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여기 싸고 맛 좋은 사과 하나 잡숴봐~”
“도넛이 3개에 2000원~”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 흥정하는 사람들, 전통시장에 가면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 등으로 장을 보는 사람들이 늘었지만 전통시장에는 편리함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
전통시장 박람회 안내판. ⓒ 김미진 기자
경기도는 이 같은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3년부터 ‘경기도 우수 전통시장 박람회’를 열고 있다. 3회째를 맞는 올해는 ‘흥과 정이 넘치는 전통시장’을 주제로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평택시청 광장에서 행사가 열렸다. 행사는 전시판매관, 공연, 부대행사, 먹거리장터 등 크게 네 가지로 구분돼 운영됐으며 세부적으로는 전통시장관, 평택핑크트럭존, 전통놀이체험, 기업관으로 나뉘었다.
다문화예술단과 임평순 사회자가 무대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김미진 기자
행사 첫째 날에는 평택시립어린이집연합회, 다문화예술단, 평택노인복지관 민요 공연, 못골줌마 불평합창단, 복면난타(부천강남시장), 밸리퀸즈, 유다애 트로트 공연 등이 준비돼 있었다. 둘째 날에는 어린이 그림그리기 대회를 비롯해 오색난타(오산 오색시장), 민요 공연, 3인조 전자현악단 바이올렛 공연, 비보이 공연, 밸리댄스 공연, 색소폰 공연, 7080추억의 콘서트 등이 흥을 돋웠고 마지막 날은 트로트 가수 공연과 4인조 퓨전국악 등의 무대가 펼쳐졌다.
메인무대 옆에서는 붕어빵 아이스크림 체험과 우리나라 전통 의상인 한복체험이 준비돼 눈길을 끌었다. 또한 행사가 진행되는 3일 동안 매일 오후 2시부터 10분간 분위기 조성을 위한 관람객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하고 온누리 상품권을 선물로 지급하기도 했다. 온누리 상품권은 전통시장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용 상품권이다.
이레발효초 부스 모습. ⓒ 김미진 기자
기자는 행사 첫날인 8일 오후, 기업관에 있던 이레발효초 기업과 구리전통시장 부스를 찾았다. 이레발효초 신미경 사장은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작년에 처음 생긴 기업이다. 신생 기업이다 보니 직원은 3명이다. 할머니들은 아르바이트처럼 일을 하시며 재료 공급과 판매를 담당하신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생활이 어려우신 할머니 3명을 고용했다”며 “가격이 다소 비싸지만 일반 발효식초보다 훨씬 좋다. 또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수익금에서 일정 금액은 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리전통시장 보이는 라디오 부스에 있던 황의순(39,대만) DJ는 “2013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때 구리전통시장의 보이는 라디오 DJ로 입사했다. 처음에는 한국어를 더 배우고 싶고 다문화에 대한 인식변화를 하고 싶어 시작한 라디오지만 지금은 구리전통시장을 찾아주는 시민들이 반갑게 인사해주고 살던 대만에 큰일이 생기면 함께 걱정해준다”고 말했다.
전통의상 체험을 하고 있는 송지만 씨. ⓒ 김미진 기자
또한 전통의상 체험을 하던 송지만(46,평택) 씨는 “한복을 입어보니 결혼할 때 하던 폐백이 생각나고 옛날 부모님들도 지금 세대처럼 잘 갖추고 결혼하셨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많은 현대인들이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더 우수할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박람회 기간 동안 둘러본 결과 전통시장의 제품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이제부터는 이왕이면 흥과 정이 넘치는 우리 동네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고 따뜻한 정을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