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라이프국제대회장 입구 ⓒ 전아현 기자
지난 8일, 경기도 남양주시 이패동에 위치한 체육문화센터에서 슬로라이프국제대회가 개막했다. 슬로라이프(Slow-Life)란 건강하고 여유로운 삶을 찾는 것으로, 슬로푸드 개념에서 한발짝 더 나아간 밥상문화이다.
시민들이 본인에게 알맞은 삶의 속도로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할 것을 권장하고자 개최된 본 대회는 경기도와 남양주시가 주최, (사)남양주슬로라이프국제대회조직위원회가 주관했다. 기자는 10일 남양주 슬로라이프국제대회장인 남양주 체육문화센터를 찾아 행사 전반을 둘러보았다.
파머스마켓에 설치된 부스(왼쪽), 치즈를 시식하는 시민들(오른쪽) ⓒ 전아현 기자
대회장 내의 파머스마켓(Farmer`s market)은 유기농의 중심지로 수도권 최초 슬로시티인 남양주시를 포함한 전국 11개 시군 지역에서 생산된 특산물과 지역 명품이 전시·판매된다. 조안 슬로장터에서는 오징어젓·창란젓(푸른숲농원), 연잎차·건조연근(다산영농조합) 등, 농업기술대전에서는 양봉산물(남양주벌꿀) 등 싱싱하고 푸짐한 친환경 유기농산물이 판매된다. 가장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은 남양주시낙농연구회의 치즈 만들기 체험교실로, 학생들은 우유를 가열·냉각하여 스트링 치즈를 완성하며 흥미를 보였다.
음식문화거리 전경(왼쪽), 떡매치기 체험중인 학생(오른쪽) ⓒ 전아현 기자
음식문화의 거리는 한국인의 정이 묻어나는 대표적인 서민음식인 부침개·국수·전통떡 등 18가지 다양한 품목으로 구성된 추억의 먹거리 장터이다. 연밥·장아찌(대한불교조계종무량사), 슬로도시락(생활개선남양주시연합회) 등의 먹거리뿐만 아니라 떡메 치기 체험장 등 전통식품을 체험할 수 있는 각종 부스들이 설치돼 있다. 떡메 치기 체험에 참여한 황모 군(양정초·12)은 “매일 완성된 떡을 먹다가 직접 만들어 보니 신기하고 뿌듯했다”며 체험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떡이 완성되는 복잡한 과정을 배우며 “떡을 만들 때는 많은 정성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슬로광장 입구(왼쪽), 슬로리딩 부스에서 컬러링북 체험 중인 학생들(오른쪽) ⓒ 전아현 기자
25가지의 기념품·생태공감 체험, 음악·댄스를 비롯한 슬로힐링 65회 공연이 진행되는 곳은 슬로광장이다. ‘책 읽는 남양주’라는 슬로건을 건 슬로리딩 부스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100년의 책 전시, 컬러링북 체험, 책퍼즐 맞추기 등의 상시 운영 프로그램이 있는가 하면, 대회 날마다 색다른 이야기를 들려주는 ‘신나는 동화구연’을 포함한 특별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지난 10일에는 우리나라 전통 제본법인 오침안정법으로 책을 만드는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 세계인의 다양한 맛과 문화, 슬로라이프 혁신관에서 만나다!
