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박물관 입구 ⓒ 전아현 기자
1996년 문을 열어 경기문화의 내용과 특성을 밝히는 경기도박물관은 아픈 역사를 딛고 일본의 식민 지배에서 벗어난 지 70년을 맞이해 지난 7월부터 이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회를 마련하고 있다.
기증 자료가 바탕이 된 이번 전시회는 파주 출신의 독립운동가 집안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아무런 대가도, 바람도 없이 독립을 위해 일생을 바친 그들을 기억하고자 한다. 이는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경기도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오는 10월 25일까지 진행된다.
문화자원봉사자의 해설을 들으며 관람하는 사람들(왼쪽), 전시회의 바탕이 된 파주 출신의 독립운동가 집안 ⓒ 전아현 기자
특별전 ‘어느 독립운동가 이야기’는 기증자의 가족 모두가 조국을 떠나 중국에서 독립운동에 일생을 바친 집안 이야기를 다뤘다. 기증자의 할아버지이자 대한민국임시정부 국무위원이었던 박찬익, 아버지이자 한국광복군과 주화대표단에서 일한 박영준 그리고 어머니이자 여자광복군에 들어간 신순호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들의 업적과 유품 등 독립운동과 관련된 자료들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의 당시 사진과 배지, 한국광복군 전투복과 백범일지 등의 자료도 전시돼 있다.
친구들과 함께 경기도박물관 특별전을 관람한 고등학생 이모 양은 “김구의 글씨부터 사진까지 소중한 기증 자료들을 접할 수 있어 영광이다”라며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여러 독립운동가 이야기’ 특별전 연계 강연회 현장 ⓒ 전아현 기자
지난 8일, 경기도박물관 회의실에서는 ‘나는 이렇게 나라를 사랑했단다’ 라는 제목의 여러 독립운동가 이야기를 다룬 강연회도 진행되었다. 무료로 진행된 강연회에는 많은 가족들이 참여해 흥미를 보였다.
‘사람은 누구나 평등하다’라는 동학의 믿음과 ‘망국의 한이 있어도 백성과 신하가 의(義)를 붙잡고 끝까지 싸우다 함께 죽는다’는 김구의 가치관, 감옥에서 생을 마감할 의지가 담긴 독립운동 등 그의 애국심에 관한 내용을 다뤘다. 백정(白丁)과 범부(凡夫)의 머릿글자로, 나라의 90%인 그들이 김구만큼 애국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있다는 김구의 호 ‘백범(白凡)’ 유래 등은 학생들의 흥미를 돋우었다.
홍소연 심산김창숙기념관 전시실장은 “사람들이 특별전을 방문해 희미해진 역사가 되어버린 광복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강연회에 참여한 중학생 김모 군은 “독립운동가들이 당한 고문을 알게 되어 마음이 아팠다”며 광복을 절대 잊고 살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흉배 티셔츠 만들기 체험에 참가한 아이들 ⓒ 전아현 기자
이번 특별전과 더불어 박물관의 중앙홀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특별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위엄의 상징, 흉배를 달아라!’ 라는 이름의 흉배 티셔츠 만들기 체험이었는데, 아이들은 취향에 따라 흉배 무늬를 고를 수 있어 흥미를 보였다. 문과의 상징이자 구름과 두루미 그림의 운학 흉배가 있는가 하면, 무과의 호랑이와 표범 그림인 호표 흉배도 있었다. 교육 강사의 설명에 따라 아이들은 티셔츠를 칠하고 완성하여 입는 모습을 보였다. 본 프로그램 이외에도 모시 금박 찍기, 광복군 배지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이 있으며, 이번 행사는 오는 8월 16일까지 진행된다.
한편, 경기도박물관은 해마다 여러 차례의 기획전시회와 특별전시회를 개최하며 뮤지엄 아카데미, 어린이 발굴 체험 등의 다양한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18시까지 개관되며, 관람료는 성인 4000원, 청소년·군인은 2000원, 65세 이상·7세 이하는 무료다. 매년 반복하며 희미해진 역사가 되어버린 광복의 70번째 생일을 기념해 경기도박물관에서 독립운동가들의 삶과 지혜를 되새겨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