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빅포럼(B.I.G.Forum. Bigdata Initiative of Gyeonggi)’이 개막한 가운데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세계 3대 경영전략 애널리스트로 꼽히는 토마스 데이븐포트 교수가 기조연설하고 있다. ⓒ 경기G뉴스 유제훈
빅데이터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들이 ‘한국의 실리콘밸리’ 경기도 판교에 모였다. 빅데이터에 대한 각종 논의를 위한 자리인 ‘빅포럼’이 처음 열린 것.
‘빅포럼(B.I.G.Forum. Bigdata Initiative of Gyeonggi)’은 13일 오전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막이 올랐다. 이 자리에는 세계 3대 경영전략 애널리스트로 꼽히는 미국의 토마스 데이븐포트(Thomas H. Davenport) 밥슨대학 교수, 필립 유(Philip Yu) 일리노이 대학교수, 로스 영(Ross Young) 구글 디렉터, 비제이 라하반(Vijay Raghavan) 렉시스넥시스 부회장 등 빅데이터 관련 세계적 석학과 기업인이 참석했다.
또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성낙인 서울대학교 총장, 전하진 국회의원, 경기도의회 배수문 기획재정위원장과 임병택·최지용·김호겸·안혜영·박재순·임두순·방성환·김지환·이영희·이효경 도의원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 남 지사 “빅포럼 통해 빅데이터의 새로운 스탠더드 만들자”
첫날인 13일 진행된 ‘국제포럼’은 고상지밴드의 축하공연과 내빈소개에 이어 개회식으로 시작됐다. 남 지사는 개회식에서 “빅포럼을 통해 앞으로 빅데이터의 새로운 스탠더드를 만들어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남경필 지사와 데이븐포트 교수의 대담을 청중이 듣고 있다. ⓒ 경기G뉴스 유제훈
이어 성낙인 서울대 총장은 현시대를 ‘데이터의 시대’라고 정의하며, 개인의 일상이 휴대폰이나 컴퓨터를 통해 기록되는 ‘비밀 없는 세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그 데이터를 수동적으로 이용당하는 게 아니라 능동적으로 이용하는 시대, 각자 이용하는 시대가 됐다”며 “서울대학교는 경기도에 융합과학기술대학원과 융합과학기술원을 두고 있다. 경기도의 지원에 힘입어 융합학문의 길을 함께 이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전하진 국회의원은 축사에서 “남경필 지사는 평소 존경하고 조용히 혁신을 주도하는 분”이라고 소개한 뒤 “사회가 변화하는 것은 건국 이래 대한민국만 겪는 혁신이 아니고, 세계가 변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빅데이터를 통한 시대의 변화에 주목했다.
◆ 빅데이터란? 빅데이터의 발전 방향은?
이날 여러 가지 논의에 앞서 빅데이터 분야의 최고 석학으로 꼽히는 토마스 데이븐포트 교수와 남경필 지사가 ‘빅데이터 생태계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거버넌스 구현 및 극복해야 할 과제’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먼저 데이븐포트 교수는 “빅데이터는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정보를 구성한다. 비정형 데이터, 곧 영상이나 이미지라서 분석과 해석이 어렵다. 데이터로 탈바꿈하는 노력이 힘들지만 자료가 워낙 유용해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빅데이터의 도전과제는 인간들이 분석을 하는 게 아니라 자동화된 프로그램이 분석한다는 것이다. 의사결정을 하면서 인간이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고 말했다.
데이븐포트 교수에 따르면 빅데이터 이전에는 데이터를 묘사, 서술적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이제 고도화된 분석을 해야 하며, 의사가 약을 처방하듯이 지시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그는 “21세기 남은 기간, 스마트한 인간이 스마트한 기계와 어떤 협업을 이뤄내는가가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가야할 빅데이터 연구의 길을 내다봤다.
데이븐포트 교수는 “빅데이터는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정보를 구성한다. 비정형 데이터, 곧 영상이나 이미지라서 분석과 해석이 어렵다. 데이터로 탈바꿈하는 노력이 힘들지만 자료가 워낙 유용해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 경기G뉴스 유제훈
데이븐포트 교수가 특별히 강조한 점은 ‘분석1.0’ 시대에서 ‘분석4.0’까지 이르는 상황이다. 불과 10년 전까지 존재한 ‘분석1.0’은 내부 데이터 혹은 스몰 데이터 분석이었다. 이전에는 분석가들이 밀실에서 의사결정권자와 거리를 두고 분석하는 것이었다면, 새로운 시대의 분석은 빠르게 움직이는 비정형 데이터 분석을 하는 것이다.