슬로라이프 혁신관 내 세계인의 밥상 전시장 ⓒ 전아현 기자
약 50개국 세계인의 밥상이 화려하게 차려진 곳은 바로 슬로라이프 혁신관이다. 여기서는 세계 50개국 밥상 사진 및 향신료·허브·밥상소품의 실물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더불어 세계인의 다양한 食문화 탐험까지,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제대로 된 식사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돋보이는 이탈리아의 경우, 옥수수 가루로 만든 죽 ‘뽈렌따’와 포도를 곁들인 메추리 요리, 크림케이크 ‘주꼬또’를 밥상으로 내세운다. 이와 같이 다양한 밥상은 전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지수화풍>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시민들 ⓒ 전아현 기자
슬로라이프 어드벤처 프로그램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지수화풍’ 프로그램이다. 이는 생활공예(도자기) 체험으로, 직접 흙을 주무르고, 물레를 돌려 작품을 만드는 체험이다. 모든 관람객을 대상으로, 무료로 진행된다. 흙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부터, 찰흙으로 나만의 거북이를 만들기까지 다양한 체험이 준비돼있다. 이 프로그램은 일상생활의 그릇들이 자연에서 온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관람객들에게 ‘자연과 사람의 아름다운 조화’를 강조한다.
◆ 오세득 셰프의 슬로푸드 요리 시연, 스타셰프쇼!
스타셰프쇼를 진행 중인 오세득 셰프 ⓒ 전아현 기자
지난 10일, 혁신관 내 푸드쇼 무대에서는 ‘스타셰프와 10일간의 세계일주’ 푸드쇼가 진행됐다. 현재 TVN ‘냉장고를 부탁해’ 프로그램에서 활약 중인 오세득 셰프가 함께했다. 시민들과의 인사 후 인터뷰가 진행되었고, 오 셰프는 자신의 솔직담백한 유학경험을 공유했다. 많은 요리사 지망생들의 질문에 재치 있는 충고로 답한 후 푸드쇼 ‘낭만셰프 오세득과 제철 식재료로 만드는 건강요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건강요리의 주재료가 된 쌀인 ‘고대미’는 우리나라 토종 재래쌀로 검은색, 녹색, 적색 등 다양한 색을 띄며, 색마다 영양가가 다르다. 10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졌으며, 현미질감이 나고 일반 쌀과는 달리 서리 뒤에 추수하는 독특한 쌀이다. 시민들은 이러한 고대미에 해초를 넣어 요리한 리조또를 직접 맛보고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오 셰프는 “미흡한 점도 있었지만 시민 분들이 맛있게 드셔서 기분이 좋다”고 전했고, 시민들에게 슬로라이프를 즐길 것을 권했다.
굿푸드관 내 전통식품·풍물 부스(왼쪽), 네이션스데이 공연(오른쪽) ⓒ 전아현 기자
혁신관 옆에 위치한 굿푸드관에서는 30개국 세계의 전통식품·풍물 등을 엿볼 수 있고, 대회기간 내 전통의상과 음악, 공연이 함께하는 세계 13개국 축제퍼레이드가 진행된다. 세계 13개국 16개 팀의 민속 음악과 전통 공연을 만나볼 수 있으며 포토 타임 및 관람객과의 만남 또한 이루어진다. 지난 10일에는 인도네시아 무용단의 전통무용 공연이 진행됐으며, 학생들이 공연에 참여해 무용을 따라 하고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세계거리음식 입구 및 부스들 ⓒ 전아현 기자
대회장 내 한편에는 세계 24개국 외국인 요리사들의 요리시연이 있었다. 시민들은 각 국의 이색적인 거리음식을 구매하며 음식문화를 체험했다. 시민들이 가장 흥미를 보였던 거리음식은 터키의 아이스크림이다. 터키인들의 재치와 아이스크림 묘기는 이목을 집중시켰다. 더불어 터키아이스크림 특유의 쫄깃한 맛은 많은 사랑을 받았다.
본 대회는 오는 17일까지 열리며 이외에도 장인과의 만남, 요리경연대회, 국제컨퍼런스 등의 프로그램과 굿라이프관, 명인명품관 등의 전시관이 있다. 세계인의 밥상나눔이자 식생활축제인 슬로라이프국제대회는 행복한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슬로라이프 실천을 권장한다. 이번 남양주 슬로라이프국제대회는 우리 모두 빠른 걸음을 멈추고, 조금 더 느린 식생활을 추구한다면 머지않아 몸의 균형을 되찾고 건강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