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킨텍스 제2전시장 10홀에서 제1회 ‘글로컬 콘텐츠 페어(콘텐츠 영재 만들기 상상체험관)’가 열렸다. 경기도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39개 업체가 참여하고 48개 운영콘텐츠가 마련된 6개 테마 놀이터로 구성돼 어린이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유니세프 체험관에서 증강현실 프로그램을 통해 시리아 난민 어린이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관람객 ⓒ 이서윤 기자
상상 터널을 지나면 바로 왼쪽에서 유니세프 체험관을 만날 수 있다. 5년째 내전이 지속되고 있는 시리아의 난민 소녀 이야기를 담은 증강현실 프로그램을 체험한 관람객은 “시리아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며 우는 소녀의 모습이 안타까웠다”며 “내전이 빨리 멈춰 소녀가 가족들과 함께 돌아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체험을 통해 긴급구호식품 체험 후에 우리나라 어린이와 영양실조에 걸린 아프리카 어린이의 체중 차이 등을 체험해 보고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체험관에서는 지난 4월 일어난 네팔 대지진의 후원자에게 선물하고 6천 원에 키트를 판매하기도 했다는 ‘네팔 팔찌’를 선물로 받을 수 있다.
제주도의 대표 상징물인 돌하르방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캐릭터 ‘꼬마 하루방 제돌이’가 어린이들과 사진을 찍기도 했다. ⓒ 이서윤 기자
유니세프 체험관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자 어울림무대 옆에서 ‘속닥속닥 설화놀이터’를 만났다. 설화놀이터는 여러 지역의 전통설화를 체험공간으로 재현한 코너로, ‘한구슬전’의 홍안태자와 구슬이 봉제인형 만들기, 모래놀이 체험을 할 수 있는 ‘태안신두리사구 별주부전’, 귀여운 ‘꼬마 하루방 제돌이’와 사진 찍기, 악기를 이용해 동물들의 소리를 표현해 볼 수 있는 ‘문화콩 청각놀이터’ 등의 참여콘텐츠가 준비돼 있었다.
체험이벤트로는 ‘하늘의 해와 달을 쏴라’, ‘도깨비의 보물’, ‘동물과 인간을 구분하라’가 마련되었다. 화면에 두 개씩 뜬 해와 달을 쏘아 맞추면 퇴치 부적을 받을 수 있고, 이를 도망가는 도깨비에게 붙이고 송화 가루를 받아 동물 모형에 뿌리면 사람 말을 하던 동물들이 원래의 소리를 찾을 수 있게 되는 재미있는 체험활동이다. 많은 아이들이 길게 줄을 서서 참여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 캐릭터 온고지신. 왼쪽부터 티라노사우루스 ‘시니’, 브라키오사우루스 ‘오니’, 트리케라톱스 ‘지니’가 서 있고 ‘시니’의 위에 텔로닥틸로스 ‘고니’가 날고 있다. ⓒ 이서윤 기자
나무 위에 얌전히 앉아있는 토코투칸 `러브`(왼쪽)와 두 발로 통통 뛰어다녀 관람객을 놀라게 한 붉은 코뿔새 `아투`(오른쪽)도 만나볼 수 있다. ‘아투’는 아직 어려 부리가 까만색이지만, 다 자라면 빨간 부리를 갖게 된다고 한다. ⓒ 이서윤 기자
설화놀이터의 옆에는 ‘살금살금 정글놀이터’가 보였다. 먼 옛날에 지구상에 살았던 공룡들의 모형을 만들어 둔 ‘공룡왕국 경남고성공룡’, <엄마까투리>, <마당을 나온 암탉>, <변신싸움소 바우> 등의 애니메이션을 소개하는 참여콘텐츠와 ‘엄마까투리 클레이아트 체험’, ‘팔씨름왕 홍지승을 이겨라’, ‘정글극장’ 등의 체험이벤트가 마련돼 있었지만, 어린이들에게 가장 많이 사랑받은 콘텐츠는 참여콘텐츠 ‘실내 애니멀 파크 주렁주렁’과 체험이벤트 ‘주렁주렁 동물과의 교감시간’이었다.
위의 사진에서 소개한 새들 외에도 라쿤, 코아티, 스컹크, 사막여우 등의 동물들을 만나볼 수 있고, 병아리, 달팽이, 굼벵이 등의 동물들을 만져볼 수 있다. 각각의 톱밥 칸에 동물들이 들어있는데, 한 톱밥 칸에서는 동물들이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아 두리번거리다가 한 어린이가 양손 가득 굼벵이를 들고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기자가 어린이였을 땐 징그럽다며 손조차 대지 않았을 굼벵이를 쥐고 “이것 봐요~”라며 자랑하는 어린이가 신기했다.
