사의 백중길 사장이 그러하다. 지난 7월 8일, 경기도 여주 논밭이 내려다보이는 8000여 평의 언덕부지에 위치한 여주 대신면 스튜디오K 사무실에서 백중길 사장을 인터뷰하였다.
모두가 자식 같은 차
꿈기자 :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500여 대라는 많은 양의 차를 모으게 되었나요?
백중길 사장 : 자동차 운수업을 하던 아버지를 보고 자라서 어려서부터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1970년대 군대 제대 후 자동차 부품과 관련된 사업을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길에서 희귀한 차들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모으기 시작한 것이 벌써 500여 대가 되었습니다. 1970년대 후반부터 모으기 시작해서 이제 40년이 되어 가네요.
국내 최초의 시발(始發) 자동차(오른쪽)와 피아트300 ⓒ 이제호/꿈나무기자단
꿈기자 : 자식도 여러 명이면 마음이 더 가는 자식이 있듯이, 자동차가 500여 대면 가장 아끼는 차가 있을 것 같은데요, 가장 애착이 가는 차는 무엇인가요?
백중길 사장 : 어느 하나만 애정이 가지는 않습니다. 자동차 500여 대가 모두 자식 같습니다. 처음에는 50~100대 정도만 수집하려고 한 것이 지금까지 모으다 보니 500여 대가 되었습니다. 현재는 500여 대를 경기도 여주 대신면, 남양주 덕소, 남양주 금남리 3곳의 차고로 나누어 보관, 관리하고 있습니다. 수해로 자동차가 물에 잠겼을 때는 가슴이 아팠죠. 차 한 대를 사기 위해 해외에서 힘들게 들여올 때도 많았습니다.
자동차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자동차의 기계적 지식도 많아야 합니다. 폐차 직전의 자동차를 사서 손으로 거의 새것처럼 복원해야 하니까요.
올드카의 엔진을 설명 중인 백중길 사장 ⓒ 이제호/꿈나무기자단
수작업으로 낡고 오래된 차를 복원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 이제호/꿈나무기자단
꿈기자 : 소유하신 차량 중에 문화재로 등록된 차량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현재 문화재로 등록된 차량은 어떤 게 있나요?
백중길 사장 : 현재 문화재청에 등록된 차량은 총 3대입니다. 상주의용소방대 소방차는 1933년 포드트럭을 소방차로 개조한 국내 최초 소방차로 등록문화제 399호입니다.
등록문화재 401호의 신진퍼블리카는 일본 도요타의 퍼블리카를 국내에 들여와서 조립생산한 모델로, 최초 국산 경차라는 역사적 의미가 있는 모델입니다.
현대자동차 포니1은 1975년부터 생산된 모델로, 국내 최초의 양산형 차량입니다. 등록문화제 553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타던 국내 최초의 방탄차도 보관하고 있습니다.
문화재청의 등록문화제 401호 신진퍼블리카 ⓒ 이제호/꿈나무기자단
꿈의 자동차 박물관
꿈기자 : 시대극, 영화촬영에서도 수집된 차량이 활용된다고 들었습니다. 소개 부탁드립니다.
백중길 사장 :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 나오는 미군트럭, 지프 ‘험비’, 주말드라마 ‘덕이’, 영화 ‘쉬리’ 등 여러 작품에 등장했습니다. TV 시대극과 영화에서 올드카가 자주 등장해야 하니까요.
꿈기자 : 희귀한 올드카를 500여 대 소유하고 있는데, 올드카를 활용한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백중길 사장 : 우리나라가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으로 제대로 된 자동차 박물관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모두가 즐기고 배울 수 있는 자동차 박물관을 만들어 아이들도 즐겁게 자동차에 대해 배울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의 박물관을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백중길 사장의 올드카와 함께 ⓒ 이제호/꿈나무기자단
인터뷰하는 내내 자동차를 바라보는 백중길 사장의 눈빛은 애정과 신념으로 가득 차 있었다. 끈기있는 한 개인의 취미가 역사가 되어, 미래의 아이들에게 꿈의 자동차를 보여 줄 그 날이 기대가 되었다. 뜻있는 여A러 사람들과 함께 백중길 사장의 꿈이 꼭 이루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