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지사가 13일 오전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2015 빅포럼(B.I.G.Forum. Bigdata Initiative of Gyeonggi)’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 경기G뉴스 유제훈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빅데이터(Big Data) 활용에 있어 제기되는 개인정보 및 사생활 보호 침해 우려와 관련, 이를 관리할 수 있는 국제적 거버넌스 기구 창설을 제안했다. 경기도가 빅데이터 분야의 이니셔티브(initiative)를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다.
남경필 지사는 13일 오전 10시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2015 빅포럼(B.I.G.Forum. Bigdata Initiative of Gyeonggi)’에서 ‘빅브라더의 공포를 없애자(NO more fear of Big brother)’라는 제목의 기조연설을 통해 빅데이터를 감시·감독할 수 있는 거버넌스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남 지사는 “프라이버시 침해의 공포는 빅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데 큰 걸림돌이다. 이 공포를 없애야 빅데이터가 더욱더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며 굉장히 위험하지만 유용하기도 한 핵물질을 IAEA(국제원자력기구,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가 거버넌스를 통해 관리하고 있듯 개인정보를 침해할 수 있는 빅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 지사는 “구글이나 아마존, 페이스북과 같은 오픈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은 우리에게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우리 삶에 많은 변화를 불러 일으켰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데이터를 독점하고 마음대로 사용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뿐만 아니라 정치인, 정부 권력자들이 개인의 데이터를 갖고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 권위 있는 기관이 요구하거나 모니터링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남경필 지사는 빅데이터(Big Data) 활용에 있어 제기되는 개인정보 및 사생활 보호 침해 우려와 관련, 이를 관리할 수 있는 국제적 거버넌스 기구 창설을 제안했다. ⓒ 경기G뉴스 유제훈
또한 남 지사는 빅데이터와 관련된 도의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남 지사는 “몇 개 회사들과 함께 힘을 합해 플랫폼과 데이터 모두를 개방하는 오픈 플랫폼을 내년 2월 열려고 한다. 스타트업 젊은이들과 빅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하려는 사람들이 와서 새로운 산업을 만드는 것을 시도 중”이라며 “경기도가 갖고 있는 1008종의 공공데이터와 민간의 빅데이터를 단계적으로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통신사 KT와 신용카드사인 신한카드와 MOU를 체결해 데이터를 서로 공유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 지사는 빅데이터 실험을 위한 랩(Lab) 신설 방안도 밝히고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남 지사는 “아직까지는 개인정보보호법 등의 규제로 데이터 활용이 많은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현재 법으로 허용한 서비스만 활용할 수밖에 없다”며 “개인정보를 포함한 데이터를 직접 사용해 어디까지 활용 가능한지, 활용에 있어서 어떠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실험할 수 있는 빅데이터 랩이 필요하다. 판교에서 빅데이터 실험을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을 요청한다. 조례를 만드는 방안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남 지사는 “도가 앞장서서 오픈 플랫폼과 랩을 활용해 거버넌스의 나아갈 방향과 제도 개선 사항 등을 마련하겠다. 1년 후 판교에 다시 모여 그동안 대한민국에 어떤 변화가 있고 어떤 토론이 있었고 어떤 방향과 새로운 모색이 있었는지 말씀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내년 대회 개최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토마스 데이븐포트 교수가 ‘빅데이터 분석과 자동화가 고용에 미치는 위협(Big Data Analytics, Automation, a Threat to Human Employment)’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경기G뉴스 유제훈
남 지사에 이어 토마스 데이븐포트 교수는 ‘빅데이터 분석과 자동화가 고용에 미치는 위협(Big Data Analytics, Automation, a Threat to Human Employment)’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을 통해 빅데이터의 발달로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정부와 교육기관의 역할을 강조했다. 데이븐포트 교수는 빅데이터 분야 최고 석학, 프로세스 혁신 개념의 창시자로 꼽힌다.
데이븐포트 교수는 데이터분석의 역사를 ▲조직내부에 있는 스몰 데이터를 분석해 내부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분석 1.0’ ▲내부의사결정만 지원하는 게 아니라 고객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빅데이터를 통해 만들어 내는 ‘분석 2.0’ ▲분석1.0과 2.0을 융합해 시각화된 데이터분석 결과를 보여주는 ‘분석 3.0’ 등으로 분류한 후 앞으로 네트워킹의 발달로 기계들이 의사결정을 자동으로 하게 되는 ‘분석 4.0’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븐포트 교수는 “우리들이 직면해있는 도전과제는 인간으로서 우리가 스마트한 기계들과 어떻게 협업할 수 있는가 파악하는 것”이라며 “일자리를 잃게 될 사람들을 위해 인간의 능력을 강화(AUGMENTATION)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데이븐포트 교수는 ▲정부 차원의 문제 공론화 ▲빅데이터 전문가(정량 분석가, 해설가, 제품 개발자) 양성 ▲컴퓨터보다 잘하는 분야에 중점 두기 ▲기계들이 도입될 수 없는 분야의 일자리 찾기 등을 제안했다.
