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가장 멋진 도청사 광교에 선보일 것”
‘멜빵패션’ 행정의 달인 박수영 행정1부지사 ⓒ 김상근 기자
민선6기의 경기도는 ‘연정’ 등 다양한 정치적 실험 속에서도 넥스트판교, 따복버스, 광교신청사 이전 등 도 정책을 가시화시키며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성과를 이끌어내고 있다. 남경필호가 세월호, 판교 환풍구사고, 메르스사태 등 위기상황에서도 이처럼 순항할 수 있었던 것은 안살림을 똑 부러지게 챙겨온 박수영 행정1부지사(51)가 있었기 때문이다. 박 부지사는 김문수 도지사 시절인 2009년 11월 경제투자실장으로 경기도와 인연을 맺은 후 2013년 4월 부지사로 취임했다. 그는 트레이드마크인 ‘멜빵패션’으로 현장 곳곳을 누비면서 ‘해결사’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7월 15일 박 부지사를 만났다.
Q 부지사로 취임하신 지 올해로 2년이 됐습니다. 그 2년을 돌이켜 본다면?
A 격동의 세월이었습니다. 우선 민선5기를 거쳐 남경필 지사의 민선6기가 출범하는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아울러 세월호, 판교 환풍구사고, 의정부 화재사고, 메르스, 중국 버스 추락사건 등 위기도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일상적인 도 정책을 펼쳐야 하니 어렵고 바쁜 날의 연속이었던 셈이죠.
Q 최근 도민은 물론 전 국민을 불안에 떨게 했던 메르스와 관련해 ‘경기도는 침착하게 잘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주요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이제 (메르스가) 거의 종식됐죠. 피크 때 평택에만 가택격리자가 1천58명이었는데 지난주 금요일(7월 10일)로 모두 해소됐습니다. 이번 메르스에 대한 대응은 지사님의 오랜 정치적인 경험 덕분에 잘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고 봅니다. 가장 먼저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그 시스템의 핵심은 도립의료원이었고요. 거기에 메르스 확진환자들을 모았거든요. 그러지 않았으면 (확진환자들이) 흩어져 감염이 확산됐을 겁니다. 3백 병상 이상의 병원을 묶어 네트워크를 형성해 환자들이 병원을 여기저기 가지 않게 하여 확산을 막은 겁니다. 복지부나 각 지자체에서도 우리 시스템을 보고 갔습니다.
“넥스트판교, 내년에 착공돼 1년 6개월 내 완공 예정”
Q 메르스 관련된 분야의 예산집행권한을 부지사께서 직접 보건복지국장에게 위임해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게 했다고 들었습니다. 그 배경은 무엇입니까?
A 일반적인 상황일 때와 달리 위기 시에는 의사결정이 빨라야 합니다. 즉 그 문제와 관련한 제일 잘하는 사람이 맡아 해결해야 하는 것이죠. 이번 메르스 사태에 관한 한 지사님과 우리는 문외한들이죠. 그래서 (메르스 네트워크망에 참여하는) 42개 병원에 1천만원씩 지원하는 문제는 2시간 만에 보건복지국장의 건의를 받고 바로 집행토록 했습니다. 과거에도 광주 하수처리장 오염사고가 발생했을 때 6시간 만에 바로 지원하도록 해서 사고 확산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Q 8월부터 시행되는 따복버스 운행사업과 내년에 착공될 판교테크노밸리2 사업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십시오.
A 경기도는 서울시의 7배에 달할 정도로 큽니다. 그러다 보니 버스 노선도 복잡하지요. 이번 따복버스는 다양한 교통정책의 첫 삽을 뜬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하루아침에 완성될 수는 없겠지만 남 지사님 임기 중에 자리가 잡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판교테크노밸리2 사업은 예정대로 내년 착공이 가능해 1년 6개월 안에 빌딩이 완공될 겁니다. 판교테크노밸리1 사업 후 온갖 기업에서 땅 달라고 야단이었는데 김문수 지사 말기에 테크노밸리2 계획을 세워서 땅을 보러 다녔습니다. 그 후 남 지사님 취임하고 이 사업을 1번 정책으로 세워서 추진했습니다. 이것이 넥스트판교 사업입니다.
테크노밸리1 사업 때는 제가 경제투자실장이었는데 흙먼지만 날리는 땅에 건물이 올라갈 수 있도록 총대를 메는 등 적극 나서는 바람에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멜빵패션’ 행정의 달인 박수영 행정1부지사 ⓒ 김상근 기자
Q 경기도 일자리센터를 전국 모델로 확산시키는 데에도 상당한 기여를 하셨죠?