‘분석3.0’은 데이터의 시각화다. 인간들의 소비를 위해 시각화돼야 하는 것이다. 나아가 병원이나 은행에서 일하는 사람이 빅데이터를 활용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은 ‘분석4.0’ 시대로, 자동화를 통해 의사결정 역시 기계로 이뤄지는 지점이다. 다만 이 부분에서 인간의 일자리에 대한 보장이 기계가 할 수 없는 범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라고 데이븐포트 교수는 강조했다.
◆ 빅데이터의 걸림돌과 넘어서기 위한 방법은?
이날 남 지사가 기조연설에서 강조한 부분은 ‘빅브라더의 공포를 없애자(NO more fear of Big brother)’는 것이다. 기조연설에서 남 지사는 “빅데이터를 유용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우려와 공포를 없애야 한다. 원자력을 IAEA(국제원자력기구,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가 거버넌스를 통해 관리하고 있듯이 개인정보를 침해할 수도 있는 빅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는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남 지사는 기조연설에서 “빅데이터를 유용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우려와 공포를 없애야 한다. 원자력을 IAEA(국제원자력기구,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가 거버넌스를 통해 관리하고 있듯이 개인정보를 침해할 수도 있는 빅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는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 경기G뉴스 유제훈
또한 남 지사는 “경기도가 갖고 있는 1008종의 공공데이터와 민간의 빅데이터를 단계적으로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미 국내 거대통신사인 KT로부터 통신데이터를, 국내 최대 신용카드사인 신한카드로부터 신용거래 데이터를 제공받기로 합의했다”며 “경기도가 무료로 제공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누구나 창의적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빅데이터 오픈 플랫폼과 랩(lab)을 내년 2월 판교에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빅데이터가 갖는 효용성을 널리 알리고 이를 이롭게 사용하기 위해 다국적 이해관계자 및 전문가가 참여하는 빅포럼. 글로벌 거버넌스, 활용 확대, 개인정보 보호, 빅데이터를 통한 과학적 행정구현 등 주요 이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글로벌 행사인 만큼 이날 학계, 산업계, 일반인 등 300여 명이 넘는 청중이 몰려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사흘간 진행되는 빅포럼은 첫날 ‘국제포럼’을 시작으로, 2일차 ‘빅데이터 아카데미’, 3일차 ‘성과발표회’까지 이어진다. ⓒ 경기G뉴스 유제훈
이날 오후에는 ‘개방과 공유의 빅데이터 거버넌스’와 ‘빅데이터 활용과 개인정보보호의 양립’ 등 두 가지 주제로 두 개의 포럼이 A와 B트랙으로 나눠 진행됐다.
트랙 A 포럼에서는 한규섭·오정석 서울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앤드류 카(Andrew J. Carr) 영국 캐터풀트 CCO, 궈전저우(Zhenzhou Guo) 상하이 쿼크 파이낸스 CEO, 이려(Li Ly) 중국 빅데이터연합회 회장, 박종목 네이버 이사, 이성춘 KT상무, 이종석 신한카드 센터장, 허일규 SKT 본부장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의견을 나눴다.
‘빅데이터 활용과 개인정보보호의 양립’을 주제로 한 트랙 B 포럼에서는 김민호 성균관대 교수의 사회로 이창범 경희대 교수와 구태언 변호사, 정연돈 고려대 교수의 발표와 함께 정민하 네이버 실장, 정부만 NIA 본부장이 토론을 벌였다.
한편 ‘빅포럼’은 사흘간 진행되는 가운데 첫날 ‘국제포럼’을 시작으로, 2일차 ‘빅데이터 아카데미’, 3일차 ‘성과발표회’까지 이어진다. 이번 포럼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참가비는 무료다. 자세한 사항은 포럼 공식 홈페이지
(www.bigforum.kr) 또는 포럼 사무국(031-776-4535)을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