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0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취임 1주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경기도 아카이브
6월 30일 오전 10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경기도청 브리핑룸에 나란히 들어섰다. ‘취임 1주년 공동 기자회견’을 위해 연단에 선 두 사람이 손을 맞잡자 취재진들의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돌 사진 찍는 것 같네”, “1돌이 맞죠” 농담을 주고받으며 돈독한 사이를 과시한 이들은 ‘교육연정’에 대한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이날 도와 교육청 간에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초당적인 교육협력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남 지사가 지난해 취임하면서 시작한 ‘정치연정’이 ‘교육연정’으로까지 확대된 셈이다. 이번 공동기자회견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남 지사가 지난 6월 23일 경기도지사로서 도교육청을 방문해 이 교육감과 회동을 하면서 성사됐다.
남 지사는 이날 “도는 앞으로 교육청과 협력체계를 구축해나갈 것이다. 한 몸, 한마음으로 협력해나가겠다. 정치에 흔들려서도, 정파에 흔들려서도 안 된다. 오직 아이들과 부모님들, 국민을 위해 힘을 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재정 교육감도 “지방자치를 완성시키는 과정에 있어서 우리 두 사람에게 주어진 책임이 중대하다고 판단된다”며 “도지사와 함께 현장 중심, 학생 중심으로 정책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화답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 경기도 아카이브
교육연정, 교육재정 확충부터
남 지사와 이 교육감은 가장 먼저 교육재정 확충에 협력하기로 했다. 우선 도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지방교육세 등 교육청에 지급해야 할 법정전출금을 교육청과 협의해 조기 전출하기로 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법이 정한 전출기한을 1년가량 앞당겨 교육청에 지급하게 된다. 또 도는 당초 세수 추계보다 초과 징수된 지방교육세도 추경에 반영해 조기 전출할 방침이다.
남 지사가 제시한 ‘꿈의 교실(9시 이전 조기 등교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예체능프로그램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의 경우 이 교육감이 강조하는 9시 등교의 기본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협의해 운영키로 했다. 초등학교 노후 화장실 개선사업 등 학교시설개선사업은 도와 교육청이 수요조사와 현지조사를 거쳐 대상지를 선정, 지원키로 했다. 지원규모도 도와 교육청이 매년 협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양측은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도에서는 도지사·행정1부지사·사회통합부지사, 교육청에서는 교육감·제1부·제2부교육감이 참여하는 ‘3+3 협의회’도 주기적으로 개최하기로 했다. 필요한 경우 도의회와도 논의하기로 했다.
남 지사와 이 교육감은 창의·인성·기본기·생명존중을 주제로 한 미래형 테마파크 조성 및 콘텐츠 개발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파주영어마을, 양평영어마을, 광주 곤지암 스포츠엔터테인먼트파크, 반려동물 테마파크(장소 미선정) 등 4곳에 도와 교육청이 각각의 테마에 맞는 교육프로그램을 지역사회의 모든 교육자원을 동원해 개발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파주영어마을을 리모델링하는 창의력 테마파크는 전통문화와 한글, 태권도 등 한류를 콘셉트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양평영어마을은 인성을 주제로 인성교육, 안전체험, 질서·원칙 지키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광주 곤지암에 조성되는 스포츠엔터테인먼트파크는 스포츠정신, 반칙 안 하기 등 기본기 교육이 이뤄진다. 아직 장소가 정해지지 않은 반려동물 테마파크에서는 생명존중을 주제로 유기견 보호·치료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도와 교육청은 각각의 테마에 맞는 교육프로그램을 공동 개발해 접목하는 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도와 교육청은 테마별로 별도의 자문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함께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남 지사는 “대화와 협력을 통해 갈등의 시대를 마치고 협력을 해서 새로운 통합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 경기 연정의 목표”라며 “교육협력사업을 통해 교육의 질이 높아지고 아이들이 행복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