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 시작 전, 가족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김시원 기자
지난 25일 오후 3시, 태풍의 영향으로 습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광교홀은 부모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이날은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무대에서 마음껏 보여줄 수 있는 ‘경기가족패션쇼’가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가족마다 무대의상을 분주하게 정돈하고 퍼포먼스를 연습하는 모습에서 화목한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경기도가 주최하고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지회가 주관하는 경기가족패션쇼는 지난 2012년 ‘경기맘 D라인 패션쇼’로 출발해 2013년 ‘경기가족패션쇼’로 명칭을 변경, 올해까지 4년째 열리고 있다. 올해 패션쇼에는 지난달 11일까지 참가를 신청한 155가족 가운데 20가족이 패션쇼의 주인공으로 선발되어 무대에 서게 됐다. 무대에 선 20팀 모두 본인 가족의 특성을 잘 살려 독특하고 개성 있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정성희 씨 가족이 무대 위에서 포즈를 취하며 워킹 중이다. ⓒ 김시원 기자
패션쇼에 참가한 가족들은 아들만 넷인 가족, 40대 중반에 첫 아이를 가진 엄마, 다문화가정, 할머니부터 손자들까지 한집에 사는 대가족까지 저마다 재미있는 사연이 있었다. 이중 가장 눈길을 끌었던 가족은 복고풍 콘셉트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던 정성희 씨 가족이었다. 맞벌이로 딸 셋을 키우느라 고생이 많았지만 딸들이 다 큰 지금은 보물 셋이라고 전했다. 이 가족의 무대는 의상부터 춤, 워킹 게다가 빼어난 외모까지 영화 <써니>를 연상케 했다. 게다가 할머니와 막내딸, 엄마와 아빠, 첫째와 둘째딸이 각자 다른 퍼포먼스를 선보여 지루할 틈이 없었다.
윤현정 씨 가족이 무대에서 비눗방울을 뿌리며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김시원 기자
또한 포천에서 온 다문화가정인 윤현정 씨 가족도 눈에 띄는 팀이었다. 지난 몇 주간 비가 오지 않아 기우제 콘셉트를 준비했다고 했다. 아들 조나반과 조나반의 부모 그리고 이모들까지 모두 무대에 올라 각자 다른 색의 우비와 우산을 가지고 동요에 맞춰 귀여운 율동을 선보였다. 특히 무대에서 워킹을 하며 비눗방울을 만들어내던 모습이 아름다웠다.
신혼 때는 요리를 못했지만 지금은 요리를 잘하게 되었다는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요리왕’이라는 노래에 맞춰 재미있는 퍼포먼스를 선보인 박은정 씨 가족도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외에 겨울왕국, 알라딘의 요술램프 스토리를 이용한 특색 있는 무대와 여름휴가 패션을 선보인 멋진 워킹무대도 있었다.
20가족의 무대가 모두 끝난 뒤에는 시상식이 진행됐다. 이날 모든 가족들이 각자 개성 있는 상을 하나씩 받게 되어 모두가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행복한 웃음을 선사한 가족에게는 행복웃음상,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가족에게 열정가득상, 의상이 돋보였던 가족에게는 센스맵시상, 화목하게 잘 어우러진 가족에게는 천생연분상, 그리고 미소가 예쁜 가족에게는 천사미소상을 시상했다.
대상을 수상한 김영표 씨 가족이 무대에서 율동 중이다. ⓒ 김시원 기자
이날 가장 영예로운 상이었던 대상은 김영표 씨 가족이 차지했다. 이 가족은 올 초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가족 모두가 슬퍼했지만 이번 경기가족패션쇼를 통해 가족이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는 모습을 할아버지께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이날 무대에서 가족송 ‘고마워요’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예쁜 율동을 선보여 참가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패션쇼에 참가한 20가족 모두가 무대 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김시원 기자
이날 열린 경기가족패션쇼는 모든 가족이 대상을 받아도 될 만큼 모두가 행복하고 예쁜 모습을 보여주어 보는 사람까지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바쁜 일상 때문에 가족끼리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는 요즘, 2015 경기가족패션쇼가 올 여름 가족들과의 소중한 추억을 더하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