상상놀이터 전경. ‘구름빵’, ‘외계돼지 피피’ 등 TV에서 만나던 캐릭터들을 주제로 한 놀이터들이 마련돼 있는 상상놀이터. 많은 아이들이 즐겁게 놀 수 있는 공간이다. ⓒ 이서윤 기자
TV 앞을 떠난 지가 오래인 기자는 처음 보는 캐릭터들이 대부분이었다. ‘외계돼지 피피’, ‘외계가족 졸리폴리’, ‘해녀몽니’ 등 처음 보는 모습들이 귀엽기도 하고 신기했다. 종이로 만들어진 미끄럼틀과 집 모형, 한지가 깔린 미끄럼틀, 피피의 얼굴 모양을 딴 미끄럼틀이 있는 볼풀, 졸리폴리의 얼굴이 그려진 쿠션놀이터, 물 없는 에어풀장 안에 ‘수상다람쥐통’이라 불리는 워터롤러를 놓고 굴리는 ‘신안소금 소금놀이터’ 등의 놀이터가 마련돼 있었다. 공휴일 아침에 집에서 쉬고 싶은 마음을 접고 아이들과 이곳을 찾았을 가족들이 신이 난 어린이들의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모습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준 음악다방’이라고 적힌 곳에서는 무료로 커피와 코코아를 마시며 7080에서 90년대까지의 음악을 신청곡으로 만나볼 수 있다. 기자의 카메라를 본 DJ가 손을 들어 인사해 주었다. ⓒ 이서윤 기자
1973년 버스의 모습을 재현해 놓기도 하고, 상상극장에서는 ‘외계돼지 피피’, ‘엄마까투리’, ‘변신싸움소 바우’ 등의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었다. ⓒ 이서윤 기자
상상놀이터를 빠져나오자 설문조사지가 마련된 테이블을 지나 ‘새록새록 추억놀이터’에 들어서게 되었다. 애니메이션 3편을 상영하는 ‘상상극장’, 옛날 노래들을 들으며 커피와 코코아를 마실 수 있는 ‘준 음악다방’, 흑백사진을 찍어볼 수 있는 ‘추억사진관’, 아이들이 통통 뛰어노는 ‘추억의 방방’ 등의 체험시설이 있었다.
기자가 초등학교에 다녔을 때 학교 건물 뒤편에 큰 트램펄린 두 개가 있었던 것이 기억나 반가웠다. 체험 이벤트로는 ‘추억배송 우체통’, ‘버스안내양’, ‘추억의 게임(딱지치기, 땅따먹기)’, ‘추억먹거리’ 등이 있었다. 추억의 게임을 하면 추억먹거리로 이른바 ‘불량식품’이라고 불리는 간식을 하나 주었다고 하는데, 기자가 이곳을 찾았을 때는 텅 빈 테이블에 솜사탕 기계 하나만 바닥에 놓여 있었다.
기자와 동행한 친구가 “버스 타 보자!”고 기자의 손목을 끌어 버스에 올라보았다. 버스 안을 둘러보고 내리려는데 버스안내양 복장을 한 여성 진행요원이 출입문에 선 기자 바로 앞에서 버스를 탕탕 두드리며 큰 소리로 “아저씨! 잠깐 스톱!”하는 바람에 깜짝 놀라 넘어질 뻔했다.
미래놀이터 입구(위), 3D 프린팅 체험(아래). 미래놀이터에서는 3D 프린팅 체험, 체감형 레이싱 ‘TOP DRIFT’, 동계스포츠 루지 체험, 4D 라이더 체험 등의 체험이 마련됐다. ⓒ 이서윤 기자
입구부터가 심상찮은 ‘두근두근 미래놀이터’. 색종이를 접어 증강현실 어플을 통해 보면 종이에서 동물들이 살아 움직이는 ‘증강현실 종이접기’, 앵커와 가상캐스터 체험을 해볼 수 있는 ‘크로마큐브 어린이 뉴스체험’, 3D 프린터로 만든 모형들과 3D 프린팅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3D BOX의 3D 프린팅 체험’, 자동차 레이싱 체험을 해볼 수 있는 ‘TOP DRIFT’, 화면을 보며 직접 체험하는 것처럼 좌석이 움직이는 ‘동계스포츠 루지 체험’과 ‘4D 라이더 체험’, 보성 주암호수공원에 사는 천연기념물 수달 `무루`와 함께 이상한 나라 양림동을 걷는 ‘이상한 나라의 무루, 가상현실체험’ 등이 눈길을 끌었다. 탑 드리프트 체험, 루지 체험, 4D 라이더 체험 등은 길게 줄을 서서 체험해야 했는데, 지난 5월 말에 열렸던 ‘굿게임쇼 코리아’의 한 부스를 지나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부대 행사로는 ▲지역콘텐츠산업 중장기 발전방안 제안 및 토론 ▲문화창조융합벨트 및 창조경제와 연계 발전을 위한 정책워크숍 ▲지역콘텐츠산업 종사자 간의 네트워크 등 지역콘텐츠 산업 발전 토대 구축을 위한 행사와 관람객 대상 각종 이벤트가 마련됐다. 이번 행사는 재미 있는 콘텐츠와 다채로운 연출로 그야말로 ‘상상’을 체험할 수 있어, 가족 단위의 나들이객들에게 휴식과 공감의 시간을 마련해 주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