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링 오리엔테이션에서 멘토단 대표인 공직자가 선서를 하고 있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511/20151103090241567636906.jpg)
멘토링 오리엔테이션에서 멘토단 대표인 공직자가 선서를 하고 있다. ⓒ 김시원 기자
지난 10월 30일 경기도의회 1층 대회의실에서 공무원이 되고자하는 대학생과 공직자들간의 멘토링 오리엔테이션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대학생 공직희망자의 구직지원을 위해 경기도가 마련한 프로그램이었다. 입구에서 등록 수속을 마치고 입장한 행사장엔 미래의 공무원을 꿈꾸는 대학생들과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바쁜 와중에서 참석한 많은 공직자 멘토들이 있었다. 이날 행사에는 지성군 경기도 교육협력국장, 공직자 멘토, 대학생 멘티 등 100여명의 참석했다.
지 국장은 “오늘 이 자리는 여러분보다 대학생활을 먼저 한 멘토들이 여러분을 지원해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멘토가 되어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든 자리”라며 “여러분의 미래를 개척하는 데 이곳의 멘토들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서 멘토단 대표가 나와 멘티들에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선서를 했다. 단순히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닌 진정한 멘토와 멘티가 되어 이끌어 주겠다는 다짐이 느껴졌다.
![장 멘토의 합격 비결은 끊임없는 ‘노력’이었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511/20151103090241565654540.jpg)
장 멘토의 합격 비결은 끊임없는 ‘노력’이었다. ⓒ 김시원 기자
오리엔테이션에서는 공직에 합격한 공무원들이 자신의 합격 비결을 알려주는 시간도 마련됐다. 경기도 재난안전본부 안전기획과 소속 장순우 멘토는 자신의 합격 비결을 ‘노력’이라고 정리했다. 그는 7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2년 동안 하루 4시간만 잤다고 했다. 장 멘토는 “전 공무원에 뜻이 있다기보다는 안정적이고 마땅히 할 게 없어서 공무원을 준비했다”라고 솔직하게 공무원 지원동기를 밝혔다.
요즘은 7급이면 거의 고시로 쳐주는 수준이다. 그 정도로 합격하기가 힘든 시험인데, 장 멘토는 “공무원에 별 뜻이 없는 자신도 꾸준히 노력하니 합격했다”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면 분명히 누구나 합격할 수 있다”고 멘티들을 응원했다. 예상치 못한 장 멘토의 솔직한 발언에 자리하고 있던 기자 역시 깊은 감명을 받았다.
![다소 파격적인 비결인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강조한 서 멘토.](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511/20151103090241569211424.jpg)
다소 파격적인 비결인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강조한 서 멘토. ⓒ 김시원 기자
이어서 경기도 일자리정책과 소속의 서승연 멘토가 마이크를 건네받았다. 서 멘토의 합격 비결은 ‘밑 빠진 독에 매우 빠르게 물 붓기’였다. 누구나 공부한 것들을 잊는다. 기자 역시 시험이 끝나는 순간 그동안 공부했던 것을 깨끗이 잊는다. 공직에 합격한 사람들이라고해서 우리와 특별히 다른 기억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 서 멘토는 이렇게 말했다. “밑 빠진 독을 채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밑 빠진 독에 물이 빠지는 속도보다 빠르게 물을 부으면 됩니다.” 서 멘토는 끊임없는 노력에 빠르고 방대한 양의 공부, 한마디로 우리가 아는 ‘벼락치기’를 평소에도 매일 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고등학교 수험생처럼 생활할 것을 권했다. 하루일과는 ‘밥-공부-밥-공부-밥-공부-잠’으로 생각만 해도 답답한 수험생활이지만 이런 생활이 자신의 합격 비결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두 멘토 모두 스스로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 뜻을 같이 했다.
![이 팀장이 멘티들을 불러내 면접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물어보았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511/20151103090241576419070.jpg)
이 팀장이 멘티들을 불러내 면접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물어보았다. ⓒ 김시원 기자
그 뒤로 이병우 경기도 재난안전본부 안전기획팀장이 면접방법에 대해 강연했다. 이 팀장은 ‘면접, 자신 있게 나를 표현하라’라는 강연 주제처럼 시작부터 자신감 있는 목소리와 뛰어난 입담으로 조금은 무거웠던 분위기를 즐겁게 바꿨다. 이 팀장의 강연은 멘토 공직자들이 면접 시 겪은 경험사례를 예로 들어 많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그는 “면접장에서 가장 기본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눈 마주치기’, ‘밝은 표정’, ‘큰 목소리’와 같은 일상적이고 소소한 것부터 제대로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직을 희망하는 참가자들.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대학생이 참여해 공무원 시험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511/20151103090241574821232.jpg)
공직을 희망하는 참가자들.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대학생이 참여해 공무원 시험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 김시원 기자
기자는 취재뿐만 아니라 한명의 멘티로서 이 행사에 참여했다. 그리고 느낀 점은 결국 공직시험은 마땅한 지름길이 없다는 것이다. 많은 멘티들이 특별한 합격비결을 듣고자 이 자리에 참석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공직시험에 특별한 비법은 존재하지 않았다.
행사가 끝나고 멘토와 만난 자리에서 기자의 멘토는 이렇게 말했다. “이름 없는 대학을 나와 꿈에 그리던 의정부시 공무원 시험을 합격하고 일하다보니 나와는 맞지 않다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그만두고 경기도 7급 공무원 시험을 보기 위해 다시 노량진에 가기로 했습니다. 그날 노량진으로 들어가는 육교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결국 경기도 7급에 합격했고 지금은 만족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7급 공직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은 학창시절에 공부도 잘하고 특별한 사람들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 역시 우리처럼 불확실한 미래에 불안해하며 슬퍼하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이날 행사는 멘티에게 멘토 역시 멘티와 같은 사람이며 노력한다면 멘토처럼 공직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한 자리였다.
많은 젊은이들이 공무원이 되기 위해 고시원으로, 도서관으로 그리고 학원까지 다니면서 몇 년씩 열심히 공부한다. 특히 공무원 선호 현상은 IMF 경제난 속에 자란 기자와 같은 20~30대에게 많이 나타난다. 젊은이들은 자라면서 윗세대의 실패를 보았고 그로 인해 직업에서도 안정을 최우선으로 추구하게 됐다.
이날 행사에 상대적으로 취업 부담이 덜한 1~2학년의 참여 비율이 생각보다 높았다는 점에서 오늘날 공무원 선호현상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청년실업이 국가의 문제인 지금, 비록 적은 수지만 경기도가 나서서 공직희망자를 돕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이들이 추후에 공직에 올라 나라를 위해 힘쓴다면 청년실업 해결도 꿈같은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