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8회를 맞은 부천국제만화축제는 12일부터 16일까지 5일 동안 한국만화박물관, 한국영상진흥원, 부천영상문화단지 등 부천시 일원에서 진행된다. 다양한 전시와 애니메이션 상영, 작가 사인회 등이 더욱 부천국제만화축제를 풍부하게 만든다.
부천국제만화축제 포스터 ⓒ 김다예 기자
이번 부천국제만화축제는 광복 70주년을 기념으로 해 과거 70년과 미래 30년을 담는다는 의미로 ‘70+30’이라는 주제 아래 진행된다. 한국만화박물관에서는 ‘만화의 울림, 전쟁과 가족’이라는, 광복을 기념하는 기획전시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 전시에서는 전쟁, 도시화, 산업화라는 명목 하에 희생당한 우리의 과거와 현재의 시간 속에서 ‘잊혀지고 있지만, 잊혀져서는 안 되는 아픔들’에 대해 주목했다. 그 아픔들은 ‘무력전쟁’과 ‘전쟁과 같은 매일의 삶’으로 많은 전쟁들 속에서 개인과 가족이 어떻게 무고하게 피해를 입고 희생을 당하는지 만화 작품으로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전쟁의 역사가 되풀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만화의 울림, 전쟁과 가족전시’를 관람하고 있는 사람들 ⓒ 김다예 기자
지난 12일 열린 부천국제만화축제 개막식에서는 용경빈, 유나영 아나운서가 MC를 맡았고 홍보대사 줄리안(벨기에 출신)을 시작으로 개막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김정기 작가는 전쟁, 평화,70년 과거에 대해 그리고 베르나르 이슬레르(벨기에 출신) 작가는 미래의 인간을 묘사하는 주제를 가지고 드로잉 퍼포먼스를 했다. 이번 드로잉 퍼포먼스는 김정기, 베르나르 이슬레르 두 명의 작가가 이번 축제 주제인 ‘70+30’에 맞게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넘나드는 기법으로 표현한 공연이었다. 작가의 그림이 하나로 합쳐지는 모습이 마치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듯한 환상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김정기 작가, 베르나르 이슬레르 작가가 선보인 드로잉쇼 ⓒ 김다예 기자
부천국제만화축제 개막식에서는 부천만화대상도 함께 개최되었다. 학론평론상은 김낙호 작가의 ‘만화가 담아내는 세상’, 해외작품상은 오사 게렌발 작가의 ‘7층’, 부천시민만화상은 김보통 작가의 ‘아만자’, 어린이만화상은 김지연, 한나빵 작가의 ‘미운아기오리 뿡쉬’, 대상은 윤태호 작가의 ‘인천상륙작전’이다.
부천만화대상 수상 작품들 ⓒ 김다예 기자
대상을 수상한 윤태호 작가의 ‘인천상륙작전’은 광복부터 6.25까지를 배경으로 한국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시대의 아픔을 공감하는 작가 정신과 뛰어난 연출력, 흡입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의 다른 작품인 만화 ‘미생’은 드라마로도 제작되면서 미생 열풍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윤태호 작가는 “수상작으로 결정이 됐을 때 ‘이 상을 받을 수 없다’라고 많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책을 만들 때 너무나 많은 선생님들의 책을 참고로 해서 만들었기 때문에...”라며 겸손한 수상소감을 하기도 했다.
윤태호 작가의 수상 소감 ⓒ 김다예 기자
박재동 부천국제만화축제 위원장은 개막식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개막식선언을 했다. 그는 “엄마가 아이들을 데려와 놀면서 시작된 축제가 벌써 18살이 되면서 축제에서 다루는 테마가 다양해졌고 진지해졌다”라고 말했다. 또 부천시장과 경기도 및 부천시 국회의원들을 향해 “세계적인 만화축제 앙굴렘국제만화제가 70억 원의 예산을 쓰는데 반해 부천은 10억 원도 안 쓰지만 국제적 행사로 키워내고 있다”고 설명하고 “앞으로 좀 더 통 크게 지원해 달라”고 주문하며 축제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을 당부했다.
또 박재동 위원장은 동요 ‘엄마야 누나야’를 마지막 ‘강변가자’란 가사를 `BICOF 가자’로 바꿔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개막선언을 SNS에서 실시간 방송을 하는 것처럼 연출하여 이날 MC인 용경빈 아나운서가 “‘좋아요’를 눌러주고 싶네요”라고 하면서 개막식은 막을 내렸다.
박재동 위원장의 개막 선언 ⓒ 김다예 기자
부천국제만화축제는 오는 16일까지 개최된다. 국제적인 축제로 자리 잡은 만화축제인 만큼 앞으로의 우리나라 만화 발전을 위해 축제 현장을 찾아가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