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상 동두천시
두드림 디자인-아트빌리지 조성사업
발길 끊긴 관광특구, 디자인·공예 새옷 입고 훨훨~ ⓒ 김상근 기자
동두천시가 늙어가고 있다. 인구의 고령화 문제가 비단 동두천시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이로 인한 동두천시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지난 10년간 동두천시 청년인구(만15세~만29세)는 무려 22%가 감소했으며 만65세 인구는 16%에 근접할 정도로 동두천시는 급속히 늙고 있다. 게다가 5백 인 사업체가 아예 없을 정도로 산업기반이 취약하고 소규모 서비스업이 90%에 달해 그나마 남아 있던 청년들마저도 하나둘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떠나는 청년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경쟁력이 필요하지만 동두천은 자연, 도시, 인적, 문화, 산업, 교육 등 모든 면에서 지역자원이 부족했다. 단 하나 내세울 것이 있다면 전국 유일의 피혁산업단지가 위치해 있다는 것. 이곳에서 생산되는 가죽제품은 동두천시 제조업의 20%를 차지하고 경기도 가죽제조업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했다. 동두천시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미군을 대상으로 상권이 형성된 외국인 관광특구가 있다는 점이다. 미군이 떠나면서 상권이 급속히 쇠퇴하긴 했으나 전철역과 맞닿아 있는 관광특구는 전국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독특한 지역성을 띠며 이미 갖춰진 도시기반, 임대료가 매우 저렴한 역세권 상가, 전철로 1시간 이내 서울 중심부에 도달할 수 있는 접근성 등도 이대로 방치하기에는 아까운 요소였다.
발길 끊긴 관광특구, 디자인·공예 새옷 입고 훨훨~ ⓒ 김상근 기자
빠르면 올해 안에 공방 개소할 것
동두천시는 이러한 소소한 장점들을 모아 경기 북·동부 경제특화발전사업 공모에 ‘두드림 디자인-아트빌리지 조성사업’으로 출전했다. 이 사업은 활력을 잃은 원도심 상권을 회복시키기 위해 외국인 관광특구 일원의 빈 점포에 청년 디자이너를 유치하고 가죽, 섬유, 한지, 금속, 주얼리 등 공예공방 특화거리를 조성하는 내용이다.
타고난 지역자원이 없다면 직접 만든다는 신념으로 작은 장점들을 모아 제안한 아이디어는 심사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고 우수상 수상과 함께 총 사업비 1백20억원 중 50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수상 직후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기본계획 및 사업구상을 수립하고 외국인 관광특구 상가연합회 임원과의 간담회를 거쳐 지난 7월 2일에는 주민설명회까지 열었다. 또한 지속 발전 가능한 사업추진 체계를 마련하고 사업 전반을 이끌어갈 전문 코디네이터 채용 및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실효성 있는 실행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아울러, 예술·문화경영 및 콘텐츠 개발 사업능력이 검증된 전문기관과의 협약을 통해 사업의 실행력을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사업대상지인 보산동 외국인 관광특구 일원은 이미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빈 점포를 활용함으로써 신속한 사업 추진이 가능해 빠르면 올해 안에 공방을 개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니 인터뷰
동두천시 지역경제과 김재규 과장
김 과장은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번 사업에 들인 정성과 노력을 생각하면 충분히 그럴 만해 보였다. 공모전담팀(미래정책팀)을 통해 지난 1월말 15명으로 구성된 TF팀을 가동, 전국을 넘어 멀리 중국까지도 날아가 정보를 모으고 조언을 구하고 머리를 맞댔다. 김 과장은 가장 힘들고 고민스러웠던 부분에 대해 “‘무엇’을 할 것인가는 있는데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라는 방법론 때문에 애를 먹었다”고 회상하며 “공모를 준비하며 보낸 지난 5개월은 그동안 공직자로서 경험해보지 못한 창작의 고통, 경쟁의 긴장감이 실감나는 살얼음판 같은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기대효과로는 “두드림 디자인-아트빌리지 조성사업은 대규모 시설공사 같은 하드웨어 사업이 아니라서 실질적인 완공의 의미가 없다. 단계별로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소프트웨어 사업이자 인재육성·지역공동체 만들기 사업”이라며 “청년을 통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어 1차적으로는 관광특구를 비롯한 원도심의 상권을 살리고 2차적으로는 그 청년들의 동두천 미래를 바꾸는 자산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관광특구는 공방예술과 록 음악이 살아 있는 젊음의 거리로 재탄생하고 동두천 미래 30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젊은 인재를 얻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