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미술관은 지난 9월 17일부터 ‘컬러풀’ 전시회를 열고 있다. 미술관 2층 꿈틀전시실에서 선보이고 있는 ‘컬러풀’ 전시는 미술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 중 하나인 색을 주제로 삼았다.
고낙범 <사계> ⓒ 김지우 기자
‘컬러풀’ 전시장 입구에 바로 보이는 고낙범 작가의 <사계>는 ‘여러가지 색’을 주제로 한 작품 중 하나로, 사계절을 나타내는 색깔을 모두 표현했다. 다양한 색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나타내며 시작부터 강렬하게 색에 대한 작품을 선보인다.
홍승현 <모던 타임즈-버스손잡이, 빨래> ⓒ 김지우 기자
‘무채색’을 주제로 한 작품 중 홍승현 작가의 <모던 타임즈-버스손잡이, 빨래>는 색의 시작과 끝에 자리하고 있는 검정과 하양으로만 모든 것을 표현하였다. 홍 작가의 작품은 버스손잡이와 빨래를 표현했지만 악보를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기자는 실제로 이 작품이 악보라고 상상해 보았다. 악보의 음표처럼 물체와 물체 사이의 거리가 일정하진 않지만, 한 줄로 나란히 놓인 물체들은 하나의 음을 내고 이는 현대인들의 반복적인 일상을 의미하고 있는 것 같았다. 개성보다는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하는 반복적이고 복제적인 일상을 그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었다.
윤정미 <지우와 지우의 핑크색 물건들> ⓒ 김지우 기자
‘분홍’을 주제로 한 윤정미 작가의 <지우와 지우의 핑크색 물건들>은 여성 관람객들을 추억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기자 역시 그 누구보다 작품에 공감하며 잠시 추억에 젖었다. 물건을 사거나 그림을 그릴 때 늘 분홍색만 고집했던 어린 시절의 모습이 떠올랐다. 기자는 어린 시절 분홍색을 유난히 좋아하기도 했지만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이름이 기자와 같아 더 큰 공감대 형성이 가능했다.
하지만 작품 안에서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박힌 고정관념도 느낄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남자는 파란색, 여자는 분홍색을 공식처럼 떠올리고 생활소품에서도 색으로 남성적인 것과 여성적인 것을 구분 짓는다. 이 작품을 통해 색으로 성별을 나누는 사회의 고정관념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이외에도 ‘파랑’, ‘초록’, ‘노랑’, ‘빨강’ 등 다양한 컬러 주제의 전시를 통해 색에 대한 느낌, 생각, 감정 등을 표현하며 삶 곳곳에 스며있는 색의 의미를 찾아보게 했다.
이번 전시뿐만 아니라 색에 대해 더 알고 느끼고 싶다면 3세부터 16세까지 참여할 수 있는 색채수업을 추천한다. 단체 프로그램으로는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공휴일 제외) 10:20/11:40/14:00 시간대에 ‘컬러풀, 마이룸’(3~5세 프로그램), ‘색색 무슨 색’(6~10세 프로그램), ‘내친소–내 친구의 컬러를 소개합니다’(11~16세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개인 프로그램으로는 <컬러풀> 전시 해설(토,일,공휴일 11:00/15:30), ‘가족과 함께 하는 무한 색 도전’(토,일,공휴일 13:30), ‘컬러풀, 마이룸’(평일 15:00~17:00/토, 일, 공휴일 10:00~17:00)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