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창조오디션 대상 강원구·고영지 씨 ⓒ 강현욱 기자
경기도가 실시한 대국민 정책공모전 ‘경기도 제안창조오디션’에서 대상을 수상한 강원구(24·고려대 경영학과3)·고영지(20·고려대 식품공학과2) 씨는 수상소감을 묻자 “상을 받던 그날, 9월 17일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강원구·고영지 씨가 ‘경기도 제안창조오디션’에서 대상을 수상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경기도 아카이브
“경기도에 연고도 없는데, 경기도 상을 받았다는 사실이 지금도 믿기지 않아요. 결과 발표 순간에도 얼떨떨했어요.”
강원구·고영지 씨는 이번 ‘경기도 제안창조오디션’에서 ‘아동의 놀 권리 신장을 위한 지역단위 대학생 플레이코치 파견 프로젝트’를 제안해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대학생 플레이코치’는 지역 내 사범대에 재학 중인 대학생을 소외계층 아동들의 놀이 선생님으로 활용하는 게 주요 골자다.
플레이코치를 하는 대학생에게 봉사활동 인정을 비롯해 구급상자 마련 및 교통비 지원 등을 지자체에서 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기도 내 초교서 아이들에게 질문… 사범대생 1백여 명 설문조사
“저희 둘 다 ‘사회문제를 비즈니스로 해결한다’는 모토를 가진 학회에서 활동을 하고 있어요.
거기에선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이주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고 있는데 저랑 영지는 아이들에게 시선을 옮겨봤어요.”(강원구)
강원구·고영지 씨는 오디션에 참가하기 전부터 스마트폰에만 빠져 있는 아이들의 놀이문화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구체화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즈음, 우연히 ‘경기도 제안창조오디션’ 공고를 보게 됐다.
경기도 정책을 시민이 직접 제안하는 형식인 데다 우수 수상작은 도정 정책에 반영될 기회를 줘 신선하게 다가왔다.
“아! 이거다 싶었어요. 도에서 직접 도민들의 제안을 오디션으로 받는 건 처음 봤거든요. 게다가 정책으로 실현될 수 있다 하니 욕심을 내보고 싶었어요. 전문심사위원뿐만 아니라 일반인으로 구성된 청중평가단이 참여하는 심사방식도 마음에 들었어요.”(고영지)
제안창조오디션에 꽂힌(?) 이들은 경기도로 향해 발품을 팔았다.
‘경기도 제안창조오디션’ 수상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경기도 아카이브
“경기도에 있는 초등학교에 무작정 전화를 걸었어요. 대부분 외부인 출입을 금지하더라고요. 다행히 수원 세류초등학교에서 정문 앞으로 오는 건 괜찮다는 대답을 들었어요. 거기에 서서 아이들한테 하나하나 물어봤죠. 노는 시간에 뭘 하는지, 실제 하고 싶은 건 뭔지…. 학원에 가야 해서 놀 수가 없다고 한 아이도 있고, 놀고 싶어도 주변에 놀이터가 없다고 한 아이도 있고 다양했어요. 아쉽게도 ‘저는 신나게 놀기 때문에 플레이코치가 없어도 괜찮아요’라고 하는 애들은 없더라고요.”(고영지)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을 깨달은 원구 씨와 영지 씨는 다음으로 사범대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요청했다. 주변 인맥을 총동원해 1백여 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조사에 참여했다.
“교육봉사가 인정되는 ‘플레이코치’라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활동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는데, 대부분 ‘그렇다’라는 답변이 돌아왔어요. 봉사도 인정받고 아이들도 좋고 그야말로 일석이조인 거죠. 점점 프로젝트에 확신이 생기기 시작했어요.”(강원구)
만반의 준비를 끝마친 이들은 3차에 걸친 심사를 거쳐 본선 무대에 올랐다.
당시 본선에는 ‘대학생 플레이코치 파견 프로젝트’를 비롯해 ▲북한산성 1박 2일 탐방(박현욱·김정호) ▲물놀이 시설에 가족탈의실·샤워실 설치(김화중) ▲컨테이너를 활용한 창업지원단지 조성(이현수·정현태) 등 모두 7개의 아이디어가 올라왔다.
원구 씨와 영지 씨는 공모전에 참가한 학생 신분과 정책의 수혜자가 될 도민들의 입장에서 본선을 치렀다고 회상했다.
“정말 좋은 제안이 많이 있었어요. 그중에서도 저는 가족들과 함께 쓸 수 있는 탈의실이 인상 깊었어요. 발표자가 본인을 세 아이의 아빠라고 소개했던 게 기억이 나요.”
영지 씨의 말에 원구 씨는 “동의한다”며 “저 같은 경우 전문심사위원 앞에서 발표를 하려다 보니 외운 내용이 생각이 나지 않았다”면서 “총 3백16건의 제안 중 본선에 올라온 것만으로도 놀랐는데 대상을 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들은 대상 수상을 떠나 동기를 부여해주고 용기를 준 경기도에 “고맙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저희 둘만의 생각으로 끝날 수도 있었는데, 인정해주셔서 동기부여가 됐어요. 무엇보다도 대학생도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이런 기회를 마련해준 경기도, 잊지 않겠습니다.”
"강원구·고영지 씨는 오디션에 참가하기 전부터 스마트폰에만 빠져 있는 아이들의 놀이문화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구체화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즈음, 우연히 ‘경기도 제안창조오디션’ 공고를 보게 됐다."
제안창조오디션 대상 강원구·고영지 씨 ⓒ 강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