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상 동두천시
가족과 행복한 시간 위해 엄마가 만든 숲 ⓒ 강현욱 기자
요즘 동두천시는 전화기가 불이 날 정도다. ‘NEXT경기 창조오디션 시즌2’에 제안한 ‘놀자숲 조성’ 계획이 방송까지 타게 되면서 하루에도 몇 통씩 문의전화가 오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주민들이 높자숲 조성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
그중 특히 놀자숲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다. 이 같은 반응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결과다. ‘놀자숲 조성’을 기획한 실무자 백수현 주무관과 유재란 주무관 역시 자녀를 둔 엄마이기 때문이다.
공원녹지과 백수현 주무관은 오디션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하며 “저는 주말마다 부모님과 아이들을 데리고 갈 만한 곳을 찾는 보통의 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동두천시가 가진 산림자원을 활용해 우리 아이와 가족이 함께 건강하게 놀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어 ‘놀자숲’을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본선에 출전한 대부분의 시·군이 단체장이나 부단체장 또는 국장급 인사를 발표자로 내세운 가운데, 7급 실무자인 백 주무관이 발표자로 나선 것은 파격적인 시도였다. 공모를 준비하던 백 주무관도 이 같은 결과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그동안 대부분 과장급 이상이 발표자로 나오셨기 때문에 당연히 이번에도 그럴 줄 알았어요. 그런데 부시장님께서 저더러 발표하라고 하시더라고요.”
당황하던 백 주무관에게 용기를 실어준 것은 “제안도 했고, 앞으로 사업도 추진할 거고… 엄마니깐 잘할 수 있잖아!”라는 김인구 부시장의 한마디였다. 엄마의 힘은 실로 놀라웠다. 조근조근한 말투로 차분하게 프레젠테이션을 이끌더니 우수상에 해당하는 창조상을 수상해 75억원의 사업비를 따낸 것이다.
가족과 행복한 시간 위해 엄마가 만든 숲 ⓒ 경기도 아카이브
기획감사담당관 유재란 주무관은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비결을 ‘대중성’으로 꼽았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나무에 올라타서 놀고 트리하우스에 나만의 아지트를 만드는 상상을 해봤지 않겠느냐는 것.
또 세상에 노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전문가 자문을 구하기 위해 만난 노교수 한 분이 ‘이런 슬라이드 한번 타보고 싶다’고 말하는 것을 들으며 확신이 생겼다.
‘놀자숲’은 동두천시 탑동동 산 33번지 17만7천㎡ 부지에 2백억원의 예산을 들여 2017년까지 MTB 체험시설과 야외스포츠 체험장, 초대형 실내놀이터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특히 기존의 숲을 최대한 보존·활용한 숲문화 체험단지로 조성하고 물놀이시설, 미니동물원, 별자리관측소, LED정원, 힐링·산책·명상체험 등 온 가족 모두가 사계절 이용 가능한 다양한 숲속 체험시설도 설치된다.
시는 이번에 지원받게 된 75억원과 LNG발전소 전력산업기금 97억원 등 1백72억원을 마련했으며, 나머지 28억원은 시 자체 예산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백 주무관은 “동두천시 전체 면적의 68%가 산림으로 이뤄져 있고 보존도 매우 잘돼 있다”며 “놀자숲은 자연의 훼손을 최소화하는 시설이다. 산의 경사지나 나무 한 그루도 그대로 활용하는 숲 모험시설”이라고 강조했다.
놀자숲 조성이 차질 없이 이뤄질 경우, 미군부대나 소요산 정도만이 떠오르던 동두천에 대한 이미지도 확실하게 개선될 전망이다. 직접고용 2백22명, 간접고용 9백44명 등 총 1천1백66명의 고용유발 효과도 기대할 수 있으며 매출액은 2018년 기준 1백25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