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멘토와 대학생 멘티들이 만남을 가진 ‘대학생-공직자 멘토링’ 오리엔테이션. ⓒ 허필은 기자
현재를 살아가는 대학생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두드러진 현상 중 하나는 공무원 선호 현상이다. 불안정한 경제 상황과 극심한 취업난으로 안정적인 공직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정부 또한 일자리창출 전략 중 하나로 지난 9월 23일 서울 코엑스에서 ‘2015 공직박람회’를 개최한 바, 대학생들의 공무원 선호 현상은 더욱 가열되는 실정이다.
경기도도 대학생 공직희망자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그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공무원 멘토와 대학생 멘티를 연결해주는 ‘대학생-공직자 멘토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0일, 경기도의회 1층 대회의실에서는 ‘대학생-공직자 멘토링’ 오리엔테이션이 개최됐다. 오리엔테이션에는 지성군 경기도 교육협력국장, 이병우 경기도 재난안전본부 안전기획팀장을 비롯해 공무원 멘토, 대학생 멘티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친절하고 따뜻하며 발전하고 책임지는 멘토가 되어줄게”
지성군 경기도 교육협력국장이 ‘대학생-공직자 멘토링’ 오리엔테이션 개회사를 진행하고 있다. ⓒ 허필은 기자
지 국장은 ‘대학생-공직자 멘토링’ 오리엔테이션을 개회하며 “삼포세대, 오포세대를 넘어 구포세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학생들이 미래에 대해 힘들고 어려운 고민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1,2학년에 재학 중인 멘티들을 보며 “일찍부터 고민한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해 참석한 대학생들의 어려운 상황을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지 국장은 “대학생들을 지원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대학생-공직자 멘토링’을 추진하게 됐다”며 ‘대학생-공직자 멘토링’의 취지를 설명했다.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갈 대학생들의 고민을 줄이고, 그들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한 지 국장은 대학생 공직희망자들을 응원하며 개회사를 마무리했다.
개회사 다음으로 멘토 선언이 이어졌다. 공무원 멘토단 대표 홍성욱 주무관의 선서에 따라 공무원 멘토들은 각오를 밝혔다. 그들은 멘티들에게 “친절한 멘토, 따뜻한 멘토, 발전에 힘쓰는 멘토, 책임을 다하는 멘토”가 될 것을 약속했다.
멘티들 이목을 집중시킨 멘토들이 알려주는 ‘합격의 기술’
대학생 멘티들에게 도움이 될 공무원 합격 비결을 풀어내는 공무원 멘토들의 다양한 발표가 이어졌다. ⓒ 허필은 기자
멘티들을 위한 공직합격 사례 발표에서는 경기도 재난안전본부 안전기획과 소속의 장순우 멘토와 경기도 경제실 일자리정책과 소속의 서승연 멘토가 자신의 경험을 풀어냈다. “공무원이 왜 되고 싶으세요?”라는 질문으로 발표를 시작한 장 멘토는 스스로 “취업할 자신이 없어서 공무원이 됐다”고 고백했다. 이어 장 멘토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풀었던 수많은 문제집 사진을 공개하며 “객관식이라는 문제 특성상 반복과 숙달이 합격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서 멘토 또한 합격의 비결을 공개했다. 서 멘토는 수험전략으로 함께 공부하기, 잊어버리는 속도보다 빨리 암기하기를, 생활전략으로는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처럼 생활하기, 친구들과 함께하지 말고 혼자 놀기를 꼽았다. 이 팀장은 면접방법 강연을 진행하며 면접에서의 기본 태도와 주요 평가 요소를 설명했다. 이 팀장은 “면접은 묻고 답하기인 만큼 일상에서의 연습이 필요하다”고 역설해 평소의 습관이 중요함을 알렸다. 대학생 공직희망자들은 장 멘토, 서 멘토가 알려주는 합격의 기술과 이 팀장의 면접방법 강연을 열심히 메모했다.
공무원 합격자와 공무원 사이의 딜레마를 해결해야
공무원 멘토들의 선서문에는 공직 윤리, 책임에 관한 내용은 부재했다. ⓒ 허필은 기자
멘토 사전 교육을 마지막으로 마무리된 ‘대학생-공직자 멘토링’ 오리엔테이션은 대학생들에게 공직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더불어 ‘대학생-공직자 멘토링’이 보완해야할 점을 제시해준다. ‘대학생-공직자 멘토링’ 오리엔테이션에서 펼쳐진 여러 발화들은 ‘목적’ 중심이 아닌 ‘기술’ 중심으로 펼쳐져 한계를 나타낸 것이다. 대학생 멘티들은 공직 윤리, 책임과 같은 공무원의 ‘목적’보다 필기시험과 면접 등 공무원 합격자의 ‘기술’을 중점적으로 학습했다는 말이다.
안정성만을 바라고 공무원을 희망하는 대학생들이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 합격의 기술을 중심으로 한 멘티 교육은 경기도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공직 윤리, 책임 등 공무원으로서의 가치관을 확립하는 학습이 부재하는 한, ‘대학생-공직자 멘토링’을 통해 ‘공무원 합격자’는 늘어날 수 있으나 진정한 공직자로서의 가치관을 가진 ‘공무원’은 오히려 줄어들 위험이 있다. 친절하고 따뜻하고 발전적이며 책임지는 이성친구도 가끔은 “너는 나 왜 좋아해?”라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질 줄 알아야 하는 것처럼, 앞으로 멘토들도 멘티들에게 공무원을 희망하는 보다 적절한 동기를 확립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