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에 부천국제만화축제가 열렸던 한국만화박물관에서 이번에는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 열렸다. 주최는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조직위원회, 주관은 BIAF집행위원회와 한국만화애니메이션학회가 맡았다. 이 페스티벌은 10월 23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다.
페스티벌의 주제가 ‘애니메이션’인 만큼 애니메이션 영화의 상영은 주 관심사이다. 애니메이션 영화는 ‘에덴의 끝’, ‘겁쟁이 페달 The Movie’, ‘라바’, ‘솔로탈출귀’ 등 다양하다. 국제 페스티벌인 만큼 모든 영화가 영어자막 혹은 영어더빙이 되어있다.
기자는 24일, 애니메이션 영화 ‘솔로탈출귀’를 관람했다. ‘솔로탈출귀’는 연애를 한 번도 해보지 못한 남자주인공 정훈이 마시면 귀신을 볼 수 있게 된다는 술을 마신 뒤에 지선이라는 처녀귀신을 만난 뒤 일어나는 일을 그렸다. 특이한 점은 영화의 처녀귀신 또한 생전에 학문을 공부했던 것처럼 좋은 곳에 귀신배정을 받기 위해 공부하고 시험을 치르는 것을 당연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선은 정훈의 연애를, 정훈은 지선의 시험을 도와주는 조건으로 서로 협력한다는 내용이다.
애니메이션 영화 관람은 6000원(박물관 입장권 소지자는 3500원)의 돈을 내고 표를 구매해야 한다. 관람은 1층의 만화영화상영관에서 이루어진다.
한국만화박물관 2층에는 체험교육실과 만화도서관 등의 시설이 있다. 만화도서관은 도서관의 책꽂이가 모두 만화책으로 꽉 차있다. 분류 또한 장르별로 세세히 되어있어 책을 고르기 용이하다. 체험교육실은 단체 관람객을 위한 장소로, 이곳에서는 만화 체험 교육과 만화상상아카데미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2층 만화도서관 입구. 내부는 사진 촬영이 불가하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510/20151027103305899774845.jpg)
2층 만화도서관 입구. 내부는 사진 촬영이 불가하다. ⓒ 김현정 기자
상설전시관의 경우 3층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 상설전시관에서는 1900년대 초부터 1999년까지 만화의 역사를 연도별로 세세히 구분하고 설명한다. 역사를 글줄로만 표현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크기의 소품과 인테리어를 통해 어린아이들도 알아보기 쉽게 설명해두었다. 특히 그 당시의 만화책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듯한 구성은 당시의 만화 느낌이 생생히 전해지게 해 주었다.
![상설전시장의 만화책 표지(왼쪽)와 만화책 한 장을 재현해놓은 전시물(오른쪽). 실제로 보면 엄청나게 큰 크기이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510/20151027103305897792480.jpg)
상설전시장의 만화책 표지(왼쪽)와 만화책 한 장을 재현해놓은 전시물(오른쪽). 실제로 보면 엄청나게 큰 크기이다. ⓒ 김현정 기자
상설전시관의 끝에는 ‘땡이네 만화가게’라는 1960~1970년 사이의 만화방을 재현한 공간이 있다. 이곳에는 당대의 신간 만화책부터 인기 만화책까지를 모두 전시해 두었는데,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 만화책을 꺼내어 감상할 수도 있다.
이날 페스티벌 현장을 찾아 상설전시관을 관람하던 정수연(37세, 주부) 씨는 “부천에 살다보니 페스티벌을 우연히 알게 되어 아이와 놀러왔다”고 하면서 “전체적으로 볼거리가 많아 재미는 있으나 2, 3층에는 아이들을 위한 콘텐츠가 부족한 감이 있다”고 평했다.
3층에는 상설전시관 외에도 제1기획전시실과 4D상영관이 위치한다. 제1기획전시실은 한·중·일 세 나라 애니메이션 감독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실에는 감독들의 작업 콘티와 메모 등이 적힌 노트, 손그림 등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세 감독의 공통점은 핸드드로잉으로 애니메이션을 그린다는 점인데, 전시된 원화 모두 핸드드로잉 되어있었다. 4D상영관에서는 ‘변신싸움소 바우’라는 애니메이션 영화가 상영된다. 총 상영 시간은 18분이며, 최강의 ‘싸움소’를 가리기 위한 토너먼트 경기를 그린다. 관람을 위해선 천 원을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4층에는 요즘 만화와 애니메이션계의 새로운 별이라고 할 수 있는 웹툰전시존이 있다. ‘목욕의 신’, ‘신과함께’, ‘옥수역 귀신’ 등 많은 웹툰이 소개되어 있으나 다양한 웹툰 플랫폼이 늘어나고 있는 지금, 네이버 웹툰에만 치중해 전시하고 있다는 점이 아쉬웠다.
이외에도 ‘만화가의 머릿속’이란 조형물은 (원고)마감을 하다 잠든 웹툰 작가의 머릿속을 직접 들어가 관람한다는 컨셉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내부의 벽은 거의 거울이며, 거울이 아닌 벽에는 웹툰 작가의 뇌구조와 해야 할 일, 생활계획표 등이 재치 있게 그려져 있다. 이외에도 ‘칸의 세계’에서는 지금까지의 애니메이션, 만화의 자체적인 시상식도 이루어지고 있었다.
![만화가의 생활계획표. 밤낮이 바뀐 게 특징이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510/20151027103305892349363.jpg)
만화가의 생활계획표. 밤낮이 바뀐 게 특징이다. ⓒ 김현정 기자
![칸의 세계 입구](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510/20151027103305907849352.jpg)
칸의 세계 입구 ⓒ 김현정 기자
‘나도 만화가’ 만화그리기 체험존에서는 개인당 1장의 종이를 무료로 지급하고, 준비되어 있는 펜으로 책상에 있는 만화 캐릭터를 따라 그리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또한 ‘크로마키 사진관’에서는 만화캐릭터가 그려진 배경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만화그리기 체험존 체험 방법을 적어놓은 벽](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510/20151027103305906251515.jpg)
만화그리기 체험존 체험 방법을 적어놓은 벽 ⓒ 김현정 기자
부천만화박물관은 1층부터 4층까지 모두 만화 혹은 애니메이션에 관련된 캐릭터 팬시, 캐릭터 대형 피규어 등의 소품들로 가득 차 있었다. 만화나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다면, 부천만화박물관에 자신의 작품과 작품의 소품들이 전시되는 걸 목표로 열심히 노력해 보는 건 어떨까?
페스티벌 관람을 위해선 한국만화박물관 1층에서 입장권을 구매해야 한다. 다만, 제1기획전시실과 상설전시관, 4D상영관이 있는 3층과 만화체험관이 있는 4층 관람을 원한다면 별도의 표를 구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