특히 “예술이나 감성적인 분야 등에서 인간이 더 많은 일을 할 필요가 있다”며 “조기에 소질있는 인재들이 들어설 수 있도록 이끄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경필 지사와 데이븐포트 교수는 이날 기조연설 후 서울대학교 빅데이터연구원 이상구 부원장의 진행으로 ‘분석 4.0 시대, 공공의 역할과 정책방향’을 주제로 30분가량 토론을 진행했다. ⓒ 경기G뉴스 유제훈
남경필 지사와 데이븐포트 교수는 이날 기조연설 후 서울대학교 빅데이터연구원 이상구 부원장의 진행으로 ‘분석 4.0 시대, 공공의 역할과 정책방향’을 주제로 30분가량 토론을 진행했다.
데이븐포트 교수는 프라이버시 보호도 중요하지만 이 문제 때문에 혁신을 중단할 수 없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투명성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답했다. 그는 “기업이 어떤 개인정보를 갖고 있는지, 정보를 가지고 무엇을 하는지 공개해야 한다”며 “기업이 소비자들의 정보를 활용하는 대신 그 대가로 소비자에게 어떤 혜택을 주는지 소비자들이 인식할 수 있다면 개인정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 지사는 판교에 설치하는 빅데이터 센터의 구체적 과제와 운영방안을 묻는 질문에 의료정보를 이용한 서비스에 도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남 지사는 “의료정보를 잘 분석하면 인간의 삶을 훨씬 건강하게 할 수 있는데 프라이버시 문제와 직접 부딪쳐 있다. 이런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은 랩에서 제한적으로 하고 그 결과 분석을 같이 공유하고 분석하면서 어떤 방식으로 하면 좋을지 길을 가보려는 것”이라며 “도의회와 정부, 국회를 설득해 이 문제를 공론화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두 사람은 현재 빅데이터 관련 인력이 부족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루고 빅데이터 전문가 교육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데이븐포트 교수는 미국의 사례를 들며 기업과 대학이 파트너십을 맺어 협업해 필요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날 빅포럼이 열리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는 학계와 산업계, 일반인 등 300여 명이 넘는 청중이 몰려 빅데이터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이들은 남 지사와 데이븐포트 교수 토론 후 가진 청중과의 대화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질문을 아끼지 않았다.
판교에서 인문학 관련 일을 하고 있다고 밝힌 한 청중은 “공공정보 개방과 빅데이터 산업에 경기도가 가장 앞선 것 같아 반갑다”며 데이터는 수집보다는 쌓인 데이터를 해석하는 작업이 더 중요하다. 인문학적인 이해가 필요한 융합작업인데 이에 대한 계획이 있는지를 남 지사에게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남 지사는 “경기도의 빅데이터 센터는 오픈 플랫폼이다. 24시간 개방할 것이다. 언제든지 방문해서 함께 연구하고 논의하자”고 답했으며 질문자 역시 즉석에서 “적극 참여하겠다”고 호응했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개방과 공유의 빅데이터 거버넌스’와 ‘빅데이터 활용과 개인정보보호의 양립’ 등 두 가지 주제로 두 개의 포럼이 A와 B트랙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빅데이터 거버넌스’ 트랙에서는 일리노이 대학 교수이자 칭화대 데이터사이언스연구원장인 필립 유 교수가 공공에서의 빅데이터 개방과 활용 및 민간부문과의 통합에 대해 발표했으며, 구글의 로스 영 공공정책 총괄은 다양한 분야의 빅데이터 혁신 사례를 소개했다.
이번 포럼에는 일반인 참석자를 위해 우리 선조들의 빅데이터 활용이라고 할 수 있는 사주상담, 한의학체질 감별 및 건강상담, MBTI 성격진단 등의 체험이벤트도 준비됐다. ⓒ 경기G뉴스 유제훈
경기도와 서울대학교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경기콘텐츠진흥원,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주관하는 2015 빅포럼은 빅데이터와 현재와 미래, 가치, 관련 산업 등 빅데이터의 모든 것을 한 번에 조망할 수 있는 국제포럼으로 13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오는 15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포럼에서는 일반인 참석자를 위한 부대행사로 우리 선조들의 빅데이터 활용이라고 할 수 있는 사주상담, 한의학체질 감별 및 건강상담, MBTI 성격진단 등의 체험이벤트도 준비돼 있다. 또 빅데이터 관련기업 채용설명회를 비롯해 가이온, 티맥스 소프트 등 14개 기업의 전시관이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