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화성박물관에서 ‘정조, 8일간의 수원행차’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요. ⓒ 박유진/꿈나무기자단
올해는 정조대왕이 6천여 명의 수행원을 이끌고 수원화성에 행차한 지 22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정조가 11살 때 뒤주에서 사망한 아버지 사도세자와 동갑인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맞아 7박 8일의 일정으로 수원에 행차하게 되었다. 이 모든 잔치의 내용이 <화성행행도>와 <원행을묘정리의궤>에 담겨져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수원화성박물관에서는 지난 10월 6일부터 ‘정조, 8일간의 수원행차’라는 주제로 1795년의 행차를 기념하기 위한 특별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맞이하여 수원화성과 정조대왕의 업적을 기리기 위하여 일이기도 하다.
특별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일본 교토대학과 도쿄예술대에 소장된 <화성행행도> 6점이 국내 최초로 공개되며, 보물 제1430-2호로 지정받은 동국대학교 박물관 소장 <봉수당진찬도>도 감상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꿈기자는 지난 10월 17일 수원화성박물관을 방문하여 전시장을 둘러보았다. 일본 소장 <화성행행도>는 암실처럼 어두운 상태로 전시되고 있었다. 박물관의 한 관계자는 “일본 측의 요구로 암실과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사진촬영도 금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전시품들은 일제시대에 반출된 것으로 약탈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보관상태가 좋지 않아 부분부분 그림들의 훼손이 심한 상태였다.
화성행차의 모습을 그린 8폭의 < 화성행행도>를 소개하고자 한다. 1795년 윤 2월 9일부터 16일까지 8일간 행차하여 치른 중요한 8가지 행사를 그린 그림이다.
윤 2월 9일 새벽 창덕궁을 출발해 시흥행궁에서 묵고, 윤 2월 10일 저녁 수원화성의 정문인 장안문을 통해 화성행궁에 도착한다. 윤 2월 11일부터의 일정이 그려져 있다.
화성성묘전배도(좌), 낙남헌방방도 ⓒ 박유진/꿈나무기자단
‘화성성묘전배도’는 수원 화성향교에서 예를 올리는 장면을 그린 것이다. 수원화성에서 가진 첫 번째 공식행사이다. 향교는 지금까지도 팔달산 아래에서 그 날을 기억하고 있다.
‘낙남헌방방도’는 별시(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 특별히 보던 임시 과거 시험)를 본 후 화성행궁의 낙남헌에서 합격자를 발표하고 합격증인 홍패를 나눠 주는 장면이다. 어사화를 꽂은 합격자가 자랑스럽게 서 있는 듯하다.
봉수당진찬도(좌), 낙남헌양로연도 ⓒ 박유진/꿈나무기자단
‘봉수당진찬도’는 봉수당에서 치뤄진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환갑 잔치를 그린 그림이다. 호피 방석에 앉아 있는 정조의 모습은 그려져 있지 않다. 임금의 얼굴을 그리지 않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낙남헌양로연도’는 한양의 창덕궁에서 수원화성까지 함께 온 노인 관료들과 수원화성에 사는 노인들에게 양로연을 베푸는 장면을 담았다. 이 행사에 참석한 노인들에게는 명아주 줄기로 만든 청려장과 비단 한 필 그리고 꽃을 나눠 주었다고 한다.
서장대야조도(좌), 득중정어사도 ⓒ 박유진/꿈나무기자단
‘서장대야조도’는 팔달산 정상에 있는 서장대에서 밤에 군사훈련을 하는 모습이다. 서장대에 서면 화성행궁과 수원시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득중정어사도’는 득중정에서 활쏘기를 하고 매화포(땅에 화약을 묻어 놓았다가 이를 터트려 불꽃을 만드는 것)로 불꽃놀이를 하는 모습이다. 조선시대에 불꽃놀이라니 장관이었을 것이다.
환어행렬도(좌), 한강주교환어도 ⓒ 박유진/꿈나무기자단
‘환어행렬도’는 수원화성에서 정조 일행이 모든 행사를 마치고 시흥행궁으로 향하는 모습이다. 길게 늘어선 행렬과 이를 자유롭게 지켜보는 엿장수, 사당패들의 모습이 즐거워 보인다.
‘한강주교환어도’는 임금의 행렬이 한강에 놓인 배다리를 건너 창덕궁으로 들어가는 장면이다. 정약용의 설계로 36척의 배를 이용해 튼튼한 다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행사의 모든 것을 보기 쉽도록 기록해 놓으니 그 날을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우리 조상의 기록에 대한 위대함을 새삼 느끼게 되는 그림이었다.
채제공 조상, 보물 제1477-1호 ⓒ 박유진/꿈나무기자단
수원행차 때 우의정, 채제공은 총리대신으로 행차를 총괄했다.
정조 임금은 어디에 있었을까요? 전시회장에서 찾아보세요 ⓒ 박유진/꿈나무기자단
전시실 한쪽에는 KBS방송사에서 극장판으로 제작한 ‘의궤, 8일간의 행차’라는 다큐멘터리가 하루 6회씩 상영되고 있다. 3D입체영상으로 8일간의 행차모습을 보면 전시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다.
‘의궤, 8일간의 행차’ 상영을 보시면 전시가 쉽게 이해된다. ⓒ 박유진/꿈나무기자단
이번 전시는 정조의 효심과 수원행차의 기록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전시회를 보고 더불어 수원화성을 방문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전시장을 나오면서 ⓒ 박유진/꿈나무기자단
특별기획전 < 정조, 8일간의 수원행차 >
○ 장소 : 수원화성박물관 기획전시실
○ 기간 : 2015년 10월 6일 ~ 12월 6일 (매월 첫째주 월요일 휴관)
일본 소장 <화성행행도>는 11월 4일까지, 동국대 소장 <봉수당진찬도>는 11월 9일까지만 전시
○ 문의 : 수원화성박물관 홈페이지 (http://hsmuseum.suwon.go.kr/)