A 김문수 지사님이 경기도 일자리 정책을 2년 해봤는데 잘 안 되더라 하시면서 경기도 다음 정책을 만들어달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2009년 10월에 부임하고 이듬해 2월 1일에 일자리센터라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즉 도에 일자리 중심 허브 시스템을 만들고, 31개 시·군에 전부 일자리센터를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도는 정책을 세우고, 시·군 일자리센터에는 일자리 확산 경쟁을 시켰습니다. 시상금도 주고 했더니 서로 회사를 찾아다니며 일자리 확대에 적극 나서는 거예요. 그러면서 도의 일자리센터 시스템이 각광을 받게 됐고, 이것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더니 전국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던 겁니다.
Q 수원 광교신도시로 도청사를 이전하는 데 있어 도민들이 깜짝 놀랄 만한 뉴스가 있을 것이란 말씀을 하셨는데, 그게 무엇인지요?
A 이 문제는 제가 7월 30일 광교 주민들에게 가서 발표할 예정이기 때문에 깊은 말씀을 드리기 어렵습니다만 도청사가 (광교로) 이전하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단, 대한민국에서 제일 멋있는 도청사가 될 것이라는 것은 확신합니다. 도청사 주변 주민들이 엄청 좋아하실 겁니다. 약속건대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그전에 광교로 이사 오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웃음)
“판교 환풍구사고 합의 이끈 일 가장 보람 있어”
6월 24일 광교1동주민센터에서 열린 ‘경기도청 이전관련 주민간담회’에서 박수영 부지사가 주민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경기도 아카이브
Q 앞서 말씀대로 부지사께서 업무에 적극적으로 나서다보니 언론에서 해결사니 정책통이니 하는 말을 많이 합니다. 동의하십니까?
A 저는 전형적 공무원답지 않다는 평을 많이 듣습니다. 대부분의 공무원들이 감사가 두려워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는데 저는 문제들을 공격적으로 돌파해왔죠. 제가 경기도에 와서도 큰 이슈 12개 정도를 교통정리한 거 같습니다. 저는 해결사, 정책통, 행정의 달인 등등 이런 말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안정적인 관리형이란 말은 제일 싫어합니다.(웃음)
Q생활 중 보람 있었던 것과 아쉬웠던 것을 꼽는다면?
A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판교 환풍구사고 때 (유족들과) 쉰일곱 시간 만에 합의를 이끌어낸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당시 판교 환풍구사고가 자칫 세월호처럼 커질 수도 있었거든요. 정홍원 총리님께서 대책본부에 오셔서 “지사님 독일 가신 상황에서 부지사님이 세월호처럼 확산되지 않게 해달라”고 하셨거든요. 그래서 제가 맡겨주시면 열심히 하겠다고 하고 해냈죠. 그런데 총리님께서 (수고했다는) 전화를 주실 줄 알았는데 안 와서 섭섭했죠.(웃음) 굉장히 어려운 문제였는데 짧은 시간 동안 세월호 모델이 아닌 판교 모델을 제시했다고 자부합니다.
저는 가능한 한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보려 하기 때문에 아쉬운 일은 없지만, 굳이 꼽자면 완수하지 못한 이화여대 파주캠퍼스 유치 문제가 기억에 남습니다. 대신에 폴리텍대학을 유치해 덜 아쉽기는 합니다. 취업률의 경우 4년제 대학은 50%밖에 안 되는데, 폴리텍대학은 80%가 넘습니다.
Q 부지사님에게 경기도란?
A 7년 쯤 전에 아버님이 돌아가셨습니다. 자주 찾아뵐 수 있게 양평 공원묘지에 모셨는데 그때 이후에 경기도에 이상하게 인연이 생겼습니다. 지금 6년가량을 경기도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보통 1년 정도 근무하고 중앙으로 가는데 저는 선친의 묏자리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웃음) 경기도는 저에게 요즘 여야가 하는 연정(聯政)의 의미를 넘어 사랑하는 연정(戀情)의 대상입니다.
Profile.
1986년 서울대 법학과 졸업/ 1996년 하버드대 대학원 정책학 석사/
2006년 대통령 비서실 선임행정관/ 2008년 안전행정부 인사기획관/
2009년 경기도 경제투자실장/ 2010년 경기도 기획조정실장/
2013년 경기도 행정1부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